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여자를 이야기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며 놀랍도록 아름다운 시계를 선보여온 오메가. 시대 흐름에 맞춰 선보인 다채로운 여성 시계를 총마라한 전시 <HER TIME>이 지난 9월 파리에서 열렸다::오메가,워치,시계,여성시계,전시,HER TIME,아카이브,신디 크로퍼드,카이아 조던 거버,프레슬리 조던 거버,액세서리,엘르,elle.co.kr:: | 오메가,워치,시계,여성시계,전시

<Her Time> 전시회가 개최된 파리 쉴리 저택. 오메가의 유구한 역사를 만날 수 있었던 전시장 내부.우리가 매일 필수품처럼 소비하는 물건의 이면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집을 나서기 전, 마지막 의례처럼 착용하는 시계 역시 알고 보면 무궁무진한 역사 속에서 진화를 거듭해온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괄목할 만한 인류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진화한 기술력을 갖춘 것은 물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새로운 사회적 의미를 지녀왔기에 시계가 전하는 의미는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1969년 오메가 광고 이미지. 1914년에 출시된 오메가 시계들.운석의 충격을 형상화한 1964년의 ‘몰다비타’ 시계.워치 메이킹의 선두 주자로 변치 않는 사랑을 받아온 오메가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워치 메이킹 브랜드 중 하나다. 시계가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물건’에 그치지 않고, 각자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 온 오메가가 지난 9월 30일, 파리에 있는 쉴리 저택(Hotel du Sully)에서 <Her Time> 전시회를 개최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행사는 부슬비가 내리는 파리의 밤을 더욱 아름답게 물들였는데, 오메가 워치의 아카이브를 비롯해 하우스와 여성이 일군 각별한 관계를 기념하며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집중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쉴리 저택 내부로 발을 들이자, 궁극의 마스터피스라 할 만한 환상적인 오메가 워치의 향연이 펼쳐졌다. 먼저 여성들의 권리와 평등권이 정립된 시기였던 20세기 무렵에 처음 등장했다는 ‘여성용 시계’가 단연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계가 오직 남성 전유물이었던 시기엔 여성들이 시계를 쳐다보는 것조차 무례한 행위로 간주됐다고. 따라서 오메가는 호화로운 주얼리 브레이슬렛에 시계를 슬쩍 숨겨놓은, 이른바 ‘시크릿 주얼리 워치’를 제작하며 여성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게 됐으며, 이 시기의 오메가 시계는 하이 주얼리 못지않게 화려하고 생동감 넘치는 디자인이 주를 이뤘다. 이어 1920년대의 워치를 집대성한 전시 공간에서는 ‘광란의 시대’를 그대로 본뜬 듯한 아르데코풍의 시계를 만날 수 있었다. 풍성한 컬러와 대담한 디자인을 시도하는 한편, 정교한 기술력을 여성용 시계에 담기 시작한 시대이기도 했다. 그 후 실용성을 강조한 스타일이 유행하면서 보다 심플하고 간결한 디자인의 제품들이 오메가 아카이브를 풍성하게 채우기 시작했다. ‘인생의 모든 측면에서 여성은 남성만큼이나 활동적이고 바쁜 시간을 보낸다. 여성도 남성처럼 정확한 시계가 필요하다’는 문구를 내세운 1951년의 광고는 여성용 시계가 가진 사회적·기술적 의미의 변화를 대변한다. 오메가가 가장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동시에 여성 고객을 향한 애정을 드러낸 시기 역시 1950년대였다. 이때 출시된 ‘레이디매틱’ 워치는 당시 가장 작은 로터와 오토매틱 칼리버를 탑재한 결과물로 출시되자마자 센세이셔널한 워치로 등극했다.새로운 앰배서더가 된 카이아 조던 거버와 프레슬리 조던 거버. 행사장을 찾은 레이날드 에슐리만 사장과 모델 신디 크로퍼드의 가족들.한편, 오메가 뮤즈로 분했던 앰배서더들의 모습 역시 주목할 만했다. 1995년 오메가의 홍보대사로 선정된 톱 모델 신디 크로퍼드부터 배우 니콜 키드먼, 골프 선수 스테이시 루이스, 육상 선수 제시카 에니스 힐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코닉한 여성들이 오메가의 아이덴티티를 함께 구축해 온 것. 