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슬기와 민'이 또렷하게 밝히는 일

독립출판사 '스펙터 프레스'를 운영하는 아티스트 슬기와 민은 메시지가 투명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정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프로필 by ELLE 2016.02.03



슬기와 민, 또렷하게 그러나 흐릿하게

‘슬기와 민’은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최성민, 최슬기를 묶어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다. 그들은 디자인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국한할 수 없는 대상이다. 

최성민, 최슬기
를 그들이 운영하는 독립 출판사 ‘스펙터 프레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빽빽하게 채워진 철제 책장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곳 저곳 막 책을 꽂는 것 같지만 나름의 규칙대로 움직이는 것 같기도 했다. 슬기와 민은 정렬하는 일을 한다. 자료에 구조와 질서를 부여해 체계적이지만 지루해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한다. 


“그래픽 디자인은 또렷하게 밝히는 일이에요. 주어진 내용과 메시지, 의미를 되도록 투명하게 전달해야 해요.” 맞는 이야기지만 이것만으로 그들이 하는 일을 온전히 설명하진 못한다. 슬기와 민의 정체성을 묻자 “또렷하게 밝히며 일하고, 흐릿하게 숨기며 일하는 것”이라고 했다. 명료한 텍스트와 이미지, 압도적인 여백으로 언급되는 그들의 디자인 언어에 비가시적인 무언가가 있다는 의미일까. 최성민, 최슬기는 기능적 의미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머무르고 싶지 않아 보인다. 


꾸준히 전시도 하고 미술 프로젝트 그룹 ‘SMSM’의 멤버로 활동하며 다양성과 실험성을 모색하고 있다. ‘2014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 최종 후보로 선정돼 흐릿하고 거대하게 확대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미지를 프린트한 ‘테크니컬 드로잉’을 선보였을 땐 ‘인프라 플랫 (Infra-Flat)’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세상을 평평하게 압축하는 힘이 도를 넘어 오히려 역전된 깊이감을 창출하는 상황을 의미해요. 오늘날 세계는 딱 셀카봉과 그 주인공 사이 정도로 납작해졌어요.” 


슬기와 민도 어떤 부분은 선연하고 어떤 부분은 흐릿하다. 디자인과 출판, 전시 분야에 걸쳐 그 이름이 선명히 쓰이고 있지만 최성민, 최슬기는 여전히 모호한 대상이다. 그들을 만난 김에 몇 가지 정보를 또렷하게 밝혀냈다. 


1. 활자체 중 (공식적으로) 헬베티카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2. 팬톤 컬러에서 예보하는 유행 색을 자주 사용한다. 

3. 작업할 때 앞으로 몇 시간이나 쓸 수 있는지 습관적으로 확인한다. 

4. 공통 관심사는 영화 보기. <시계태엽 오렌지> 포스터를 좋아한다.


최슬기가 착용한 브레이슬렛은 Hermes.



to be continued....

Credit

  • PHOTOGRAPHER 천영상
  • EDITOR 김영재
  • PHOTO herme?s
  • ART DESIGNER 조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