‘퀴즈왕’, 장진 군단의 귀환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사람들은 장진을 특별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장진은 특별함의 무게에서 벗어나 다시 그저 즐거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퀴즈왕'은 재밌는 영화다. 때로 개성은 재미 다음의 문제다. 장진이 돌아왔다. ::장진, 김수로, 한재석, 송영창, 류승룡, 장영남, 이지용, 류덕환, 이해영, 김병옥, 심은경, 김원해, 정재영, 신하균, 임원희, 이한위, 고은미, 이수영, 퀴즈왕, 추석영화, 엘르, 엣진, elle.co.kr:: | ::장진,김수로,한재석,송영창,류승룡

추석만 되면 TV고 영화관이고 코미디가 점령하던 시절이 있었다. TV는 성룡이(상황이 조금 나아지면 주성치) 접수했고 영화관은 각종 국산 코미디가 휩쓸었다. 가장 빛을 봤던 건 을 필두로 한 ‘가문’ 시리즈다. 조폭과 사투리, 로맨스와 섹시함 등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법 한 요소들을 섞은 이야기는 입만 열면 웃긴 신현준, 김정은, 김수미 같은 배우들의 연기로 생명을 얻었다. 2005년 이후로 ‘추석 코미디’는 시들했다. TV에서도 빗자루 타고 날아 다니는 마법사들과 반지에 목숨 거는 호빗이 왁자한 홍콩 코미디를 밀어내 버렸다. ‘추석 코미디’는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이름이 된 것일까, 그러던 차에, 대한민국 대표 코미디 감독 장진이 대규모 코믹 군단을 이끌고 나섰다. 배우의 면면을 보자. 김수로, 한재석, 송영창, 류승룡, 장영남, 이지용, 류덕환, 이해영, 김병옥, 심은경, 김원해, 정재영, 신하균, 임원희, 이한위, 고은미, 이수영. 주연급 배우만도 대여섯 명이다. 여러 작품에서 장진 감독과 인연을 맺어 왔던 배우들이 한데 모였다. 은 두 가지 이야기 축으로 얽혀 있다. 한밤중 강변북로에서 4중 연쇄 추돌 사고가 발생한다. 흥신소 직원 ‘도엽’(김수로)와 ‘상길’(한재석), 말다툼 중이던 부부 ‘상도’(류승룡)와 ‘팔녀’(장영남), 우울증 동호회 회원 ‘여나’(심은경)와 회장 ‘정상’(김병옥), 무심한 부자지간 ‘호만’(송영창)과 아들 ‘지용’(이지용)은 동시에 한 여자를 치게 되어 경찰서로 향한다. 이들 외에도 취객 ‘준상’(임원희)과 배달원이자 폭주족인 ‘철주’(임원희)도 경찰서에 끌려온다. 오랜만에 사람들로 바글대는 경찰서에서, 경찰들은 사고 여성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소지품 속 USB를 열어보게 된다. 그 안에는 아직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온 적 없는 133억짜리 퀴즈쇼의 마지막 정답이 들어 있다. 29문제만 맞추면 133억이 손 안에 들어오는 상황!누구도 풀지 못했던 정답을 알게 된 일행들은 퀴즈쇼 녹화장에 모이게 된다.-QUIZ로 풀어보는 Q. 내가 생각하는 의 NG유발왕은?장진 감독: 김수로. 내 영화엔 애드립이 별로 없는데 이 배우는…. 이번에 김수로씨에게 많이 배웠다.김수로: 장진(웃음)한재석: 김수로류승룡: 김수로류덕환: 류승룡 Q. 한재석은 에서 뽑은 가장 기대되는 한류 스타 1위였다.장진 감독: 위치인가요? 방이동? (웃음)김수로: 교차로?류덕환: 발리? (웃음)한재석: 중국입니다….장진 감독: 처음 듣는 이야기다. 대단하네!Q. 김수로는 결혼식장에서 를 틀었다.류승룡: 예고편!김수로: 너무 쉽게 맞추네.장진: 이었나? 나 그때 김수로 결혼식장에 초대도 안 됐는데. 를 속칭 ‘까고’ 찍은 영화였다.김수로: 아니 거절한 건 아니고, 타이밍이 어쩌다 그렇게 됐다. 출연 결정 하고 딱 1주일 뒤에 에서 러브콜 오더라. Q. 장진은 한다면 영화를 그만두겠다고 말 한 적 있다.김수로, 한재석: 떼돈 번다면.류승룡: 천만 관객이 든다면?류덕환: 배우가 없어진다면?류승룡: 예전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정재영이 죽는다면.장진 감독: 제가 잠시 미쳤었나보다. (웃음) 근데 정말 그렇다. 