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살아보기' #9 제주 맛집 떡볶이, 명랑 스낵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제주 떡볶이를 맛보고 싶다면 줄을 서더라도 가볼 곳, 명랑 스낵 | 김모아 작가,김모아 허남훈,제주 일기,엘르 제주 일기,김모아 제주 일기

우선, 힘들었다. 지난 9월부터 제주를 오가던 때마다 시도했던 '명랑 스낵' 그 떡볶이를 먹기 위해 몇 번이나 시도했었다. 하지만 그날은 휴무. 어떤 날은 저녁 6시 01분에 도착해 주문이 끝났고, 어떤 날은 말도 안 되게 길고 긴 대기 줄에 물러났었다.    이번에는 제주에 도착해 느긋하게 안 가봤던 곳을 들렀다가 배가 고파 메뉴를 선정하던 중에 허 감독과 ‘명랑 스낵’ 재도전의 의사를 서로 나눴다.      이름도 명랑한 ‘명랑 스낵’    사실 제주 동쪽, 평대리에 있는 '평대 스낵'은 누나분이 하시고, '명랑 스낵'은 남동생분이 하시는 곳이라고 한다. 메뉴는 비슷하지만 '평대 스낵'에 없는 짜장떡볶이 (당면 사리 추가 가능)과 흑돼지 튀김이 있어 서쪽까지 달려갈 이유는 충분했다.   그러나 이날도 내비게이션 도착시각이 5시 40분경이었다. 혹시라도 라스트 오더 시간과 가까워 못 먹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졌다. 서귀포시 중문 (남쪽 아래 가운데)에서 제주시 한림읍까지 달렸다. (약 50분 정도 걸린다.)   도착하니 5시 50분이었다. 아직도 '명랑 스낵' 정문 앞에는 열 명 남짓 되는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렌터카에서 먼저 내려 줄을 섰다. 줄을 서니 직원분이 나오셨다. “포장이세요? 드시고 가세요?”   먹을 수 있다는 초록 신호였다. “먹고 가려고요.” “네, 저희 지금 튀김은 다 떨어져서 왕새우 튀김만 가능하세요.” “네! 좋아요!”   바로 앞, 그 앞의 손님들은 포장이었다. 아주 짤막하게 7분 정도 기다린 후, 가게로 들어갈 수 있었다. 일반 떡볶이를 주문할까 고민하는 내게 허 감독은 말했다. “짜장 떡볶이로 하자!”   '평대 스낵'에서 먹어보지 못한 떡볶이를 먹자는 제안을 받아들였고, 맛이 없으면 어떡하지 맘 졸였다.   주문했다. “짜장 떡볶이 2인에 당면 사리 추가해주시고요, 왕새우 튀김 4pc요!”   27000원을 결제했다. 번호표도 받았다.     세상에 몇 번이나 실패했던가… 가성비 최고로 오후 3시쯤 문을 닫는 성산의 모 갈치조림도 한 번에 성공했었는데, 떡볶이집을 이제야 성공하다니.   6시가 넘자 대기 줄도 없었다.   따뜻한 색의 나무로 간결하게 꾸민 매장 안에는 우리와 옆 테이블에 앉은 여자 3명만 남았다.   떡볶이가 나왔다. 번호표를 들고 바에서 쟁반에 담긴 음식을 들고 자리에 앉았다. 얼른 포크를 집어 당면을 먼저 돌돌 돌려먹는 허 감독. 입에 넣자마자 말했다. “얼른 먹어봐. 모아가 진짜 좋아하는 맛이야.”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 나도 당면부터 먹었다.   매콤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 진짜 맛있었다. (입맛은 개인의 취향이니 참고 바랍니다.)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 ‘몇 번의 도전 만에 먹는 짜장 떡볶인가…’   보통의 두께에 새끼손가락만 한 길이의 밀가루 떡과 어묵 그리고 당면의 조화. 가끔 씹히는 다진 고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짜장 떡볶이의 느낌이 났다.   아삭한 소리를 내며 크게 한입 씹고는 엄지를 척 드는 그, 대만족이었다.   문전에서 돌아서야 했던 몇 차례의 실패가 있었지만 끝내 먹을 수 있었다. 제주를 오가며 사는 10달간, 언제나 동쪽에 머물며 일을 하기 때문에 서쪽으로 넘어갈 기회를 갖기가 힘들었다. 여유는 있는 게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는 말을 뱉었던 과거의 나를 떠올리니 위의 문장도 핑계에 불과했다. 정말 간절했다면 어떻게 해서든 했겠지, 먹었겠지…   다음에도 시간이 된다면, 아니 여유를 만들어서 '명랑 스낵'에 다시 가야 한다. 그때는 흑돼지 튀김을 짜장 떡볶이에 찍어 먹어야 하니까.   마지막 손님으로 맛있게 먹고 그릇을 반납한 후 가게에서 나와 렌터카로 돌아갔다.   동쪽으로 향하기 전, 안전벨트를 매며 ‘진짜 맛있었다. 그치? 이렇게 맛있는 걸 먹기 위해 우리 제주에 오가는 거잖아.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런 순간을 갖기 위한 거잖아 그렇지?’ 마지막 떡을 입에 넣고 그릇을 반납할 때, 가게를 정리하던 직원분들과 사장님의 모습에도 그렇게 쓰여있었다. 그런 건,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느껴진다.    사랑하는 이들과 맛난 음식이 먹고 싶다면 회, 갈치, 흑돼지와 고기 국수 몸국 등이 아닌   제주 대표 떡볶이를 맛보고 싶다면 줄을 서더라도 가볼 곳, '명랑 스낵'  품절 전에 사랑하는 누군가와 흑돼지 튀김, 한치 튀김을 짜장 떡볶이와 먹을 수 있길…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아무런 광고나 부추김 없이 작성한 칼럼이라는 점, 참고 부탁드립니다.)   -  명랑 스낵   영업시간 _ 매일 11:30~18:30                매주 화요일, 마지막 주 화, 수요일 휴무                라스트 오더 18시 주소 _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85  주차 _ 명랑 스낵 가게 유리창에 주차가 가능한 길이 표시되어있는 그림이 있습니다.            근처 아무 곳에 주차하시면 안 돼요.    *김모아 작가의 '제주에서 살아보기'는 매월 첫째, 셋째 주 목요일에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