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 박지훈·이대휘·김재환·박우진·배진영이 다시 모인 이유
끝난 줄 알았지? 아직, 우리 이야기다. 7년의 시간을 지나 각자의 방식으로 더욱 단단해진 워너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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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환
솔로로 발표한 신곡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다. 어떤 곡인가
지난 4월 발매한 싱글이고, 곡 제목은 ‘지금 데리러 갈게’다. 록 발라드인데, 아픔을 지니고 살아가는 분들을 위로하기 위해 선보이게 됐다.
밴드 사운드나 곡의 성격을 봤을 때 이전보다 음악적 변화가 커 보인다
듣는 분 입장에서는 변화라고 느낄 수 있는데, 내 근본에 가까운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원래의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까? 그래서 이번 컴백이 내게는 뜻깊다.
8년 전 인터뷰에서 ‘다양한 감정을 머릿속에 채워 넣고 싶다’는 말을 한 적 있다. 지금은 그 감정이 어느 정도 채워졌을까
그때보다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내 안의 감정도 많이 무르익은 것 같다. 군대에서의 시간도 있었고, 워너블과 떨어져 있던 시간도 있었고, 친구들과의 관계나 삶에서 겪는 평범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그런 경험이 내게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버클 디테일의 재킷은 Comme des Garçons. 셔츠와 브레이슬릿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그 시간들이 결국 음악적으로 투영되는 듯싶다
맞다.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이런 마음가짐도 생겼다. 앞으로 또 어떤 상처나 시련이 오면 그 순간에는 힘들고 괴롭겠지만, 시간이 지나 조금 아물면 그런 감정 역시 음악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겪었던 감정이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치료제 같은 음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무대 위의 김재환과 무대 아래의 김재환은 어떻게 다른가
무대 아래에서는 인간적인 모습이 더 많은 것 같다. 친구들과 노는 거 좋아하고, 오랜 동창들과 편하게 지내는 것도 좋아하고. 반대로 무대에 올라가면 욕심이 많아진다. 아티스트로서 잘하고 싶고, 더 보여주고 싶어서 욕망 가득한 사람이 된다.
워너원 멤버들과 다시 <워너원고: 백 투 베이스>를 촬영하면서 멤버에게서 새롭게 발견한 모습은
개인적으로 다들 성숙해진 것 같았다. 예전에는 장난기도 많고 소년 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지금은 양보도 할 줄 알고, 배려도 할 줄 알고, 이해도 더 많이 하게 됐다. 촬영하면서도 ‘이 사람들이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었구나’ 하는 걸 새삼 느꼈다.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더라.
재환이 입은 버클 디테일의 재킷은 Comme des Garçons. 슈즈는 Our Legacy.
워너원이 다시 모인 이유를 가장 또렷하게 느낀 순간도 있나
다 같이 웃고 떠들면서 별거 아닌 이야기를 할 때 그런 걸 느꼈다. 각자 너무 바쁘기도 했고, 다시 모이는 게 쉽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얼굴 마주보고 있는 순간 자체가 소중하고 즐겁다.
개인 활동을 하면서 유독 워너원 생각이 많이 났던 순간은
음악 방송이나 혼자 무대에 설 때는 물론이고 화보 촬영이나 개인 스케줄을 할 때도 자주 생각났다. 왜냐하면 내 시작은 언제나 멤버들과 함께였으니까. 혼자 남겨진 이후에도 늘 그리웠다.
그리움을 일부러 외면했던 적도 있나
물론이다. 애써 이겨내려고도 해봤고, 외면하려고 했는데 결국 내 안에는 멤버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계속 보고 싶어 했던 건 확실하다.
우진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은 Egonlab. 셔츠는 Jil Sander. 팬츠는 Our Legacy. 슈즈는 Balenciaga. 진영이 입은 핀스트라이프 재킷과 팬츠는 모두 Acne Studios by 10 Corso Como Seoul. 슈즈는 Our Legacy. 재환이 입은 재킷과 팬츠, 셔츠는 모두 Cos. 슈즈는 Valentino Garavani.
