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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영화<포화속으로>를 연출하게 된 계기를 알려달라. 이재한 감독: 운명적이었다. 마치 작품이 나를 찾은 것 같은 느낌 이랄까. 작년 9월, 태원 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사장이 내게 제안했다. 전쟁 장르에 매력을 느꼈다. 학도병의 희생, 동족상잔의 비극과 같은 비극적 요소에 끌렸고, 흔쾌히 작업에 들어갔다. 연극작가인 이만희 선생과 함께 시나리오를 썼다.
Q: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느낌이 어땠나. 출연을 결정하게 된 계기도 함께 말해달라. 차승원: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이렇게 빨리 기획되고 제작될 지 몰랐다. 전후 세대이기 때문에, (전쟁을)겪으신 분보다 피부로 체감하는 게 부족하다. 71명의 학도병, 그리고 그를 둘러싼 북한군과의 관계, 그날의 참혹한 일을 기억은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것이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것이 아닌 가. 무거울 수 있는 전쟁물과 코미디가 합쳐진 휴머니즘을 (영화에서)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여태 나온 전쟁물 중 가장 출중하지 않았을까. 권상우: 이렇게 선 후배가 뭉칠 수 있었던 것은 감독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꼈다.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영화라기보다, (군인이 아닌)학도병이라는, 총 한번 쏴보지 못한 미성숙한 인간들이 부모와 나라를 위해 희생한 그 의기에 매력을 느꼈다. T.O.P: (출연하기까지)고민을 많이 했었다. 음악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기 때문에, 엄청난 규모에 깊은 메시지를 담은 영화이기 때문에. (기억나는)한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TOP, 학도병’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와있었다. 그런데 그 밑에 댓글에 어떤 분이 ‘TOP, 도대체 무슨 병에 걸린 걸까요?’라고 하신 거다. 60년이 지난 지금에, 잊혀진 학도병을 어린 친구들이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승우: ‘어느 학도병의 편지’를 시나리오를 통해 처음 봤다. 전쟁의 고통과 아픔이 느껴졌다. 다시는 전쟁이 이 땅에서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젊은 세대가 이 점을 되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Q: 권상우는 유독 교복과 인연이 많다. 특히 교복을 입고 촬영한 작품들은 모두 잘됐다. 이번 작품에서도 교복을 입게 되었는데, 표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는지. 권상우:신기하게도 교복 입은 작품이 잘된다. (이번 영화)첫 촬영했을 때, 잘 될 것 같았다. 이번 영화의 엔딩 촬영 장소가 <말죽거리 잔혹사>때처럼 옥상이다. 이번 옥상에서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 구갑조가 감정 높낮이가 가장 큰 인물이다. 그래서 열심히 감정을 토해내야 한다. 차승원: 보시다시피 관리를 잘해서 어려움은 없을 것 같다. (웃음) 과연 될까 싶었는데. 도대체 뭘 주입해서 이런 피부를 갖고 있을까 싶었다. 설정상, 3년 꿇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 (웃음)
Q: 차승원은 이번에 북한군 역할을 맡았다. 어려운 점은 없었나. 차승원: <북경의 남쪽>이후에 또 북한국 역할을 맡았다. 의도된 것은 아니었다. 남자로서 전쟁물을 해보고 싶었다. 독특한 뉘앙스의 언어를 쓰니까, 사투리 쓰는 것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있다. 특히 북한군이나 장교 역에게는 ‘페이소스’가 많다.
Q: 보통 연기를 시작하면, 자신의 본명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왜 TOP은 본명인 최승현으로 활동하지 않고 TOP으로 활동하나. 탑: TOP이라는 이름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본명을 쓰면,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TOP으로 활동한다.
Q: 특별히 이 영화에서 표현하고 싶은 부분은. 이재한 감독: 학도병의 희생 정신을 중점적으로 담고 싶었다. 동족상잔의 비극 속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그들을 보고 젊은 세대들이 자극을 받았으면 내 할 일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아까 현장에서 보니 총을 잡은 포즈가 예사롭지 않더라. 권상우: 최근 한 된 작품이 많다. 흥행이 안되었을 때, 시야가 많이 좁아졌었다. (시야를)넓게 봤을 때, 만난 것이 이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군대에서 배운 총강술, 재식 훈련 같은 걸 써먹을 수 있어 기쁘기도 했다.
