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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전 작품이 이토록 사랑 받을 때 감독과 배우는 이렇게 말한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5인방 박찬욱, 이영애, 송강호, 이병헌, 김태우가 한자리에 모인 이유

프로필 by 이마루 2025.02.11
HOMECOMING GV <공동경비구역 JSA> 행사를 맞아 25년만에 모인 주역들. 이영애, 김태우, 이병헌, 송강호 배우와 박찬욱 감독.

HOMECOMING GV <공동경비구역 JSA> 행사를 맞아 25년만에 모인 주역들. 이영애, 김태우, 이병헌, 송강호 배우와 박찬욱 감독.


한 작품이 오래 사랑 받는다는 것은 감독과 배우에게는 어떤 의미일까요? 지난 2월 4일 저녁, <공동경비구역 JSA(이하 <JSA>)> 홈커밍 GV가 개최됐습니다. 한국 영화와 콘텐츠의 중흥을 이끌어온 CJ ENM 30주년 기념 비저너리 선정작으로 꼽힌 것을 축하하며 박찬욱 감독과 배우(송강호, 이병헌, 이영애, 김태우)들이 25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죠.

지난 2015년 개봉 15주년을 맞이해 리마스터링 버전이 재개봉한 적은 있지만 영화의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여 GV를 개최하는 것은 최초인 만큼, GV 생중계가 진행된 2개관은 티켓 오픈과 함께 빠르게 매진되어, 2개 관이 추가로 편성되는 등 뜨거운 호응을 얻었습니다. GV 전 진행된 무대인사에서 "관객석을 보니 젊은 관객분들이 많다"라고 이병헌 배우의 소감 그대로 실제로 이 영화를 아마도 스크린에서 보는 경험은 처음일 것이라 짐작되는 젊은 시네필들이 영화 포스터와 초코파이, 군번줄이 든 굿즈를 들고 관객석을 가득 채운 장면 또한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어요. 한국 영화를 향한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관심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죠. 25년전 <JSA>의 미술 감독이었던 <전,란>의 김상만 감독을 비롯 제작팀장, 음악감독, 분장 담당 등 제작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관계자와 배우들의 가족들도 현장에 함께 해 감동을 더했음은 물론이고요.

그리고 한국영화사의 아주 뜻깊은 이 순간을 기록하는 데 <엘르>가 함께 했습니다. 포토월과 영화 상영 사이에 주어진 짧은 만남이었지만 자신들의 청춘이 새겨진 한 편의 영화를 향한 감독과 배우의 깊은 애정,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좋은 이야기'를 향한 열망을 엿보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죠. 그 기록의 일부를 공개합니다.
당시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박찬욱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며 사회적 문제들에 고민이 참 많았던 청년이었습니다. 그런 문제의식을 대중 영화에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가 늘 어려운 문제이자 숙제였던 시기였죠. 두 편의 영화의 흥행에 실패하고, 미래가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절망적인 상태에 놓여 있던 그는 이 영화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니 정말 처절하게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박찬욱(감독)
지금까지도 통용되는 이 영화의 가치 중 으뜸은 ‘사랑’이죠. 인간에 대한 사랑, 그런 근원적인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배우로서 긴 세월 살다 보니 다양한 굴곡을 맞이하기도 하고 몇 번의 ‘화양연화’가 찾아오기도 했는데 제게는 그 첫 번째 화양연화가 <공동경비구역 JSA>와 함께한 시간들입니다. 촬영하고 개봉하고 관객들을 만난 그 모든 순간들을 지금도 결코 잊을 수가 없으니까요. -송강호(오경필 중사)
처음으로 남한군과 북한군이 조우하는 갈대밭 장면이 지금도 가장 생생하게 떠올라요. 많은 분들께 웃음을 드렸던 장면이기도 하고, 촬영할 때도 정말 즐거웠거든요. 결과물을 보면서도 흡족함에 많이 웃었던 장면이고요. 항상 이 영화의 몇몇 장면을 생각하면 즐거우면서도 굉장히 애틋한, 그런 어떤 감정들이 한 구석에 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병헌(이수혁 병장)

이 작품이 이토록 오랜 시간 사랑 받고 기억된다는 건, 시간을 뛰어 넘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많다는 뜻이겠지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분명하니까요. <공동경비구역 JSA>는 관객들에게도, 제게도 아주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여운을 선사했어요. 저도 관객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느끼고 행복해하고 위안을 받았던 작품입니다. -이영애(소피 소령)
<공동경비구역 JSA>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소위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었던 흔치 않은 영화죠. 그중 이 작품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한국 영화에서만 다룰 수 있는 소재를 풀어냈다는 점입니다. 당시 저는 연기를 너무나 사랑했던 열혈 청년이었어요. 형들과 누나, 그리고 하균이랑 그토록 매일매일 신나게 촬영장에 걸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김태우(남성식 일병)



* <공동경비구역 JSA> 의 주역과 함께 한 인터뷰와 화보 전체 기사는 2월 20일 발행되는 <엘르> 3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Credit

  • 에디터 이마루 전혜진
  • 디지털에디터 김영재 김동휘
  • 사진가 신선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