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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언셀러 백현

앨범 판매 더블 밀리언셀러 달성, 한국에서 다섯 번째로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많은 스타. 엑소에 대한 화려한 풍문을 내려놓고 1992년생 <엘르> 코리아와 동갑내기 백현의 얼굴을 똑바로 봤다.

프로필 by ELLE 2015.11.13





엠블럼 장식의 테일러드 재킷, 턱시도 셔츠와 팬츠는 모두 Gucci. 보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데님 재킷은 The Kooples by Tom Greyhound. 안에 입은 톱은 COS. 페도라는 Bowller. 왼손의 반지는 Bebello.








베이식한 디자인의 미디코트는 Perdre Haleine. 브이넥 니트 톱은 Wooyoungmi. 팬츠는 Prada. 오른손의 반지는 H.R.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호피 무늬 코트는 R13 by Koon. 블랙 터틀넥 니트는 J. Crew. 팬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는 Underground. 오른손의 반지는 Frica.









글렌 체크 패턴의 모직 재킷은 Lardini by Koon. 라펠에 장식한 브로치는 H.R. 니트 톱과 블랙 팬츠, 슈즈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어깨에 걸친 코트는 Prada. 니트 스웨터는 Neil Barrett. 팬츠는 Cy. Choi. 호랑이 인형은 Hansa Toy.






지난해 엑소의 활화산 같은 팬덤에 대한 뉴스가 이어졌을 때, 주변 어린 여자들에게 물었다. “엑소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아?” 엑소에 막 ‘입덕’했다는 한 후배가 답했다. “선배, 일단 한번 보세요. 훅 빠져든다니까요!” 그리고 2015년의 어느 날, TV 채널을 돌리다가 보게 된 엑소의 신곡 무대. 닮은 듯 서로 다르게 생긴 남자 아이들이 날렵한 몸짓으로 합쳐졌다가 흩어짐을 반복하며 만들어내는 힘 있고 세련된 퍼포먼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올해는 ‘화려한 풍문’으로 접했던 글로벌 대세 그룹 엑소의 역량 혹은 진가를 팬덤 밖의 대중이 엿볼 기회가 많았다. 멤버 한 명 한 명의 존재감도 선명해졌다. <엘르> 창간 23주년을 기념하며 첫 단독 화보를 진행하기로 약속한 백현. 유독 밝고 쾌활한 모습으로 ‘비글돌’이라 불린다는 사전정보를 입수했는데, 촬영장에서 만난 그는 예의 바르고 센스 있는 모습으로 자연스레 호감을 자아내는 스물넷 청년이었다. 혼자서 찍는 첫 화보인데도 어색함 없이 촬영을 이어나갔고, 디렉션을 전하기도 전에 에디터가 원하는 바를 알아채고 먼저 움직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노회한(!) 에디터마저 푸릇하게 감화시키는 긍정 에너지! 인터뷰를 마친 백현은 다가오는 주말, 한국 최초의 돔 공연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릴 콘서트 연습을 위해 떠났다. 허리가 반으로 접힐 만큼 공손한 인사를 남기고. 


1992년생이지? 오늘 이 만남이 운명인 걸 아나 <엘르> 코리아도 1992년에 창간했다고 들었다. <엘르>에서 첫 개인 화보를 찍게 돼서 영광이다. 컷이 적지 않았는데 굉장히 빨리 찍은 것 같다. 멤버들과 다 같이 사진 촬영을 하면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거든. 한 명만 눈을 감아도 다시 찍어야 하니까. 


한국 나이로 스물넷. 솔직히 더 어린 줄 알았다 대부분 내 나이보다 어리게 보더라고. 멤버들 모두 20대 중반이다. 요즘은 10대에 시작하는 그룹도 많은데 우리는 데뷔 때부터 그렇게 어린 편은 아니었다. 


엑소도 어느덧 데뷔 4년차다 첫 데뷔 쇼케이스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실 난 무슨 일에 잘 떨지 않는다. ‘그냥 연습한 대로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인트로 영상이 나오면서 팬들의 함성이 들리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율이 흐르더라. 피곤하다가도 막상 무대에 서면 피곤함이 싹 가신다. 체질인가 봐. 


언제부터 가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나 11세 때 부모님께 선언했다. 난 커서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직업은 못할 것 같다고. 워낙 성격이 활달해서 한자리에 가만히 있질 못했거든. TV에 나오는 가수들의 노래를 흥얼거리면 친구들이 잘한다고 말해 줬는데, 그러니 진짜 한번 해보고 싶더라. 그러다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수 비 선배님을 보고 본격적으로 가수의 꿈을 키웠다. 넓은 무대를 혼자서 꽉 채운 모습을 보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팀에서 연습생 기간이 가장 짧은 멤버라고 서울예대 입시를 보러 갔다가 학교 앞에서 캐스팅됐는데, 회사에 들어간 지 1년이 안 돼서 데뷔했다. 무엇보다 멤버들에게 고맙다. 이미 만들어진 팀에 색깔만 입힌 정도인데, 다들 반갑게 맞아줬다. 텃세란 게 전혀 없었다. 