Q: 영화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고 전해 들었다. 기존 전쟁 영화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이재한 감독: 고무적인 현상이다. 세계적으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다. 이 전쟁에 대해 연구되고 더 파헤쳐졌으면 좋겠다. 유명한 배우들이 출연하고 한국전쟁 60주년이라는, 우연찮게 숫자까지 맞아떨어져 별이 한 줄로 모이는 현상과 같다. 차승원: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전쟁으로 헤어진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이 일반적인 전쟁영화다. 이 영화는 모든 전쟁 영화와 마찬가지로 그런 기본적인 룰을 따르되, 이야기 구도, 인물관계, 메시지 등의 ‘극적요소’가 달라진 영화다. 권상우: <실미도>, <태극기휘날리며>도 전쟁영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방과후옥상>과 같은 영화처럼 1박 2일간 일어났던 일을 그린 영화다. (대한민국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아니라)어쩌다 오합지졸 학도병들이 포항여중에 모여, 훈련을 하고 전쟁을 대비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애국심을 느끼는 영화다. 인간적이고 동시에 한국적이다. 탑: 저 또한 잘 알지 못했던 한국전쟁이었다. 이 영화에는 현실성이 많이 부각되어 있고 순수함도 담겨있다. 김승우: 이 영화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다. 우리 영화에는 영웅이 나오지 않는다. 독보적으로 눈에 띄는 영웅이 없다. (전쟁은)각자의 이해 관계로 나이 든 사람이 일으키고, 정작 그 이해관계와 관련이 없는 일반인이 수습한다. 정말 작은 힘이지만, 이유 없이 희생양이 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런 작은 희생이 모여, 지금 우리가 이렇게 잘 살고 있고 발전이 가능한 일임을 관객이 느끼고 돌아 갔으면 좋겠다.
Q: 영화의 기반이 된 실화를 어떻게 조사했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듣고 싶다. 이재한 감독: 의외로 학도병에 대한 자료가 인터넷에 많이 있더라. 영화에서 나오는 장범의 편지는 한 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실은 것이다. 전쟁의 과정, 박무랑 부대의 이름도 모두 실제다. 다만 71명의 학도병의 이야기는 각색한 부분이 있다. 사실과 허구가 조화롭게 뒤덮인 영화다. 그래서 좋은 이야기 하나가 탄생한 것 같다.
Q: 학도병에 대한 슬픈 시선이 정치적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재한 감독: 애당초 작품에 착수할 때, 영화의 노선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결정한 것이 탈 이념적인 경로다. 북한군, 국군, 학도병의 입장을 균형 있게 다룰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극의 구조상, 북한군은 악당일 수 있다. 잘못하면, 논란이 될 수 있지만, ‘탈 이념적인’, ‘휴머니즘적인’ 시선을 영화에 투영하고자 노력했다. 이념으로만 보지 않고 같은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면 좋겠다. 학도병과 전쟁 참전자에게 누가 되지 않게 작업하고자 노력했다.
Q: 지금도 다리가 불편해 보인다. 이번 영화 촬영하면서 얻은 부상인가. 권상우: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생기는 부상은 기분이 나쁘지 않다. 최선을 다해서 다친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영화 촬영하면서 배우도, 스텝도 많이 고생하고 있다. 차승원: 권상우는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다. (이번에 나온)결과물을 보면, 조금 더 성숙하고 새로운 모습의 ‘구갑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TOP도 부상이 많았다. 나는 공격하고 김승우는 퇴각하는 입장이라, 실질적으로 싸우는 이 두 사람의 학도병이 굉장히 수고하고 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Q: 얼마 전에 방영된 아이리스에서는 북한국 역할을 맡더니, 이번 영화에서는 국군 역할을 맡았다. 이 둘 사이를 오가는데 어렵지는 않았나. 김승우: 이념으로 무장한 사람이 아니라, 어려운 점이 없었다. 현장에서 차승원의 존재감에 놀랐다. 그리고 권상우는 더 이상 슬퍼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권상우의 영화<슬픔보다 슬픈 사랑>의 흥행실패를 두고 한 농담이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같이 돈다는 말을 농담 삼아 할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리고 아이리스 때는 TOP을 정말 어떻게 하지 했었는데, 이번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TOP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차승원: 아마 TOP은 40대가 되면 더 이상 이룰게 없을 것 같다.
Q: 영화는 처음인데, 각오 한 마디 한다면. 탑: (선배 배우들과)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운다. 하루하루 발전해 나가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부상이 많은데, 선배들과 함께 하니, 목숨 걸고 촬영에 임하고 있다.
Q: 이제 크랭크 업이 열흘 정도 남았다. (인터뷰가 있었던 촬영 공개일은 19일이었다) 차승원: 한국전쟁 60년을 맞이해서 나오는 전쟁물 중에서 가장 처음으로 전쟁으로 희생된 이를 기릴 수 있는 영화다. 권상우: 이 영화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 김승우: 팀워크와 현장이 무엇보다 좋았다. 격려와 기대를 부탁한다. 이재한 감독: 모든 분의 열정을 가지고 참여한 영화다. 그 열정이 스크린 밖으로 튀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겠다. 전쟁영화를 많이 좋아했었다. 인간의 본성을 적나라하고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소재인 것 같아서다. 우리 영화도 많이 사랑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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