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

이학주, 날 보러와요

영화 <날, 보러와요>에서 보러갈 만한 배우 이학주.

프로필 by ELLE 2016.04.07

4월 개봉하는 영화 <날, 보러와요>는 무슨 내용인가 이유도 모른 채 정신병원에 끌려온 여자가 사건들을 낱낱이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방송국 시사 프로그램 PD가 보게 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그렸다. 나는 정신병원의 보호사 ‘동식’ 역을 맡았다. 

 

언제부터 배우가 되기를 꿈꿨나 문과 학생이 으레 그렇듯 막연히 PD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어느 날 약주를 하신 아버지께서 “연극영화과에 가라”고 하시더라. 왜 그랬는지 아직도 미스터리다(웃음).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연극영화과를 택했지만 연기는 내게 불가침의 영역이라고 생각해서 영화연출을 전공했다. 학과 필수 과목인 연기 수업 중 깜깜한 무대에서 팔로 조명을 받았을 때에야 연기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독백을 읊을 때 짜릿했거든. 굉장히 부담스러웠지만 그 부담이 매력적이었다. 

 

올해 <검은 사제들>의 흥행 이후 주목받은 것이 원작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들>이다. 강동원이 연기한 보조사제 역을 원작에서 맡았다 둘 다 장재현 감독님의 작품인데 내게는 분명 ‘평범하게 생긴 보조사제’였으면 좋겠다고 했다(웃음). 리메이크 영화가 잘돼서 좋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같은 영화이니까. 이 작품으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에서 ‘독립영화의 얼굴상’을 받고, 지금의 회사를 만났고, <오! 나의 귀신님>에서 박보영에 빙의한 귀신(김슬기)의 철없는 남동생으로 출연해 ‘경모 이 새끼’라는 별명도 얻었다. 

 

귀신을 쫓는 사제, 귀신의 남동생, 이번에는 정신병원 보호사다 ‘보호사’이지만 여자를 보호하는 것일 수도, 감시하는 역할일 수도 있다. 무서운 사실은 <날, 보러와요>는 실화를 배경으로 만들었다는 거다. 연기하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싶었다. 관객들이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는 것을 떠올리며 본다면 더 섬뜩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음에는 어떤 모습이고 싶나 <아마겟돈>에서 ‘엄지 척’ 올리고 지구를 구하러 가던 브루스 윌리스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에서 첫사랑을 잊지 못하던 오사와 다카오와 같은 역할. 내가 울었던 것처럼 보는 사람이 펑펑 울 정도로 깊은 희생 정신을 보여주고 싶다. 

 

인터뷰 중에 ‘평범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평범함의 정의도 여러 가지가 있지 않나 배우의 얼굴을 떠올릴 때 보통 선이 굵은 모습을 상상한다. 그에 비하면 나는 평범하지만 평범해서 어디에 갖다 놓아도 어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것, 그래서 궁금해지는 것이 평범함에 대한 내 정의다.

 

 

 

Credit

  • PHOTOGRAPHER JDZ CHUNG
  • EDITOR 김은희
  • STYLIST 배보영
  • HAIR STYLIST 김환
  • MAKEUP ARTIST 김환
  • ART DESIGNER 조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