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직전에 꺼내 보고 싶은 가을맛 영화 추천 3
아직 가을을 만끽하지 못했다면, 영화 속 가을 냄새와 감성에 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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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문턱에 서면 괜스레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죠. 따스한 햇살도 점점 힘을 잃고, 낙엽은 바람 한 번에 흩날리며 계절의 끝을 알려옵니다. 그래서일까요.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유독 가을에만 느낄 수 있는 감성을 다시 꺼내 보고 싶어집니다. 노랗게 물든 은행길을 걷던 기억, 차가운 공기 속 따뜻한 커피 향, 어딘가 쓸쓸하면서도 포근했던 그 순간들 말이죠. 영화 속에서도 이런 가을의 공기는 고스란히 스며들어 우리를 한층 더 깊이 몰입하게 만들곤 합니다. 그래서 겨울이 오기 전, 잠시 멈춰 서서 가을의 감성을 온전히 다시 느껴볼 수 있는 영화 세 편을 소개합니다. 화면 속 흐드러진 단풍과 잔잔한 음악, 그리고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이야기들과 함께 늦가을의 여운을 천천히 음미해보세요.
<작은 아씨들> (2020)
영화 <작은 아씨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소설 <작은 아씨들>은 1800년대 대표적인 로맨스 베스트셀러로, 1917년부터 총 7번이나 영화화 될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2020년 한국 개봉한 그레타 거윅 버전 <작은 아씨들>은 동시대 최고의 젊은 배우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우선 남자 주인공 로리는 티모시 샬라메가 연기했습니다. 주인공인 네 자매 캐스팅도 주목할 만합니다. 맏이 조는 시얼샤 로넌, 멕은 엠마 왓슨, 에이미는 플로렌스 퓨, 베스는 엘리자 스캔넌이 맡았어요. 내용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네 자매의 옆집에 사는 로리가 각기 다른 개성의 네 자매들과 인연을 쌓아가는 과정에서 러브라인을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찰나의 감정들이 섬세하게 그려진 이 작품의 핵심은 바로 작품 내내 바뀌는 계절의 변화를 아름답게 담아낸 미장센입니다. 작 중 인물들의 심리와 상황, 의상에 따라 낙엽이 덮인 동산과 겨울철 모습이 알맞게 색감을 더하며 1800년대의 낭만을 엿볼 수 있죠. 가을빛 물든 조용한 들판에서 로리가 주인공 조에게 감정을 고백하는 장면은 수많은 <작은 아씨들> 중에서도 최고의 장면으로 손꼽힙니다. 어쩐지 쓸쓸한데 그래서 더 아름다운 감정이 와닿는 기분이랄까요.
영화 <작은 아씨들>
<냉정과 열정 사이> (2001)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이 영화를 가을맛 영화로 추천드린 것은 화면 때문이 아니라 음악 때문입니다. 단언컨대 이 영화의 러닝 타임 중 반드시 한 곡 이상은 들어 본 적 있는 음악이 흐를 겁니다. 가을 배경이나 로맨틱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상황이면 이 영화의 OST를 쓰는 것이 ‘국룰’일 정도로 그 음악이 탁월하거든요. 이 작품은 가을의 이탈리아의 두오모 성당을 배경으로 두 남녀가 각자를 가슴에 담아둔 채 살아가는 장면을 감각적으로 그려내는데요. 피렌체의 거리와 주인공들의 아련한 연기, 음악이 한데 섞여 한 장면 한 장면이 포스터처럼 아름답습니다. 영화는 두 사람이 지나온 시간들을 천천히 되짚으며 감정의 온도가 얼마나 복잡하고도 섬세한지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차분한 톤이지만 문득 열정적인 순간이 치고 올라오다가도 다시 가라앉은 냉정한 선택들이 묘하게 가을을 닮아있죠. 영화가 끝나고 나면 완전히 잊었던 전 애인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고 싶어질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시월애 (2000)
영화 <시월애>
가을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고 싶다면 조금 오래된 국내 영화도 좋습니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는 특히 특유의 아련하고 촉촉한 감성 로맨스 명작이 많이 개봉했었죠. 이 작품은 요즘은 흔한 소재로 꼽히지만 당시 화제를 일으킨 ‘타임슬립’을 소재로 한 영화예요. 특히나 주연인 이정재와 전지현의 20대 초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매력 포인트고요. 잔잔한 바람이 스치는 호숫가의 집, 낡은 우체통을 사이에 두고 시간이 엇갈린 두 사람이 주고받는 편지는 늦가을의 정서 그 자체입니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지만 운명처럼 이끌리며 애정을 담아 편지를 쓰죠. 참고로 작품의 배경이 10월인 것도 있지만, 이 작품의 제목인 시월애(時越愛)는 ‘시간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뜻이랍니다. 아련한 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지는 제목이죠.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내용을 더 이야기할 순 없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면 코끝이 시린 것이 성큼 다가온 겨울 때문인지 두 사람 때문인지 모르게 될 거예요.
영화 <시월애>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글 김보
- 사진 각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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