요즘 김재환이 아티스트로 나아가며 동기부여가 되는 감정이나 키워드가 있다면
사랑인 것 같다. 가족에 대한 사랑도 있고, 멤버들에 대한 사랑도 있고, 워너블에 대한 사랑도 있다. 개인적으로 사랑이란 사람이 살아가는 곳곳마다 존재한다고 믿는다. 우리에게 중요한 건 결국 사랑일 거다.
워너원으로 함께하게 된 것도 그런 마음과 연결돼 있나
물론이다. 서로 표현은 잘 안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멤버들에 대한 사랑이나 그리움 같은 게 있었다. 그래서 다시 이어졌고,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앞으로 워너원으로서 지켜가고 싶은 감정이 있다면
지금은 더 키워 나간다기보다 이미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랑을 잘 지켜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 멤버끼리도 그렇고, 워너블과의 변하지 않은 사랑도 그렇다. 우리들의 가치를 오랫동안 지켜 나가고 싶다.
박지훈
<워너원고: 백 투 베이스>를 촬영하며 가장 기대하거나 설렌 점이 있다면
그저 ‘어떤 곳에서 우리가 어떻게 놀까?’ 그 생각만 했던 것 같다(웃음). 다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게 오랜만이기도 했고, 예상하지 못한 서프라이즈나 다이내믹한 순간이 생길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멤버끼리 모이면 즉흥적인 에너지가 많이 생기니까.
7년 만에 멤버들과 삼시 세끼를 먹고, 한 이불을 덮고 지낸다. 기대한 만큼 즐거운지
그러잖아도 여기로 오면서 다같이 얘기했는데, 진짜 너무 즐겁다. 각자 살아온 시간도 있고 활동도 달랐지만 막상 모이니까 금방 예전 분위기로 돌아가더라. 멤버 모두 한마음으로 애정을 갖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시간이 더 감사하고 소중하다.
재킷은 Maison Margiela by Adekuver. 셔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영화 <왕과 사는 남자> 흥행에 이어 드라마 <취사병 전설이 되다>도 방영을 시작하며 배우로서도 밀도 있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그 가운데 멤버들과 마주하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아무래도 배우로서 혼자 활동할 때는 또래보다 선배님들과 교류하는 시간이 더 많았다. 동고동락하며 시간을 보내니까,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같이 웃고 장난치고 별것 아닌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생각보다 큰 힐링이었다. 원래 잘 긴장하는 않는 편인데 멤버들과 있으면 더욱 자유로워진다. 오래 봐온 사람들이 주는 편안함이 분명 있는 것 같다.
멤버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모이니까 예전 모습이 툭툭 튀어나오더라
나도 마찬가지다. 우리끼리도 참 한결같고 그대로라는 얘기를 했다. 좋은 의미로 참 ‘여전한’ 사람들이다(웃음). 신기하게도 요즘 더 친해진 느낌도 든다. 한층 더 풀어진 느낌이랄까?
지훈이 입은 재킷은 Maison Margiela by Adekuver. 셔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워너원고: 백 투 베이스>를 함께하며 오래 기억에 남을 순간도 벌써 생겼나
지금 함께하고 있는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어떻게 방송에 담길지 모르겠지만, 멤버들과 오랜만에 거리낌 없이 웃고 떠들었다. 촬영 중이란 걸 잠깐 잊을 정도였는데, 워너블이라면 정말 재밌게 봐줄 것 같은 장면도 많다.
배우로서 카메라 앞의 박지훈과 워너원 박지훈은 어떤 점에서 같고 또 다를까? 두 영역이 서로 어떤 시너지를 내는지
크게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박지훈은 그대로일 뿐. 스크린 앞에서든, 워너원으로 무대에 설 때든 마음가짐은 늘 비슷했던 것 같다. 최근 오래 개인 활동을 해왔고, 배우 생활도 아역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다니다 보니 홀로 서기를 했을 때 좀 외롭기도 했다. 멤버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순간도 많았고. 시간이 흐르면서 나만의 리듬과 여유를 찾게 된 것 같다.