이 중 신디 크로퍼드는 1995년부터 현재까지 오메가 뮤즈의 자리를 지켜온 인물이자, 가장 오랜 세월 브랜드와 함께한 홍보대사로 당일 <Her Time> 전시장에 그녀의 가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정말 놀라운 여정이었어요. 오메가는 그동안 독보적인 위상을 보여준 유일무이한 워치 브랜드니까요. 과거 전형적인 남성 모델로 대표되던 시계 업계에서 저와 오메가의 만남은 놀라운 일이었죠.” 그녀가 말했듯 무려 22년간 오메가와 함께해온 신디 크로퍼드는 그동안의 많은 이벤트를 추억했다. “1998년 인도에서 열린 오메가의 창립 150주년 기념 이벤트에 참석해 코끼리를 타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도 했고, 2010년 동계올림픽에서는 봅슬레이에 앉아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어요.” 이처럼 오메가와 신디 크로퍼드가 맺어온 관계는 패션 감각과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광고 모델’에서 출발했지만 이내 아름다움을 향한 열정과 전통에 대한 존중, 인도주의적 사상을 비롯한 오메가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둘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 <Her Time> 전시장의 내부 공간.이번 <Her Time> 전시회는 관객들에게 여러 모로 기억할 만한 순간으로 회자됐다. 그동안 출시했던 시계 컬렉션을 과시하듯 진열해 놓은 행사가 아닌, 각각의 시계가 시대별로 지닌 특별한 의미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텔링이 돋보였으니까. 게다가 지금 세계적으로 대두되는 여성의 권리를 향한 뚜렷한 메시지를 내세운 전시였기에 여성으로서 더욱 큰 의미를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오메가는 앞으로도 지치지 않는 열정과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여성들의 삶과 스타일에 방향성을 제시할 워치 메이커로 활약할 것이다.스포티한 무드가 특징인 ‘스피드마스터’ 워치.다이아몬드 세팅 인덱스가 돋보이는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WITH PRECIOUS TIME 22년간 오메가의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브랜드 가치를 공유했던 신디 크로퍼드. 오랫동안 정상을 지켜온 톱 모델이자,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친 인도주의자이기도 한 그녀와 만남을 가졌다. 워치 브랜드 모델로서의 역할, 여성 아이콘의 삶과 스타일에 대해 나눈 짧지만 강렬했던 대화.오메가에 합류한 후 경험한 변화가 무엇인가요 지난 1995년, 오메가와의 첫 작업은 광고 캠페인 촬영이었어요. 브랜드는 당시 저를 그저 ‘광고 모델’로만 생각했죠. 하지만 얼마 뒤 밀란에서 진행한 브랜드 행사에 참석한 후 오메가의 중심엔 오랜 역사와 훌륭한 유산, 정교한 기술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저 역시 그러한 특징들과 제 자신이 결부되길 원했어요. ‘운명’을 마주한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여러 번의 데이트를 통해 결혼을 결심하는 연인처럼 운명적인 결합을 꿈꾸며 지속적인 모델 활동을 이어갔어요. 그 과정에서 오메가는 제가 그 자리에서 안주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게 도와줬어요. 결과적으로 단순한 광고 모델이 아닌, 브랜드 가치를 전파하는 진정한 ‘앰배서더’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오메가의 특별한 가치는 처음부터 오메가에 끌렸던 부분은 무엇보다 품질이 뛰어나다는 사실이었어요. 모델 일을 하면서 워치 메이커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높은 자부심과 열정을 접하면서 뛰어난 워치 메이킹의 세계를 접하게 되었어요. 또 오메가는 시대를 초월하는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내 아이들이 브랜드의 앰배서더가 되어 무척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저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착용한 세대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시계는 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이자 남다른 의미를 지닌 ‘타임피스’일 테니까요. 