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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강하늘의 로망 세 가지!

'배우는 사람'이라 '배우' 라고 얘기하는 남자, 연기 장인을 꿈꾸는 강하늘을 마났다. <상속자들>의 '효신'을 벗은 그가 사는 세상은?

BYELLE2014.02.10


네이비 재킷, 화이트 셔츠, 쇼트는 모두 Caruso.

 

 

 

 

블랙 트렌치코트는 Burberry London, 블랙 베스트는 Dior Homme, V넥 티셔츠는 Gap,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1990년 출생/연극 베이스로 출발해 드라마 <몬스타>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거쳐 <상속자들>의 학생회장 ‘효신’ 캐릭터로 브라운관까지 안착한 될 성 부른 연기자.

 

 

 

매니저 없이도 잘 돌아다닌다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챙겨주는 사람이 늘었다. 이러다간 의존병에 걸릴 것 같아 공식적인 스케줄 빼곤 혼자 다닌다. 아무래도 드라마 <상속자들> 효과가 크지 사실 ‘집돌이’다. 일 안 할 땐 집에 있거나 체육관에 나간다. 드라마 인기를 확인할 길 없었는데, 최근 집 앞 마트의 채소 파는 아줌마가 공짜로 양상추를 주셨다(웃음). 프로필을 보니 경상도 남자네 고향이 부산이다. 서울엔 중학교 때 올라왔다. 평범한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다 국악예술고등학교로 편입했다.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연기에 재미가 붙었다. 웬 국악예고 국악예고에도 연기과가 있다. 워낙 안양예고, 계원예고의 연기과가 유명해서 사람들이 잘 모른다. 색다른 곳에서 연기를 공부해 보고 싶어서 각종 검색 끝에 찾아낸 학교다. 제일 편입이 쉬웠던 건 아니고 하하, 파워가 약하다고 말할 순 있지. 편입했을 당시 학교가 설립된 지 5년째였다. 그야말로 ‘신생’이었지. 내가 원래 변태(?) 같은 성향이 좀 있다. 남들 다 하는 건 하기 싫다. 그래서 남들 다 가는 학교도 가기 싫었지.

 

‘배우’ 입장에선 역사 있는 학교가 유리한 것 아닌가 어릴 때부터 ‘장인’이란 표현을 좋아했다. 장인들은 어려운 길을 일부러 선택하잖아. 그나저나 나는 아직 배우가 아니다. 그냥 강하늘로 불러라. 배우 소리가 듣기 싫은 이유라도 있나 지금껏 단 한 번도 날 배우라고 불러본 적 없다. 누가 그렇게 날 소개해도 듣기 불편하다. 배우라 불리기엔 실력이 부족하다. 강하늘이 생각하는 배우론 내 생각에 ‘배우’는 일반적인 직업으로 분류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어떤 존재 같은 것’에 가깝다. 뭔가 창조해 내고, 숨결을 불어넣는 데 충분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배우인 것 같다. 기본적으론 불가능이 없는 사람들. 하지만 연륜과 연기력이 비례하진 않는다 물론이다. 그저 자신에게, 남들에게 더 떳떳해지고 싶다. 쉽게 배운 건 쉽게 잊힌다는 주의라서 억지로라도 노력해야 할 부분을 자꾸 만들어야 마음이 편하다.

 

학생 땐 좀 자유로웠겠다 어느 정도는. 고2 때까진 대학 갈 생각도 없었다. 남들이 다 가니까 우리나라 입시제도에 대한 반항이었다(웃음). ‘치기’였지. 그러다 대학생만 경험할 수 있는 세계가 있을 것 같아서 고2 여름방학 때부터 실기 공부를 시작했다. 꿈꿨던 캠퍼스 생활은 진짜 해볼 건 다 해봤다. 원 없이 미팅도 해봤고 캠퍼스 잔디밭에서 막걸리를 들이붓고 뻗어도 봤다. 원래 예대생들이 놀 땐 끝내주게 놀잖아. 드라마 <최강! 울엄마>에 출연하기 전엔 꽤 많은 연극, 뮤지컬 무대에 섰다 2006년에 장영실의 일대기를 그린 연극 <천상시계>로 데뷔했다. 주인공인 장영실을 맡았다. 그게 고등학교 1학년 때다. 그 작품 이후로 <카르페디엠>, <어쌔신> 등에 캐스팅됐다. 돌이켜보면 난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운보다 실력, 재능이란 생각은 무대에선 늘 단점만 지적당했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 주연을 맡아서 상대 배우가 나보다 서너 살 형일 때가 많았다. 이유 변명 불문, 무조건 잘해야 했다. 무대 위에서 혼나면 초라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눈물이 절로 흐른다. 혹독한 훈련기를 거쳤네 강박 관념이 심했다. ‘하고 싶다’는 없고 ‘해야 한다’만 있었으니까. 일단 작품을 시작하면 배역에 매달려 살아야 최상의 연기를 할 수 있다. 물론 지금도 그 믿음은 그대로다. 최근에 와서 인생에서 ‘일탈’도 필요하단 걸 알게 됐지! ‘일탈’이라 하면 두 달에 한 번꼴로 혼자 클럽에 간다. 뮤지컬 배우다운 일탈이다. 춤도 잘 추겠네 뮤지컬 무대용 정도다. 오글거려서 ‘부비부비 춤’ 같은 건 못 춘다. 그냥 노래 듣고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친한 친구가 일하는 클럽 가서 가볍게 놀다 오는 정도다.