지훈이 입은 코트는 Egonlab. 셔츠는 Heon Kim. 팬츠는 Gucci. 슈즈는 Prada. 대휘가 입은 울 재킷과 팬츠, 슈즈는 모두 Maison Margiela. 셔츠는 Calvin Klein. 안경은 Aremile.
새롭게 부담이나 책임을 느끼게 될 시기이기도 하다. 지금 박지훈은 어디로 나아가고 있나? 새로운 꿈이 생겼다면
목표점을 분명히 두고 뛰어가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늘 그랬다. 그저 눈앞에 주어진 할 일을 묵묵히 해 나갈 뿐이고, 순간순간의 감정이나 사람들에게 받는 에너지를 더 소중히 여기는 편이다. 먼 미래나 예측 불가한 내일보다 오늘 하루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 더 집중하는 편이다. 달려 나가야 할 곳을 정해 놓고 뛰어가기보다 지금 박지훈의 삶을 차분히 걸어가려고 노력 중이다.
지금의 박지훈이 2017년의 박지훈과 우연히 마주친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너무 잘하고 있다고. 그러니 그냥 그대로 걸어 가라고. 많은 생각도 하지 말고 지금처럼, 박지훈의 페이스대로 나아가길.
올해도 박지훈은 자신의 속도대로 나아갈 계획인지
페이스가 크게 흐트러진 적은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웃음)! 돌이켜보면 정말 열심히 걸어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야 박지훈을 좀더 자세히 알아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단단한 걸음으로, 내 속도를 잃지 않고 나아가려 한다.
박우진
7년 만에 워너원으로 모였다. <워너원고: 백 투 베이스> 촬영 첫날, 카메라가 돌기 전에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재미있는 건 제작진들이 저희끼리 미리 못 만나게 했다(웃음). 오랜만에 만난 순간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던 것 같다. 카메라 앞에서 처음 모였다.
막상 마주했을 때 어색함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너무 반가웠고, 새로웠고, 여전히 재밌었다. 모였는데 그냥 바로 예전 같은 느낌이길래 신기했다.
<워너원고: 백 투 베이스>에 함께한 이유도 궁금하다. 부담도 있었을 텐데
나는 이전에도 워너원 활동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너무 멋있는 형들도 있고, 동생들도 있고, 정말 잘하는 친구들이 있는 그룹인데 이렇게 사라지는 게 아쉽다고 생각했다. 계속 그리워했던 것 같다. 워너원은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였고, 돌아봤을 때 그만큼 큰 추억도 없더라. 늘 생각했다.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면 그 순간을 진짜 소중하게 보내야겠다.’ 그때는 너무 빠르게 지나갔으니까.
핀스트라이프 재킷과 팬츠는 모두 Nofakeshit. 셔츠와 타이는 모두 Ernest W. Baker. 시계는 Montblanc.
당시를 돌아보면 가장 아쉬운 점은
그때는 모두 어렸고, 갑작스럽게 많은 걸 겪었다. 행복한 순간인데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그게 제일 아쉽다. 정말 바쁘고 정신없었던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 시간인지 몰랐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게 보내고 싶겠다
그렇다. 솔직히 모두 24시간 넘게 못 자고 촬영하지만 행복하다. 예전 같았으면 힘들고 피곤하겠지만 지금은 ‘이 순간이 진짜 행복한 거구나’라는 걸 느꼈다. 결국 인생은 지나온 경험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7년 전 워너원 활동 당시의 박우진은 무대를 즐기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어디서 즐거움을 발견하고 있나
예전에는 정말 단순했다. 가수라는 직업도 그렇고, 무대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걸 보여주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시기였다. 지금은 여러 경험도 하고, 힘든 일이나 좌절도 겪고, 그런 시간이 쌓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이제는 큰 무대나 성과만이 행복은 아니라는 걸 알았다. 하루 안에서 느끼는 사소한 행복이 진짜 중요하더라. 그런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해 왔다. 그래야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으니까.