신디 크로퍼드를 모델로 내세운 1997년 광고 캠페인. 오메가의 아이코닉한 제품인 ‘컨스틸레이션’ 워치.가장 좋아하는 시계는 무엇인가요 컨스틸레이션 워치를 즐겨 착용해요. 오메가와 처음 일을 시작할 당시 스위스에서 하우스의 워치 메이커를 만난 적 있습니다. 당시 컨스틸레이션이 리뉴얼을 앞두고 있었는데, 제 의견이 리뉴얼 과정에 반영됐기에 각별한 애정을 느껴요. 레이디매틱 워치 역시 자주 착용하는 시계 중 하나예요. 파티나 특별한 모임에 참석할 땐 레이디매틱 워치로 스타일링에 포인트를 더하죠. 시계를 착용하는 행위의 매력적인 부분은 저는 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는 편이라 매일 시계를 착용해 왔어요. 말 그대로 필수품이었죠. 잘 때도 손목시계를 찰 정도니까요(웃음).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어요. 이젠 모두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니까요. 하지만 제게 시계는 나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표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스타일에 맞춰 다른 슈즈와 가방을 선택하는 것처럼요. 오메가와 함께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수없이 많죠! 인도에서 코끼리에 올라탄 적도 있고, 올림픽경기장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어요.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딸과 함께 페루에 방문한 순간이었어요. 그곳에서 오메가가 후원하는 오르비스 인터내셔널의 ‘플라잉 아이 호스피털(Flying Eye Hospital)’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했는데, 저보다 제 딸이 깊은 감명을 받았더라고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목격했으니 그럴 수밖에요. 먼 타지에서 딸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사진가 피터 린드버그가 촬영한 신디 크로퍼드의 가족사진.자녀들이 어떤 삶을 살길 바라나요 두 아이 모두 진정한 열정을 바칠 수 있는 일을 찾길 바라요. 남편은 항상 아이들에게 “단지 네가 사랑하는 일을 하라”고 말하죠. 아이들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도록 돕고 싶어요. 그게 바로 훌륭한 부모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딸(카이아 조던 거버)과 아들(프레슬리 조던 거버)이 오메가의 새로운 홍보대사가 됐을 때, 남편이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우리 가족 중 남편만 오메가 홍보대사가 아니네요(웃음). 아이들이 브랜드의 새로운 앰배서더가 됐을 때, 누구보다 좋아해준 사람이 남편이었어요. 그는 저와 오메가가 함께한 22년의 관계를 무척 신뢰하니까요. 영감을 선사하는 여성 롤 모델은 제 어머니가 평생의 롤 모델입니다. 어머니는 평범한 주부였고, 오래전 아들(신디의 남동생)을 사고로 잃고 이혼까지 겪으셨죠. 그야말로 녹록지 않은 삶이었어요. 하지만 언제나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인드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분이었어요. 제가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어머니가 얼마나 강인한 사람인지 깨닫게 됐죠. 그리고 그건 타고난 성격이 아니라, 어머니가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라는 것도요. 변함없이 우아한 스타일을 유지하는 비결은 제 나이가 올해로 51세네요! 모델로서는 가혹한 나이죠. 쉰 살이 되었을 땐 정말 힘들었던 것 같아요. 모든 게 끝난 것 같았죠. 하지만 곧 마음을 고쳐먹고 쉰이든 예순이든 ‘나는 나일 뿐’이라는 주문을 끊임없이 되뇌었어요. 아직 할머니와 부모님도 살아 계시고, 아픈 곳 없이 건강하고 탄탄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으니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평소엔 건강한 음식을 먹고 틈틈이 운동하며 나름 노력해요. 하지만 지금 제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는 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