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반전미 넘치는 살롱드쿡 김유선의 주방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꿈의 주방! 그안에 오가는 이야기는 한없이 따듯하다.

프로필 by 윤정훈 2025.12.29

KIM YOO SEON



자주 사용하는 조리 도구를 보관해 두는 선반.

자주 사용하는 조리 도구를 보관해 두는 선반.


허명욱 작가가 만든 수납장· 조명· 트레이, 디에디트서울을 통해 구매한 빈센조 드 코티스(Vincenzo De Cotiis) 디자인의 테이블이 있는 거실.

허명욱 작가가 만든 수납장· 조명· 트레이, 디에디트서울을 통해 구매한 빈센조 드 코티스(Vincenzo De Cotiis) 디자인의 테이블이 있는 거실.


조리 과정상 편의를 위해 벽면에 설치한 포트 필러 수전.

조리 과정상 편의를 위해 벽면에 설치한 포트 필러 수전.


“끼니를 일일이 만들어 먹을 필요는 없지만 ‘잘’ 먹는 건 여전히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제철 재료를 강조하는 이유죠. 그것만큼 건강한 게 없으니까요. 요리의 장르는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 이걸 함께 맛보자는 거예요.” 삶에 비하면 계절은 정말 짧다. 그 찰나의 순간에 만날 수 있는 음식을 맛보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 오직 주방이라는 공간에서만 가능한 일 아닐까. 쿠킹 클래스 스튜디오 ‘살롱드쿡(Salon De Cook)’ 대표 김유선은 계절의 맛을 음미하고 나누며 살아간다. 그가 요리와 클래스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은 제철 음식 경험의 즐거움을 전하는 일이다. 김유선의 주방은 반전 묘미를 지녔다.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안에서 오가는 이야기는 따뜻하다. 현관을 지나 거실에 들어서면 공간 한 쪽을 가득 채운 커다란 다이닝 테이블이 눈에 들어온다. 열 명은 너끈히 앉을 만큼 긴 테이블 맞은편에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주방이 자리한다. 1년 전,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오피치네 굴로(Officine Gullo)의 주방이다. “스물여덟 살 때 이탈리아 여행 중 오피치네 굴로 쇼룸에 간 적 있어요. 음식에 관심도 없던 시절이었는데 이상하게 잊히지 않더라고요.”


근래 영감받은 레서피 북 <Monet’s Table>.

근래 영감받은 레서피 북 <Monet’s Table>.


제철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웜 샐러드.

제철 재료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웜 샐러드.


오피치네 굴로에서 커스터마이징한 주방.

오피치네 굴로에서 커스터마이징한 주방.


현실이 된 이 꿈의 주방에서 김유선은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기능과 소재에 대한 선호도 있었다.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전기 오븐과 가스 오븐을 모두 갖춘 구성을 택했고, 마감은 스테인리스보다 한 단계 높은 크롬을 택했다. “잔 기스마저 자연스럽고, 계속 봐도 질리지 않아요. 뜨거운 냄비를 바로 올릴 수도 있고요.” 화력을 높이기 위해 도시가스관을 가정용에서 식당용으로도 바꿨다. “제대로 쓰고 싶었어요. 그게 주방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죠.” 촬영 날 김유선은 버섯, 연근, 고구마, 감 등 가을 제철 재료를 넣은 웜 샐러드를 준비했다. 누구나 손쉽게 만들 수 있고 한식이든 양식이든 곁들여 먹기 좋아서 골랐다고. 가족의 끼니를 챙기고, 사람들을 가르치며, 누구보다 주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김유선이 정의하는 좋은 주방은 요리에 대한 그녀의 철학처럼 단순 명쾌하다. “좋은 주방은 나에게 편한 주방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 주방은 ‘아직’ 제게 좋은 곳은 아니에요. 완전히 손에 익으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기대가 되기도 해요. 10~ 20년 뒤 이 자리에서 아이들 소풍 도시락을 싸주던 순간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요? 가장 만족하는 부분은 아름답다는 거예요. 낯섦이나 불편함을 충분히 감수할 정도로요. 이렇게 아름다운 녀석과 한 번쯤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죠(웃음).”

Credit

  • 에디터 윤정훈
  • 사진가 맹민화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김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