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피아노 치는 남자들

<밀회>에서 선재(유아인)를 보며 다시금 깨달았다. 피아노 치는 남자가 이렇게 섹시하다니! 무대와 영화 속에서 찾아낸 환상의 피아노 선율 속으로 풍덩 빠져보길.

프로필 by ELLE 2014.04.08

사실 피아노는 잘 못 쳐요. 어렸을 때 피아노 학원 다니기 싫어서 체르니 100번도 못 뗐어요. 클래식 음악, 역시 잘 몰라요. 그래도 이따금 공연은 보러 갑니다. 왜냐? 피아노 치는 남자들이 '보기' 좋아서요. 드라마 <밀회>에서 선재(유아인)의 피아노 치는 모습에 혜원 언니(김희애)가 뿅 가는 심정, 백분 이해합니다. 두 눈을 감고 온 감각을 모아 연주에 집중하는 모습, 때론 우아하게 두드리고 때론 야수처럼 몰아치는, 환희와 열정에 찬 그 몸짓들이란! 에디터가 홀릭하는 '진짜' 피아노맨들의 연주 동영상을 공유합니다  

 

 

 

 

 

천재의 아우라, 예브게니 키신

러시아 출신의 피아니스트로 열 살 때부터 세계적인 교향악단과 함께 연주하며 '신동', '천재'라는 소리를 귀가 따갑게 들은 키신. 현재는 불혹을 넘긴 나이로 진정한 거장 음악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죠. 유튜브에 가득한 그의 연주 동영상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1997년 20대의 그가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연주하는 모습이에요. 화이트 연미복을 입은 곱슬 더벅머리 청년, 현란하면서도 정확한 타격, 조명 속에 흩어지는 땀방울… 아무리 보고 들어도 질리지 않아요.

 

 

 

 

 

 

 

우아한 낭만, 윤디 리

현재 ‘랑랑’과 함께 세계가 주목하는 중국계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윤디 리. 1982년생 동갑내기 두 연주자는 어쩔 수 없이 자주 비교선상에 놓이곤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윤디 리를 살짝 더 애정합니다. 랑랑의 화려함보다 윤디 리의 ‘절제된 우아함’에 끌린다고 할까요. 낭만적이고 감수성 풍부하면서도 고전적인 균형감이 느껴지는 연주. 홍콩 영화의 로맨틱한 주인공 같은 그를 추종하는 여성 팬들이 엄청나죠. 쇼팽을 연주하는 그의 동영상을 본다면 당신도 공감할 거에요.

 

 

 

 

 

 

 

비범한 열정, 임동혁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임동혁. 평소엔 ‘차도남’의 분위기가 풍기는 그이지만, 연주에 몰입했을 때의 형언 못할 표정과 몸짓(유독 가늘고 예쁜 손가락!)은 그의 비범함을 실감하게 해주죠. 사실 배우 유아인임동혁을 참고한 게 아닌가 싶을 만큼, <밀회> 속 피아노 치는 ‘선재’의 모습과 닮아 보이기도 해요(혹은 그냥 둘 다 잘생겨서?^^). 임동혁이 치는 섬세하고 격정적인 라벨의 ‘라 발스’, 그리고 <밀회>에서 선재와 혜원이 연주했던 바로 그 곡, 슈베르트의 ‘네 손을 위한 환상곡’을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함께 하는 동영상도 감상해보세요.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은 영화 속 피아노 연주 명장면들! 

 

 

<불멸의 연인>, 1994

베토벤의 인생과 사랑을 다룬 영화. 청력을 잃어가는 베토벤(게리 올드만)이 피아노에 귀를 대고 ‘월광 소나타’를 연주하는 장면이 백미로 꼽히죠.

 

 

 

 

<샤인>, 1996

호주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헬프갓'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정신병에 시달려 한동안 피아노를 치지 못했던 주인공 샤인이 길거리의 레스토랑을 찾아가 휘몰아치듯 연주하는 '왕벌의 비행'. 도무지 '연기'같지 않은 배우 제프리 러쉬의 연기력에 다시금 감탄하게 되네요.

 

 

 

 

<말할 수 없는 비밀>, 2007

실제로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지닌 대만 스타 주걸륜이 연출, 연기, 연주 모두를 해낸 작품이라죠. 청순미녀 계룬미와 함께 치는 달달한 연탄곡, 뒤로 돌아앉아 건반을 치는 장면 등 멋진 피아노 연주 장면이 많아요. 그 중 압권은 두 대의 피아노가 마주보고 펼치는 피아노 배틀!

 

 

 

 

<스토커>, 2013

상영 시간 내내 온 몸의 신경을 곧두서게 만드는 영화. 가장 소름 돋았던 순간은 소녀 인디아(미아 바시코브스카)와 수상한 삼촌 찰리(매튜 구드)가 함께 피아노를 치는 장면! '동침'을 은유하듯 아슬아슬하고 관능적인 이 장면에 흐르는 음악은 현대 음악의 거장 필립 글래스의 곡이라죠.

 

 

 

 

 

Credit

  • EDITOR 김아름
  • COURTESY OF CREDIA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