친화력이 남달랐던 건 아닌지 본래 낯을 안 가리는 성격이긴 하다. 설령 나를 싫어하는 티가 느껴지더라도 막 다가간다. 그리고 기본적인 예의만 잘 지키면 누구나 좋아한다. 특히 선배님께 인사를 잘하면 사랑받더라고. 


그런 처세술은 어떻게 터득했나 학교에서 자연스레 배운 거지. 학창 시절을 충실히 경험하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많은데, 나는 운 좋게 중·고등학교를 다 마치고 연습생이 됐다. 일하면서 학교가 작은 사회라는 말에 공감하게 됐다. 멤버들과 있으면 정말 학교에 온 것 같다. 


팀의 분위기 메이커라고 하더라. 주변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 걸 좋아하나 무거운 분위기를 안 좋아한다. 분위기가 처졌다 싶으면 혼자 시끄럽게 떠든다. 사실 어릴 때는 우울하다는 게 뭔지 잘 몰랐다. ‘비 오면 좀 찝찝한 그런 기분인 건가?’ 생각했었다. 다른 사람이 가라앉은 것 같으면 괜히 말 걸고 웃겨주고 그랬다. 우울한 생각을 빨리 털어내지 않으면 마음속에서 계속 커져서 나중에는 이겨내기 어려우니까. 


그럼 고민이 있을 때는 멤버들한테 다 얘기한다. 담아두지 않는다. 마음의 짐이라는 게, 비록 해답은 얻지 못해도 누군가와 나누는 것만으로도 조금 가벼워지잖아. 또 멤버들이 어디 가서 함부로 이야기를 퍼뜨릴 친구들도 아니고.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참 행복한 일이다. 


지난 추석 연휴에 특집 방송 진행을 맡았다. 스스로 MC로서의 자질을 평한다면 워낙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 하니, 어쩔 수 없이 게스트로 보이더라(웃음). 많이 배우고 왔다. 특히 좋은 MC가 되려면 아는 게 많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김구라, 유세윤 선배님 두 분 다 어떤 주제든 이야기가 척척 나온다. 책도 좀 읽어야겠다. 부끄럽지만 책이라면 중학교 때 읽은 권장도서 몇 권 만 기억난다. 뭔가 진득하게 하는 일을 잘 못한다. 이것저것 해보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다. 


요즘 제일 즐기고 있는 건 게임을 제일 좋아한다. 하하. 요즘은 운동도 많이 한다. 솔직히 헬스장에 간 첫날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 뻔했다. 그런데 힘든 걸 참고 몇 번 더 하고 난 뒤에는 샤워할 때 기분이 굉장히 좋더라고. 다이어트로 고민하는 분들께 권하고 싶다(웃음). 


새로 배우거나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은 건 외적인 것보다 아무래도 노래를 더 잘하고 싶다. 처음부터 가수가 되고 싶었으니까. 듣는 사람들이 ‘와!’ 하고 감탄할 만큼 노래를 잘 부르고 싶다. 너무 멋 내거나 기교 부리지 않고, 힘 빼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를 부르는 사람. 아직은 혼자 노래 부를 기회가 없지만, 나중에 많은 분들한테 내 노래를 들려줄 수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엑소의 곡 ‘러브 미 라잇’. 펑키한 분위기의 곡이라 모두 신나 했다. 무대 위에서 우리들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 것 같다. 실제로는 멤버들 다 은근히 까불까불 하거든. ‘늑대와 미녀’ 같은 강렬한 노래를 하다가, 이제 우리 본연의 모습과 어울리는 노래를 하게 되니 멤버들이 신나서 날뛰는 느낌이 들었다. 


올해 부지런히 활동했다. 덕분에 엑소란 그룹의 매력과 역량을 대중이 확인할 기회가 많았다 어떻게 시간이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콜 미 베이비’ 티저 영상을 찍고 앨범이 나오길 기다린 게 엊그제 같은데, 리패키징 앨범이 나오고 콘서트를 하고 나니 10월이다. 음악 방송을 많이 하진 않았지만 여기저기 많이 활동했던 것 같다. 되게 재미있었다. 엑소 전체로서나 멤버 개인에게도 뿌듯했던 해. 


‘엄청난’ 인기를 본인들은 언제 체감하나 팬들의 함성을 들을 때. 공연장이나 시상식 같은 자리에 가면 우리 팬들이 있는 힘껏 소리를 질러주거든.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 감사하지만, 지금의 인기를 유지하는 것만이 목표는 아니다. “애들아 뭐해? 우리 더 올라가야지.” 멤버끼리 그런 얘기를 많이 한다. 더 올라갈 데가 있을까? 


올해 대한민국에서 음반이 가장 많이 팔린 그룹인데 진짜 대한민국 일등이 돼야지. 정상에 있다는 생각은 진짜, 한 번도 해본 적 없다. 아직도 신인 같은 기분이다. 어딜 가나 선배님이나 스태프들한테 깍듯이 인사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다 같이 모니터하면서 “우리 춤 왜 이래? 더 연습하자”라고 한다. 자만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서 나아가려는, 지금과 같은 팀워크와 마음가짐이 참 좋다.






Credit

  • PHOTOGRAPHER 김도원
  • STYLIST 김세준
  • EDITOR 김아름
  • HAIR STYLIST 박내주
  • MAKEUP ARTIST 현윤수
  • ASSISTANT 윤혜원
  • ART DESIGNER 유경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