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퓨전이다! '폭군의 셰프' 속 한식 메뉴들

MBC <대장금> 이후 음식이 주인공처럼 주목받은 드라마가 또 있을까요? tvN <폭군의 셰프>가 그 빈자리를 제대로 채웠습니다. 이 드라마는 과거로 타임슬립한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폭군 이헌(이채민)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인데요. K-푸드가 가진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시청률 또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데 이어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싹쓸이하는 등 남다른 화제성을 자랑하고 있죠.

극 중 미슐랭 3스타 셰프 연지영은 전통 한식 재료에 현대적 조리법을 더해 다채로운 퓨전 음식을 완성합니다. 예로 '고추장 버터 비빔밥'은 참기름 대신 브라운 버터를 더해 고추장 특유의 매운맛을 부드럽게 만들고 '된장 파스타'는 메밀 면과 된장 소스로 서양식 파스타의 풍미를 재해석하는 식이죠. 여기에 수비드 스테이크와 슈니첼, 북경오리 롤, 마카롱 등 창의적인 레시피로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일명 다채로운 미식의 세계가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셈. 여기에 흥미로운 스토리가 더해져 눈을 뗄 수 없게 하죠.

최근 회차에서 펼쳐진 명나라와의 요리 경합도 이에 해당합니다. 연지영은 갈비찜과 비프 부르기뇽을 결합한 요리를 선보인 데 이어, 돌아가신 어머니가 비프 부르기뇽을 만들어준다면 어떨지 늘 상상해왔다고 전해 현장에 있는 모두를 먹먹하게 했거든요. 여기에 명나라 측은 산뜻하고 깊은 사찰 음식을 내세워 보는 재미를 더했습니다.

이정도면 음식에 진심인 드라마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에 외신들의 극찬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포브스는 "이 드라마의 진짜 주인공은 정교하게 차려진 음식"이라고 평했고, 뉴욕타임스는 "음식이라는 언어로 사랑을 전하는 로맨틱 코미디"라고 말했습니다.

드라마의 인기요인에는 제작진과 주연배우의 노력이 한몫했습니다. 장태유 감독은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요리가 (작품에서) 또 다른 주인공으로 활약한다. 매회 등장하는 각각의 요리를 위해 오랜 준비의 시간을 가졌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실제로 본 방송에서도 각 요리 과정 자체가 돋보일 수 있게 디테일한 연출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어요. 제작진 또한 "당시 사람들이 사용했던 식재료는 무엇이 있을지, 음식은 어떤 것이 있을지 서적을 참고해 메뉴를 구상했고 그릇 등 여러 요소로 신선한 조화를 꾀했다"라고 밝혔고요. 그러면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한국의 식재료를 활용해 지영이 익숙한 조리법으로 멋지게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작품을 위한 임윤아의 노력도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셰프 연지영을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촬영 3개월 전부터 요리 학원을 다녔다는군요. 셰프들에게도 따로 배우면서 요리 장면 대부분을 대역 없이 촬영한 것도 감탄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요리 자문과 메뉴 개발에 참여한 셰프 명단도 눈길을 끕니다. 국내 일류 호텔의 신종철 헤드셰프를 시작으로, 오세득·김종효 셰프가 프랑스 요리를, 최강록 셰프가 한식과 퓨전을, 이성우 셰프가 중식을 담당하며 개발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는군요. 여기에 궁중 음식 전문가인 이정민 대표와 식단 연구가 이채윤 대표도 함께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