오늘의 행복은 뭐였을까
정말 많았다. 멤버들이랑 웃고 떠드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 되게 단순한 건데, 그런 행복이 흔치 않다는 걸 최근 깊이 느꼈다.
우진이 입은 핀스트라이프 재킷과 팬츠는 모두 Nofakeshit. 셔츠와 타이는 모두 Ernest W. Baker.
워너원뿐 아니라 AB6IX 활동까지 쉬지 않고 달려왔다. 커리어상 공백이 거의 없었던 만큼, 매너리즘이나 슬럼프도 분명 있었을 것 같다
1년 반 전에 큰 슬럼프를 겪었다. 정말 힘들었고,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다. 어느 날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 ‘이대로 있으면 나라는 사람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곧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진짜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걸 제대로 실감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멈춤 없이 달려 가고 있다.
워너원 활동 당시 인터뷰에서 ‘춤은 내 인생의 절반’이라고 한 적 있다. 지금의 박우진에게 춤이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단순하게 생각했다. 춤은 내가 제일 잘하는 것, 내가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행위라고. 지금은 좀 복잡해졌다. 춤만으로 내 스펙트럼을 계속 넓혀갈 수 없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고 팬들이 좋아하는 춤을 안 보여드릴 수도 없고. 그 사이에서 고민이 많다. 나는 어디에 중심을 둬야 할지, 그런 고민이 주를 이뤘던 적이 있다.
지금 스스로에게 건네는 질문은
지금 받고 있는 질문 자체가 요즘 고민하는 질문들이다(웃음). 예전에는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답이 명확했는데, 지금은 그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배진영
이번 리얼리티를 촬영하면서 ‘워너블이 정말 좋아하겠다’라고 느낀 순간이 있다면
무대도 무대지만, 우리끼리 노는 모습을 가장 좋아해 줄 것 같다. 무대 위의 모습은 아무래도 형식적이고 한정적인 부분이 있으니까. 무대 밖에서는 우리끼리 있을 때 나오는 모멘트가 있다. 장난도 많이 치고, 리액션도 크고.
워너원 특유의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것 같다
물론이다. 멤버끼리 워낙 웃기기도 하고, 서로 잘 받아준다. 함께 있으면 안정감이 든다. 카메라가 돌고 있는 걸 잠깐 까먹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논 순간도 많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자면
상암에서 오프닝 세레모니했던 날이 유독 기억에 남는다. 7년 만에 워너블을 직접 만난 자리였는데, 전율이 일 정도로 그날의 임팩트가 무척 컸다. 그때 날씨도 흐렸고 월요일 아침 10시라 팬들이 오기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 많이 못 오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와준 걸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깜짝 이벤트였지만 내가 더 어벙벙했던 것 같다.
타이 장식의 셔츠는 Comme des Garçons. 팬츠는 Noice. 슈즈는 Remagine.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랜만에 다시 교복을 입은 것도 인상적이다. 기분이 좀 묘했을 것 같은데
진짜 신기했던 건 멤버들이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더라(웃음). 다들 관리를 잘해서 더 어려 보이는 멤버도 있었다. 교복 핏도 되게 잘 어울렸고. 자연스럽게 소화한 모습이었다.
7년 전의 배진영과 지금의 배진영은 많이 달라졌나
무대 위 퍼포먼스도 물론 성장했겠지만, 그것 말고도 사람 배진영으로서 인프라가 많이 넓어진 것 같다.
‘사람 배진영’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이전에는 ‘가수 배진영’밖에 없었다. 무대밖에 몰랐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사회생활도 해보고, 현실적인 부분도 배우고, 여러 상황에 부딪혀보면서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 매번 긴 시간을 경험하고 지나왔다.
