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 라미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주연이건, 조연이건, 단역이건 상관없다. 내가 잘 끌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정봉이 엄마로, 생활 연기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는 라미란은 쉽게 휩쓸리지 않는다. 자신의 자리를 잘 아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라미란,응답하라 1988,정봉이,정환이,정봉이엄마,응팔,DVF,엘르,엘르걸,elle.co.kr:: | 라미란,응답하라 1988,정봉이,정환이,정봉이엄마

기하학적인 레트로 패턴의 ‘브리나’ 랩 드레스와 앞코가 뾰족한 포인티드 토 스틸레토 힐은 모두 DVF. 골드 링과 뱅글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의 여군 특집은 무려 20%에 달하는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얻었다. 그리고 배우 라미란은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한 달간의 예능 출연이 약 2년간의 극단 생활을 포함한 10여 년의 연기 경력보다 그녀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렸다는 건 분명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그 아이러니가 ‘항상 불안한’ 무명 시절을 과거형으로 밀어낼 수 있는 기회였던 것도 확실하다. “많은 배우들이 반등의 기회를 기다리며 참고 연기한다. 나는 그 기간을 10년 정도라고 봤다. 10년을 해도 안 된다면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행히도 그녀의 무명 시절은 10년을 넘기지 않았다. 영화 데뷔작 <친절한 금자씨>(2005) 이후 갖은 단역을 마다하지 않고 되는 대로 연기했던 그녀에게 그럴듯한 기회가 찾아온 건 2012년이었다. <댄싱퀸>에서 엄정화의 단짝으로 등장한 라미란은 ‘신스틸러’의 자질을 발휘하며 확실한 인상을 얻었고, 그 후로 오디션이 필요 없는 배우가 됐다. 이듬해에 개봉한 <소원>에선 소박하고 진솔한 연기를 선보이며 그해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까지 거머쥐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라미란은 이미 무명 단역배우의 시절을 지나왔다. 그녀에게 더 넓고 높은 자리로 들어설 자격이 주어진 것이다. 어쨌든 물이 들어왔으니 노를 저을 때가 아닐까. “모르겠다. 내년 일조차 알 수 없는 거니까. 그냥 지금처럼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어차피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과 인물이 나올 테니까 기회는 충분하다. 언젠가 <마더>의 김혜자 선생님 같은 역할이나 <돈의 맛>의 윤여정 선생님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주연이건, 조연이건, 단역이건 상관없다. 내가 잘 끌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응답하라 1988>에서 중년 여배우 트로이카 중 한 축을 담당하고 라미란은 '생활 연기의 정수'라는 표현으로는 그 깊이를 다 표현하지 못하는 공감의 캐릭터를 연기한다. 어김없이 각광받는 이 드라마 시리즈에서 '과거의 우리'에 대입하는 것과 동시에 '과거의 부모 세대'라는 다른 면면을 주목하게 만드는 건 '지금처럼' 해오던 라미란의 힘이 크다. 앞으로도 그녀는 쉽게 휩쓸리지 않을 것 같다. 자신의 자리를 잘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