어렸을 때부터 오래도록 내 영화의 80%이상을 정재영과 함께 작업했다. 그리고 항상 기대 이상이었다. 예전에 그 친구가 원인 모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 한 달 가까이 누워 있던 적이 있었다. 그 순간 진심으로 그런 마음이 들었다. 에도 번듯한 역할로 등장하는데, 출연료는 받지 않더라. 원래 조금이라도 받던 친구인데 이번엔 처음으로 안 받던데. (웃음) Q. 류승룡의 총각 시절 별명은 였다. ㅅ으로 시작함.장진 감독: 스위스, 쓰나미?김수로: 스끼다시.류덕환: 싸가지? 싸이코?류승룡: …. 그 당시 마음에 있는 열정들을 외피적으로 드러내곤 했다. 20대일 때 40대 아니냐는 오해를 종종 받곤 했다. 도포 같은 옷을 입고 머리도 길게 기르고 다녔다. 시계 대신 자명종, 라이터 대신 성냥 가지고 다녔으니 말 다 한 거지. 그 땐 기이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아마 요새 만나면 대학 동창들이 못 알아볼 걸.Q. 심은경의 꿈은 다.장진 감독: 내가 아는 은경이라면 왠지 평범한 건 아닐 것 같다. 여군?한재석: 교수.류승룡: 감독 내지 피디?심은경: 맞다. 롤 모델도 정말 많다. 장진 감독님도 내 롤 모델 중 한 분이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감독님들이 ‘레디, 액션’ 하시는 모습이 멋져서 영화감독의 꿈을 꾸게 되었다. 저도 경험이 쌓이다 보니, 관객들과 영화의 매력에 대해 소통하고픈 욕구가 생긴다.장진 감독: 은경아, 지금까지 우리 그렇게 진지하게 안 했어. (웃음)심은경: 죄송해요… Q. 류덕환은 브아걸 제아와 함께 에 9시간동안 있었다.김수로: 화장실! 욕조!류덕환: 승룡이 형도 함께 계셨습니다. 뮤직비디오 찍을 때였거든요.장진 감독: 참 덕환씨는 9시간동안 같이 있어도 기사가 안 떠. 스캔들 될 만한 것도 그냥 묻혀버리네.Q&AQ. 장진의 인맥은 대단하다. 이번에도 드림팀을 꾸렸다. ‘콜’ 하면 다 오나?장진 감독: 노력해야 한다. 의뢰 전 밑작업이 필수다. 안부 인사를 전부터 꼬박꼬박 해야 하고, ‘요즘 힘든 상황’임을 넌지시 알려야 한다. Q. 장진 감독이 영화 출연을 부탁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김수로: 영광이었다.류덕환: 생각 좀 했다. (웃음) 에이, 농담이고 제가 먼저 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Q.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촬영하려니 NG가 많이 났을 것 같다.한재석: 원래 웃음이 많은 편이라 웃음을 참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특히 류승룡, 김수로 상대역들은 웃음을 참기가 아주 어려웠다. Q. 장진 감독이 본인의 영화에 또 출연했다.장진 감독: 일단 작품이 너무 좋았다(웃음) 아니, 처음엔 나도 양심이 있어서 시나리오에 나를 쓰진 않는다. 배우 한 세 명 쯤에게 청탁했다가 ‘까이고’ 나면 그 때 내가 직접 하는 거다.한재석: 정말 잘 하신다. 연극쪽에서도 경험이 많으셔서 믿음이 간다. Q. 만약 본인이 영화를 찍는다면, 장진 감독을 주인공으로 쓸 계획이 있나?한재석: …음 그건 잘 모르겠다. 분위기를 흐려서. (웃음) Q. 장진 감독을 대단한 입담꾼, 독특한 사람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장진 감독: 좀 부담스럽기도 하다. 가끔은 평범하게 가려다가, ‘잠깐만, 난 독특해.’ 해서 괜히 꽈버리기도 해요. 안 그래도 되는 걸.류승룡: 독특하죠. 뇌를 열어 보고 싶어요. 대체 뭐가 들었기에 소소한 것에서 그렇게 특이한 이야길 뽑아내는지. Q. 극중 캐릭터명을 직접 지어오라고 시켰다던데.장진 감독: 집단이 등장하는 영화라 이름 짓기 힘들더라. 이번 작품은 정말 별 의미 없이 즐겁게, 추억을 쌓기 위해 만든 영화였다. 그래서 배우들에게도 의미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해서 친한 사람이나 동료들의 이름을 자유롭게 쓰라고 시켰다.김수로: 이도협은 여동생 아들 이름이다.한재석: 상길이란 이름은 매니저 동생 이름.