진영이 입은 타이 장식의 셔츠는 Comme des Garçons.
예전에 ‘남들이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일을 많이 했다’고 말한 적 있다. 지금의 자신을 가장 크게 바꾼 순간을 하나 꼽자면
이전 소속사를 나오고 나서 공백기가 있었다. 다른 회사도 만나보고, 여러 고민을 하면서 1년 정도 혼자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감정이 많이 요동쳤다. 기대감도, 실망감도 있었고, 좌절감이나 외로움도 있었다. 반대로 편안함도 있었고. 막상 혼자 모든 걸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까 쉽지 않더라. 책임도 내가 져야 하고.
그 시간을 어떻게 지나왔나
언젠가는 가수 배진영으로서 꼭 겪게 될 과정이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묵묵하게 버텼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면서, 나름 잘 헤쳐 나가려 했다.
지난해에 발매한 미니 1집 <Still Young>의 헤어스타일까지 화제가 됐다
딱 스타일링이나 헤어를 봤을 때 ‘이건 내가 소화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온다. 사진을 워낙 많이 찍다 보니 그런 감각이 생긴 것 같다.
진영이 입은 핀스트라이프 재킷과 팬츠는 Acne Studios by 10 Corso Como Seoul. 슈즈는 Our Legacy. 우진이 입은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은 Egonlab. 셔츠는 Jil Sander. 팬츠는 Our Legacy. 슈즈는 Balenciaga. 지훈이 입은 코트는 Egonlab. 셔츠는 Heon Kim. 슈즈는 Prada. 대휘가 입은 울 재킷과 팬츠, 슈즈는 모두 Maison Margiela. 셔츠는 Calvin Klein. 안경은 Aremile. 재환이 입은 재킷과 팬츠, 셔츠는 모두 Cos. 슈즈는 Valentino Garavani. 타이는 Comme des Garçons.
원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인지
맞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도전해 보고 싶었던 스타일링들이 많았다. 화보 촬영을 좋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새로운 콘셉트나 스타일링을 시도하는 게 무척 재밌다. <Still Young> 때도 후회는 전혀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정말 멋진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한다(웃음).
언젠가 스스로를 ‘계단형으로 성장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지금은 몇 번째 계단쯤 와 있는 것 같나
만약 내 인생의 계단이 1부터 10까지 있다고 하면, 지금은 한 4 정도인 것 같은데, 아직 갈 길이 멀다(웃음). 중요한 건 멈춰 있지 않다는 거다. 내려가고 있다는 느낌도 아니고. 천천히라도 계속 올라가기만 하면 된다.
최근 다시 올라가고 있는 감각을 느끼나
그런 것 같다. 이번에 워너원 멤버들과 다시 만나고 여러 스케줄을 소화하면서 더 많이 느꼈다. 솔직히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이런 시간들이 결국 가수 배진영으로서 성장하는 전환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보다 더 가치 있는 시간들이 어디 있을까.
이대휘
“새해 첫날 티저가 뜨자마자 냉장고 문 앞에서 오열했다”고 밝혔다. 어떤 마음이었나
연말연시가 되면 괜히 마음이 싱숭생숭해지지 않나? 그러던 차에 1월 1일, 선물처럼 <워너원고 : 백 투 베이스> 티저가 떴다. 사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는데, 눈물이 나더라. 냉장고 문 앞에서 한참 울고 있었는데 민형이 형이 귀신같이 연락이 왔다. 그래서 형한테 “형, 저 티저 보고 울었어요”라고 했더니 울지 말라고, 우리는 이제 시작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는데 더 엉엉 울었다(웃음). 2026년은 굉장히 큰 선물같다.
