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흑백요리사들도 부러워할 감각적인 주방 인테리어

매일의 선택과 취향, 손끝의 감각이 차곡차곡 쌓여 나가는 세계. 25년째 식문화 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소영 스위트 에디션 대표의 이야기다.

프로필 by 길보경 2026.01.28

영어로 된 레서피 북을 읽으며 요리와 커다란 주방에 대한 로망을 키워온 한 소녀. 어느덧 25년째 식문화 업계에 몸담고 있는 이소영 대표의 이야기다. 요리 컨설팅 기업 ‘라퀴진’으로 시작해 현재 스위트 에디션에서 콘디토리 오븐, 차차이테, 카라멜리에 오 등 여러 디저트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한남동의 오래된 빌라를 개조해 거주한 지는 5년이 다 돼 간다.

쿠킹 클래스와 요리 메뉴 개발, 출판, 컨설팅 등 식문화 전반에 걸친 사업을 운영하는 이소영 대표.

쿠킹 클래스와 요리 메뉴 개발, 출판, 컨설팅 등 식문화 전반에 걸친 사업을 운영하는 이소영 대표.

무늬목과 스테인리스, 패브릭의 질감을 구현한 벽지 등 다양한 소재가 조화를 이룬다.

무늬목과 스테인리스, 패브릭의 질감을 구현한 벽지 등 다양한 소재가 조화를 이룬다.


“크고 기능적인 부엌을 만들겠다는 일념이 있었어요. 최소의 규격으로 최대한의 공간을 활용한다는 목표로 설계된 프랑크푸르트 키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그는 작은 체구를 지닌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춰 동선을 설계하고, 주방 가구의 경우 수입 무늬목과 스테인리스스틸 등 자재 하나하나를 직접 골라 사제 업체에 제작을 맡겼다.

9년째 사용 중인 프랑스 럭셔리 오븐 라 꼬르뉴. 이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9년째 사용 중인 프랑스 럭셔리 오븐 라 꼬르뉴. 이제는 더 이상 생산되지 않는다.


여기에 패브릭 질감처럼 느껴지는 유니크한 벽지를 더해 차분하면서 온기가 감도는 주방을 완성했다. 회사와 식당을 운영하며 모은 그릇을 가지런히 보관할 수 있도록 수납 계획에도 공을 들였다. 무엇보다 세로형 아일랜드를 다이닝 테이블과 같은 방향으로 배치한 것에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고. 손님이 놀러 왔을 때 조리 과정에 시선이 잘 닿지 않기 때문이다.

제철 채소를 푹 끓여 만든 야채 수프. 바게트와 무화과, 에그 샐러드를 함께 곁들여 먹는다.

제철 채소를 푹 끓여 만든 야채 수프. 바게트와 무화과, 에그 샐러드를 함께 곁들여 먹는다.


“사실 요리하는 과정은 결코 깔끔할 수 없잖아요. 그런데 세로로 깊은 아일랜드를 두니, 식재료와 가재 도구를 마음껏 펼쳐 봐도 부담이 덜하더라고요.” 다이닝 룸엔 프랑스 학교에서 쓰던 빈티지 체어, 북유럽에서 건너온 캐비닛, 거의 매일 차를 마시며 길들인 자사호 등 세월의 기품이 느껴지는 물건으로 가득하다. 이소영 대표가 요리나 식사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원칙은 ‘페어링’이다.

1960년대 덴마크 디자이너 요하네스 안데르센(Johannes Andersen)이 디자인한 폴딩 바 캐비닛. 다기를 비롯한 각종 테이블웨어를 보관 중이다.

1960년대 덴마크 디자이너 요하네스 안데르센(Johannes Andersen)이 디자인한 폴딩 바 캐비닛. 다기를 비롯한 각종 테이블웨어를 보관 중이다.


서로 잘 어울리는 조합을 찾아 짝을 맞추는 과정. 그는 식재료의 조합을 실험해 보고, 기물의 질감과 색을 조율해 식탁 위의 장면을 구성하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다. 좋은 치즈에 어울리는 무화과 콩포트를 직접 만들어보고, 코코넛 오일에 가볍게 볶은 당근으로 카레의 풍미를 끌어올리는 식이다. “제게 주방은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상을 차리는 데 드는 품은 최대한 간소하게 하면서 그 안에서 ‘만드는 즐거움’을 온전히 누리고 싶어요.” 매일의 선택과 취향, 손끝의 감각이 차곡차곡 쌓여 나가는 세계. 이소영 대표의 주방은 간결하지만 단단하고, 조용하지만 충만하다.

덴마크 도예가 롱페이 토세이 왕(Longfei Tōsei Wang)의 드래곤 스케일 커피 툴. 삼청동 공예 전문 갤러리 월(WOL)에서 구매했다.

덴마크 도예가 롱페이 토세이 왕(Longfei Tōsei Wang)의 드래곤 스케일 커피 툴. 삼청동 공예 전문 갤러리 월(WOL)에서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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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길보경
  • 사진가 강현욱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김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