류승룡: 로드매니저가 오늘 그만둔다. 영화 촬영할 때부터 그만 둔다는 얘기가 계속 있어서 마지막 선물로 길이길이 남으라고 로드매니저 ‘김상도’의 이름을 갖다 썼다.류덕환: 나만 지어낸 이름이네. 오철주는 오토바이의 오, 철가방의 철, 폭주족의 주를 합친 이름이다.장진 감독: 저런 뜻인 걸 촬영 끝 날 때쯤 알았다. (웃음)심은경: 김여나다. 김연아 아니고 김여나.장진 감독: ‘연아’로 하면 너무 직접적이라 그렇게 바꿨다. Q. 추석에 굉장한 영화들이 개봉한다. 은 어느 정도 관객이 들 것으로 예상하나?장진 감독: 221만 정도? 그렇게만 된다면 다양한 의미로 보람을 느끼며 끝낼 수 있을 듯하다. 영화 100만 넘기가 너무 힘들다. 우리끼리 상금 걸고 재미로 적어냈다. 조명감독이 300만명 이상을 예상했고, 가장 적게 예상한 건 류덕환. 100만명 정도 예상하더라.심은경: 저 이 얘기 오늘 처음 듣네요. 지금까지 제 영화가 100만명 넘어가는 경우가 없어서 이번엔 100만 명만 넘게 들었으면 좋겠어요. Q. 재미있는 소재다. 작품 구상은 어떻게 했나.장진 감독: 은 큰 두 개 줄기로 나눠지는 영화다. 4중추돌 사고 때문에 사람들이 경찰서로 끌려와 우연히 퀴즈쇼에서 누구도 풀지 못했던 마지막 문제의 답을 알게 되어, 다음 달 퀴즈쇼에 그 사람들이 다시 모이게 된다. 10년 전쯤 교통사고 목격자로 밤 새운 적 있다. 그때 경찰서에서 이런 저런 얘길 많이 들었다. 잊혀지지 않을 정도로 재밌는 경험이어서 언제 이야기로 풀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다. Q. 관람 포인트를 잡는다면?장진 감독: 집단 캐릭터 영화라 주인공이 없다. 배우의 연기나 앙상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존 한국 코미디가 배우의 개인기 중심이었다면, 에는 집단 캐릭터의 앙상블을 보는 재미가 있다. Q. 한재석은 오랜만에 코미디에 도전했는데, 영화 출연 계기가 뭔가.한재석: 몇 개월 전부터 감독님과 대화를 나눴다. 처음이었지만 즐거웠고 감독님과 다른 배우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 자체가 연기를 아주 잘 하시고 배우 심리를 아신다. Q. 실제로 퀴즈쇼에 나가면 가장 잘 맞출 것 같은/ 못 맞출 것 같은 배우는?장진 감독: 김수로. 오답도 정답이라고 박박 우길 것 같다. 잘 못 맞출 것 같은 건 심은경. 은경이도 머리 좋고 아는 게 많은데, 느려서 부저를 잘 못 누를 거다.김수로: 장진 감독님. 그리고 임원희씨가 의외로 퀴즈를 잘 풀지 못할 듯.한재석: 김수로. 워낙 지식이 많으니까. 잘 못 푸는 사람은, 글쎄.류승룡: 장진 감독님. 모 포털 사이트의 ‘지식인의 서재’에도 나왔듯 책을 많이 보니까 잘 맞출 거다. 그리고 김수로는 시끄럽기만 하고 답은 다 틀릴 듯. 살얼음판처럼 얇은 지식을 우기기만 한다.류덕환: 김수로 선배님.심은경: 센스 넘치는 말 잘 하니, 김수로 선배님. 내가 제일 못 풀 것 같다. Q. 추석에 을 꼭 봐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장진 감독: 추석 한국 코미디의 부활이라고 마케팅은 한다만, 그것보다도 개인적으로 즐거운 영화다. 가족들이 다같이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한재석: 그렇다. 가족들 함께 보며 웃기 좋은 영화다.류승룡: 풍성한 한가위같다. 양도 화려하지만 질도 유기농인 종합 선물 세트랄까?김수로: 코미디 전문 배우들이 많이 쉬었다. 체육관에서 쇳덩이만 들어올리고 있는데 어서 양지로 나오셔서 관객들께 웃음을 선사해 드렸으면 한다. 여름엔 호러, 명절엔 코미디, 겨울엔 멜로가 제대로 아닌가. 이런 규칙이 대한민국에 제대로 지켜지길 바란다. (웃음) 이번엔 추석이니까 코미디.류덕환: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 은 TV코미디와 비슷하지만 또 색다르다. 살을 많이 붙였으니 재미있게 즐겨 주시길.심은경: 추석때만 보기 좋은 게 아니라, 추석이 아니라도 볼 만한, 봐야 할 영화다. 가족들과 함께 오셔서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