굉장히 어린 나이에 워너블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 기억은 지금 어른 이대휘에게 어떤 방식으로 남았나
미국에서 와서 그런지 한국 문화가 익숙지 않았고 <프로듀스101 시즌2>에 나갔을 때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다. 정말 국민 프로듀서들과 워너블이 나를 키워준 느낌이 들었다. 17세 때부터 아닌 건 아니라고 알려주고, 잘한 건 칭찬해 주고. 그렇게 내가 조금씩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도록 성장시켜 주었다. 당시 부모님은 미국에 계셨으니까, 한국에는 보호자가 없었는데 돌이켜보면 내 보호자가 워너블이고 형들이었다. 이제 보답해야겠다는 마음이다. 그럴 수 있는 여유가 조금 생긴 것 같다.
워너원 멤버들 어머니끼리도 굉장히 친하다고 들었다
특히 지훈이형 어머님이랑 우리 엄마가 ‘절친’이시다(웃음). 거의 매주 만나는 걸로 알고 있다. 지훈이 형한테 무슨 일 생기면 엄마를 통해 먼저 듣는다. 지훈이 형도 어머니를 통해 제 소식을 듣는다더라.
재킷과 타이는 모두 Comme des Garçons. 셔츠는 Jil Sander. 팬츠는 Neu_in. 슈즈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워너원고: 백 투 베이스>를 통해 오랜만에 합숙하다시피 지냈다. 어떤 마음으로 임했나
일단 예전에 <워너원고>를 찍을 때는 일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스케줄이 많아서 정신없이 바빴고, 그 와중에 열심히 찍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완전 다르다. 우리 의지 100%로 만들어낸 콘텐츠다 보니 말 그대로 ‘우리 거’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제작진이 “너무 부담을 갖는 거 아니냐”며 물을 정도로.
지금 돌이켜봐도 여전히 마음에 남는 워너원의 곡이 있다면
‘소나무’라는 곡이다. 마지막 앨범 수록곡이라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텐데,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담은 노래다. 그때는 너무 어려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게 들린다. 들으면서 많이 울기도 하고, 더 좋은 아들이 돼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워너원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으로 늘 사랑받아왔다고 생각하는데, 이 곡은 시간이 지나서 내게 다시 돌아와 마음을 뜨겁게 만들더라.
재킷과 타이는 모두 Comme des Garçons. 셔츠는 Jil Sander. 팬츠는 Neu_in. 슈즈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지금 AB6IX 멤버로서 이대휘는 프로듀싱으로 음악적 영역을 확장하며, 자신과 마주하고 있다. 워너원을 위해 한 곡을 새로 만든다면, 어떤 곡일 것 같나
늘 내가 처한 상황이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에 담아왔다. 워너원 활동을 다시 하다 보니 요즘 만드는 음악들이 자연스럽게 다 워너원 스타일인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모인 것 자체가 내게는 너무도 선물 같아서, ‘지금 이 순간은 선물이다’라는 내용의 곡을 쓰면 어떨까? 올해 1월 1일부터 시작된 축제이고, 지금 인터뷰하는 이 순간도 내게는 특별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지금의 이대휘는 형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 시간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나
바람이라면, 이걸 시작으로 10년 후에도 꾸준히 1년에 한 번씩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선물처럼 주어졌으면 좋겠다. 미팅 때도 말했지만 나는 워너원이 끝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한 번도 없다. 계약 같은 조건들 때문에 멈췄을 뿐, 멤버들은 늘 서로를 생각하고, 연락하고, 워너블에 대한 마음도 한 번도 변한 적 없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후 지금을 ‘추억’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계속 현재진행형이길 바란다. 워너블의 마음도 똑같기를 소망할 뿐이다.
Credit
- 에디터 이하얀·전혜진·박찬
- 사진가 장정우
- 헤어 아티스트 장해인·전훈·류동호
- 메이크업 아티스트 문지원 ·서아름 ·조홍근
- 스타일리스트 임진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
- 어시스턴트 임주원 ·심지원
2026 여름 필수템은 이겁니다
지금부터 챙겨야 할 올여름 패션·뷰티 힌트는 엘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