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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 살려 달라"는 요청에 '케데헌' 감독이 내놓은 대답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KOREANESS'를 세상에 알린 이들이 1일 아카데미 2관왕을 기념해 한 자리에 모였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6.04.01

'오스카 위너',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역이 서울에 모였습니다. 지난 달 열린 제98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한 기념으로 한국 취재진 앞에 섰거든요. 1일 열린 기자 간담회에는 매기 강 감독,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 이재, IDO(이유한, 곽중규, 남희동) 등이 참석했습니다. 1년도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전 세계에 한국 문화를 촘촘하게 전파한 <케데헌> 팀이 이처럼 여럿이 함께 영화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처음이라고 해요. 아내가 한국인인 크리스 애플한스도 <케데헌> 공개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고요. 작품 자체는 '한국산'이 아니지만, '한국다움'을 드높이고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의 발자취를 '금의환향'이라고 해도 좋겠습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스카 트로피에 키스를 하는 퍼포먼스로 포토타임을 장식한 매기 강은 수상 소감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세계 유수의 시상식 무대에서 늘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내 온 감독이었죠. 애초에 한국 문화를 <케데헌>의 근본으로 삼은 건 매기 강 자신을 비롯한 한국인들에게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결과물이 세계에 통하는 짜릿한 순간을 경험한 감독은 "어릴 적 접한 아시아 작품은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문화를 담고 있었다. 한국 문화 위주의 영화를 한국에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 간담회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 간담회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줄곧 캐나다에서 살아 온 한국계 캐나다인으로서, 매기 강은 교포를 대변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미국에서 자란 이재, 그리고 <케데헌>을 만든 모든 한국인과 한국계를 포함해서요. 매기 강은 "교포는 자신이 완벽하게 한국인이라는 느낌을 받지 못한 채 살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글로벌 문화권에 다 속해 있는 사람으로서 양쪽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교포이기도 하다"며 "한국에서 나고 자란 것이 아니어도 우리는 한국 문화의 일부이고, 다른 성장 과정을 겪었다고 해서 우리의 '한국인됨'이 감소하지 않는다"고 역설했습니다.


곁에 있던 이재도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데 성장 배경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거들었습니다. 그는 "어릴 때 가수를 꿈꿨지만 미국에는 저처럼 생긴 아시안이나 코리안을 보기 힘들었다"며 "god와 H.O.T.를 좋아했지만 그걸로 놀림을 받은 적도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는데요. 그래서 현재 케이팝의 위상과 <케데헌>의 성공은 이재에게 남다른 감회를 안깁니다. 그는 "아카데미 시상식 축하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세계적 배우와 감독들이 모두 응원봉을 들고 따라하는 것이 감격적이었다"며 "'골든' 가사 중 '영원히 깨질 수 없는'이라는 대목을 부르며 눈물이 났다"고 했습니다.


EJAE(이재)

EJAE(이재)


한편 IDO(이유한, 곽중규, 남희동)는 오스카 무대에서 주제가상 소감을 끝까지 다 하지 못했던 순간을 떠올렸습니다. 국내에선 이를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IDO의 이유한은 "당시 저희 모두의 가족과 더블랙레이블 테디 PD, 24 PD를 언급하고 싶었다"며 "짧은 이야기였는데 못해서 아쉬움은 남았지만 너무 영광스런 순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남희동 역시 "예상치 못한 일을 포함해, 구경하는 입장으로 임해서 즐거울 따름이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들은 수상자 호명시 무대에 올라갈 사람을 가위바위보로 정했다고 하네요.


이날 최근 공식적으로 속편 제작이 확정된 <케데헌>에 대한 궁금증도 쏟아졌습니다. 매기 강과 크리스 애플한스는 관련 질문에 신중한 태도로 임했는데요. 매기 강은 "스포일러가 하나도 없도록 비밀로 하고 싶다. 아직 큰 아이디어를 잡는 중이라 자세한 것이 나오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크리스 애플한스는 "속편 영감의 원천은 전작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 팬들을 놀라게 하고 예상을 뒤엎고 한계를 확장하고 싶다"며 'KOREANESS(한국다움)'을 강조했어요. <케데헌> 시리즈의 영혼은 '한국다움'이고, 그것이 캐릭터와 이야기에 반영된다는 거죠.


매기 강 감독

매기 강 감독


크리스 아펠한스는 'KOREANESS'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자세히 풀어놨습니다. 그는 "한국인인 아내 가족의 일원으로 산 지 20년이 지나며 '한국다움'을 이해하게 됐다"며 "그 과정은 공부나 관찰이 아니고 한국인 가족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한국인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고통을 감내하는지를 지켜보며 놀라운 경험을 했다"고 했죠. 이어 "또 '한국다움'은 제 옆에 있는 이분들로부터 나온다"며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동료들을 가리켰습니다. 크리스 아펠한스는 "한국, 한국 문화, 한국인은 정말 많은 것을 겪어내며 강인함을 얻었다. <케데헌>의 루미도 굉장한 고통을 감내하며 강인해진다. 루미의 이야기를 통해 그 '한국다움'을 세계로 전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케데헌> 속편에 헤비메탈과 트로트 같은 장르를 쓰고 싶다고 말한 매기 강의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는 "스토리가 완성된 것이 아니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트로트는 한국 만의 독특한 음악 스타일이고 헤비메탈은 케이팝의 베이스이기도 하다"고 귀띔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극 중 성불(?)한 진우 캐릭터를 살려달라는 팬들의 간청도 전달됐는데요. 크리스 애플한스는 "진우는 우리의 마음 속에 살아 있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난처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자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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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