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너블한 그 집
온라인 쇼핑몰 ‘업타운걸’의 대표 강희재의 집과 레너베이션한 사무실. 구조와 컬러 선택, 가구 배치까지 공간의 모든 요소는 그녀가 오랫동안 컬렉팅한 아트 피스들을 위해 디자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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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재가 컬렉팅한 작품들과 소품이 어우러진 작업실 책상.강아지가 빼꼼 쳐다보고 있는 그림은 윌리엄 웨그먼의 작품 ‘Intruder’.
 
 
 

 
 
영국 소품 숍인 콘란 숍(The Conran Shop)에서 구입한 미키마우스 피규어.
 
 
 

 
 
사물실 한켠에는 벽에 걸린 그림은 스페인 작가 미구엘 앙헬의 ‘El Parque’.화이트와 레드의 조화가 멋스러운 에로 아르니오(Eero Aarnio)의 볼 체어.카펫은 펜톤 제품으로 에이후스에서 구입했다.
 
 
 
 

 
 
본인이 특별히 좋아하는 작품이라는 송재호의 ‘Untitled’이 걸린 작업실.
 
 
 
 
 

 
 
천장 위 다락방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자극한다. 오른쪽 벽에 걸린 일러스트레이션은 팝아티스트 제니 리 ‘Audrey Hepburn NO 1’.그녀가 처음으로 구입한 작품으로 카모폴라쥬 속에 강아지 4마리가 엿보이는 그림은 제임스 라센의 ‘Welcome to the Inner Circle’. 
 
 
 
 

 
 
매일 아침 일어나며 마주하지만 질리지 않는 그림이라는 베네수엘라 작가의 스타스키 브리네스의 ‘I am Possed by Art’. 
 
 
 
 

 
 
영국 작가 특유의 위트가 넘치는 유령 그림은 제임스 라일리의 ‘Hungry Ghost with Blue Shoes’. 오른쪽 베어브릭은 카오즈(Caoz)가 디자인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데미언 허스트의 약장을 보고 착안했다며, 강희재의 아이디어로 주문 제작한 탕비실의 수납장.
 
 
 
 
 

 
 
깔끔하게 정리된 파일들 조차 사무실 인테리어의 한 역할을 담당한다.
 
 
 
현관에서부터 모든 방과 거실은 물론 부엌에 이르기까지 벽과 천장은 온통 화이트 컬러, 그 위에 아트 피스들이 빼곡히 걸려 있다. 회화, 판화, 설치미술, 일러스트레이션 등 장르와 스타일도 다양하다. “6년 전 어느 전시를 보러 갔다가 마음에 남는 그림이 있어서 우연히 한 점 구입하게 됐어요. 그때부터 작가가 유명하든 그렇지 않든, 크든 작든, 클래식하든 모던하든 가리지 않고 내게 말을 걸어오는 그림들을 하나씩 모으기 시작했어요. 공통점은 한 가지에요.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이어야 한다는 것!” 온라인 쇼핑몰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웨어러블하면서도 유니크한 옷을 선보여온 ‘업타운걸’의 대표 강희재는 패션에서부터 시작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을 아트에 옮겨 담았다. 지금의 한남동 빌라로 이사 올 때도 그녀가 디자이너에게 주문한 것은 단 하나, ‘작품을 감상하는 데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이 집을 찾아내기 전엔 사이즈가 큰 그림은 아예 걸 수도 없고, 시선의 높이 등을 고려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천장을 최대한 올리길 원했고, 덕분에 보통의 아파트보단 거의 1m 정도 높은 천장을 갖게 됐어요.“ 여기에 조명도 모두 그림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매립형으로 설치해 갤러리 같은 느낌을 냈다. 가구와 가전은 스테인리스스틸과 우드 소재로 통일했다. 작품들이 컬러풀하기 때문에 색깔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판매하는 의류의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그녀는 바쁜 와중에도 집에 있는 시간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한다. “알고 보니 제가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더라고요. 새로운 걸 구상하는 작업들은 밤늦게까지 사무실을 지키기보단 차분하게 집에서 하려고 해요. 휴식이 필요할 때도 침실에서 빔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거나 책을 뒤적거리고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으니까, 집을 꾸미게 되더라고요.” 벽난로와 소파가 놓인 거실, 거대한 침대 외엔 아무것도 없어 완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침실, 컴퓨터와 마그넷 보드뿐인 작업실, ‘ㄷ’ 자 벽을 옷으로 가득 채운 드레스룸, 모두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공간의 ‘기능성’은 놀랄 만큼 스마트하면서도, 모든 벽에 그림이 필수적으로 걸려 있다. “침실엔 4년째 같은 그림이 걸려 있는데, 왠지 전혀 질리지 않아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보이는 거니까 아주 중요하죠. 첫인상은 좋았지만 감흥이 떨어진 그림들은 한 벽에 여러 그림을 계속 다르게 걸면서 변화를 주고요. 어떤 그림은 복도에선 멋지지만 드레스룸에선 빛을 잃어요. 그림마다 제 위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됐죠.” 각 그림마다 누가 선물했는지, 한창 어떤 사조에 빠져 있을 때 구입했는지, 어떤 작가가 어떤 이유로 작업했는지, 가격이 올랐다가 내렸다가 하는 게 신기하다든지, 들뜬 얼굴로 종알종알 설명하는 모습이 마치 사랑에 빠진 것 같다. 작품을 고려해 화이트 톤으로 꾸민 집이지만, 때문에 유머러스한 소품들을 돋보이게 하기도 좋다. 바퀴가 달린 강아지 오브제, 거미 모양의 그로테스크한 문진, 당나귀 인형처럼 생긴 도어 스토퍼, 카오즈가 디자인한 베어브릭, 귀엽거나 강렬하거나 키치하거나 아기자기하거나…. 모두 개성이 강한 소품들인데 아무 데나 놓아도 다 제자리인 양 잘 어울린다. “재미있는 소품을 보면 그냥 지나치질 못해요. 해외에 아트 페어나 디자인 박람회에 갔다가 사오기도 하고, 남대문 수입상가에서 찾아내기도 하죠.”
 
최근 신사동으로 이전해 새로 인테리어를 마친 사무실 역시 그녀의 집과 똑 같은 규칙을 따른다. 넓은 공간에는 작품을 놓고, 좁은 공간은 통일성 있게 수납과 정리를 최우선으로 한 것. 전체적으로는 화이트 컬러로 통일해 넓고 밝은 느낌을 주는데, 컬러풀한 업타운걸의 옷과 액세서리들이 여기저기서 인테리어를 돋보이게 한다. 꼭 대단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더라도 아트 북의 페이지들을 액자에 넣어 걸어두거나, 조형적인 느낌이 나는 조명을 이용해 삭막하지 않도록 꾸몄다.  “서랍에 모두 레이블을 달아두는 습관도 있고요. 구조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시스템 가구도 좋아해요.” 직원들이 쓰는 모든 가구도 서랍이 많은 시스템 책상을 선택한 건 자신만큼이나 모든 스태프들이 편리한 공간에서 일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빨리빨리 흡수하는 것도 중요하죠. 저는 장사꾼이니까요. 그러나 집과 사무실 같은 생활공간은 좀 더 확고하게 자신만의 무드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디자인 전문 지식보단 내가 행복해지는 곳인지에 대한 대답이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집에서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보이는 강희재의 말은 공간에 대한 어떤 철학보다 와 닿는다.
 
 
 
Credit
- editor 이경은
- photo 목정욱
- DESIGN 하주희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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