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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하는 레전드, 김은숙의 명작 드라마 다시보기 5

현실에선 차마 뱉지 못할 로맨틱한 명대사들을 수도 없이 남겨 온 김은숙 작가가 넷플릭스와 손 잡고 '다 이루어질지니'를 내놓는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5.09.26

‘김은숙’이라는 이름이 로맨스 드라마 팬들에게 주는 존재감은 여전히 강렬합니다. 수많은 명대사와 찰떡 궁합 커플 조합, 중독성 있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한국 드라마의 한 시대를 장악한 작가 김은숙이 넷플릭스 신작 <다 이루어질지니>로 돌아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콘셉트임을 암시하는 이 드라마는 공개 전부터 화제인데요. 김은숙 작가의 화려한 전작 필모그래피를 복기하며 첫 공개를 기다려보세요.


<파리의 연인>(2004, SBS)

21년 전의 명대사 “애기야, 가자”가 아직도 회자됩니다. 박신양·김정은 커플은 이 대사와 함께 전국을 흔들었습니다. 김은숙 작가가 강은정 작가와 함께 집필한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이후 두 번째 작품인 <파리의 연인>은 그야말로 전국민이 사랑한 ‘국민 멜로’의 교과서라 할 수 있어요. 최종회 시청률 57.6%(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라는, 지금은 상상도 하기 힘든 기록을 썼던 이 드라마는 모든 것이 시나리오 속 이야기라는 엔딩으로 모두를 ‘멘붕’에 빠지게 한 작품이기도 하죠.


<시크릿 가든>(2010~2011, SBS)

이후 <온에어>나 <시티홀> 등을 통해 단순 로코물이 아닌 전문직을 다루는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김은숙 작가는 다시 한번 <파리의 연인>스타일의 독특한 로맨스를 선보입니다. 현빈·하지원의 영혼 체인지 로맨스 <시크릿 가든>이었습니다. 판타지와 멜로의 완벽한 결합을 보여준 이 드라마는 “몇 살때부터 그렇게 예뻤어요?”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같은 주옥 같은 대사로 다시금 유행어 제조기라는 별명을 꿰찼습니다. 연인들은 거품 키스를 따라하고, 거리에는 현빈의 반짝이 트레이닝복을 따라 입은 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통해 김은숙은 독특한 설정뿐만 아니라 그녀만의 위트 있고도 농축된 의미가 있는 대사가 캐릭터와 찰떡 궁합을 이루며 살아 숨쉬게 하는 재능이 있다는 걸 다시금 증명했습니다.


<태양의 후예>(2016, KBS2)

군인과 의사의 사랑이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아시아 전역을 강타한 드라마. 이를 통해 주인공인 송중기·송혜교는 ‘세기의 커플’로 불리며 대중의 폭발적 관심을 받았습니다. 전쟁터와 응급실이라는 극한의 환경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삶의 아름다움을 그리며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 드라마를 선보이며 KBS 드라마국을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들었죠. 총격전 속 고백 장면, 작전 중 사망한 줄 알았던 연인이 돌아오는 장면은 감정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 충분했고, 그해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까지 수상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인정받았습니다.


<도깨비>(2016~2017, tvN)

이미 독보적인 로맨스 대가의 반열에 오른 김은숙 작가가 선보인 공유·김고은의 운명적 판타지 로맨스는 매주 신드롬이었습니다. 불멸의 생을 사는 도깨비와 인간 신부의 사랑이라는 또 하나의 독특한 설정은 수많은 명장면을 낳았고, “날이 좋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는 대사는 이들의 서사와 맞물리며 시청자의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OST인 ‘Stay With Me’는 음악 차트를 장악하며 K-OST의 새 지평을 열었죠. 최종회 시청률은 20.5%로 당시 tvN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고, 작가에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또 한 번 거머쥐는 영광을 안겼습니다.


<미스터 션샤인>(2018, tvN)

이병헌·김태리의 비극적 사랑과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이 결합하며 멜로와 역사극을 동시에 완성한 <미스터 션샤인>. 이 드라마를 통해 김은숙이라는 이름은 어떤 설정도 대중적 로맨스로 빚어낼 수 있는 올라운더로 평가받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드라마가 이 시기를 다뤘지만 아픈 시기임에도 사랑을 잃지 않은 인물들을 아름답게 그려냈기 때문이죠. 영화 같은 영상미와 묵직한 대사로 완성한 애국적 로맨스. 역사적 사실은 각 인물들의 감정선과 맞물리며 극적인 서사를 만든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필모그래피의 정점으로 불립니다.


10월 3일 시작하는 넷플릭스 드라마 <다 이루어질지니>는 김은숙 드라마의 ‘팬심 저격 포인트’를 총집합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적 설정, 예측불가한 케미, 대사 하나에 심장을 흔드는 김은숙식 멜로를 기대해봐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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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글 이다영
  • 사진 각 방송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