 

뮤지컬을 하던 강하늘에게 뮤직 드라마 <몬스타>는 탁월한 선택이었나 단기간에 첼로, 베이스, 피아노, 기타를 마스터해야 했다. 특히 첼로는 한 번도 안 해봐서 가장 다루기 어려웠던 악기였다. 감독님도 능숙하게 연주하긴 불가능하니 대역을 쓰자고 제안했다. 내가 ‘선우’ 캐릭터에 애착이 강해서 대역을 쓰는 게 너무 싫었다. 하루 두 시간씩 자면서 눈만 뜨면 첼로를 켰다. 나중엔 자면서 허공에 손을 휘휘 저을 정도였다. 3주 가까이 매달려 대역 없이 연주에 성공했다. 그때 감독님이 “하늘이 너한텐 뭐든 믿고 맡길 수 있겠다”고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생생하다. <아름다운 그대에서>는 높이뛰기 선수 ‘민현재’로 출연했다 아, 진짜 너무 힘들었다. 실제 선수들도 일주일에 20번 정도 뛴다. 그 이상 연습하면 무릎이 다 ‘아작’난다. 나는 드라마 촬영 때문에 할 수 없이 하루에 20~30번씩 막 뛰었다. 그때 무릎, 허벅지 근육이 완전히 약해졌다.

 

자신을 혹사시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에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을까 물리적인 시간에 한계가 있으니 나중엔 그런 선택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기술자 말고 ‘장인’으로 남고 싶다. 도자기를 만든다 치면 기술자는 10개를 만들어 그중 예쁜 것 1개를 고르고, 장인은 1000개를 만들어 1000개를 다 깰 수도 있다. 제대로 된 ‘하나’가 나올 때까지 끊임없이 만들고 부순다. 장인처럼 힘들게 살고, 연기해야만 나한테 많이 남을 것 같다. <상속자들>에선 배우들의 기 싸움이 장난 아니었을 것 같다 다른 배우들은 그랬을지도 모른다. 옷, 액세서리만 봐도 화려하게 챙겨 입었잖아. 근데 개인적으로 튀는 걸 별로 원치 않는다. 그래서 처음엔 <상속자들> 촬영현장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어색했다.

 

외모 면에서 결코 ‘눌리지’ 않았다. 키는 좀 작아 보이더라 내 키가 181cm다! <상속자들>에선 이 정도 키는 아무 소용 없더라. 김우빈, 이민호 씨가 187cm 정도 되나? 거기에 구두를 신으면 거의 190cm가 넘는다. 나는 높은 굽 신발을 신어도 185cm가 될까 말까다. 두 사람이 너무 컸지. 기 죽진 않았나 뭐, 화려한 꽃들 사이에 핀 들꽃도 평범한 매력이 있잖아. 겸손을 에둘러 표현한 자신감 같은데 내가 원래 빨리 유명해지거나, 돈을 많이 벌어야겠단 욕망이 별로 없다. 좋은 작품만 오래할 수 있으면 된다 싶어서 오히려 속 편하다. ‘인지도’가 있어야 좋은 작품도 고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조차 욕심을 내면 여유가 사라진다. 자주 연기를 하는 것보다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한 문제다. 연극배우 출신인 부모님의 지지를 전폭적으로 받았단 소문이 있던데 자살을 시도할 만큼 부모님과 갈등이 심각한 ‘효신’이 이해가 됐나 ‘전폭’은 아니고 ‘반폭’ 정도? 처음엔 힘든 길이라고 부모님이 조금 반대하셨지. 연기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부모님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다. 아버지 때문에 맨날 소주잔 기울이는 친구들을 많이 봐왔다. 덕분에 효신을 연기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키스 복도 있던데. <상속자들>에선 전현주(임주은), 유라헬(김지원)과 키스 신을 찍었다 특히 입술 부위에 키스한 김지원에겐 미안하다고 문자 했다. 남자로서 입술을 빼앗은 미안함이 컸다. 뮤지컬 <쓰릴 미>를 할 땐 남자랑 500번 정도 딥 키스를 했어도 괜찮았는데…. 연애는 얼마나 했나 스무 살 넘어선 한 여자와 3년 정도 만난 게 전부다. 이제 솔로 된 지 1년 됐다. 드라마에선 연상의 과외 선생님 전현주에게 저돌적으로 ‘대시’하던데, 실제론 내 감정을 반드시 표현해야 한다. 여자친구한테 사소한 이벤트를 많이 해준다. 지하철 내려서 만나기로 한 여자친구 뒤에 몰래 가서 백 허그를 해주는 그런 거 있잖아. 연애도 드라마처럼 하네 ‘계산 없이 사랑하라.’ 내 연애 철학이다. 헤어진 여자친구와 3년 만났는데, 배운 게 많다. 한 사람과 오래 연애했을 때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 그 사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나만의 키워드 같은 게 생겼달까. 지금도 이별한 여자친구 생각하면 슬프지만 후회하진 않는다.

 

또 좋은 사람 만나겠지 1년째 없어서 걱정이다. 맨날 집과 체육관만 왔다갔다하니 만날 기회가 없다. 체육관에선 뭐 하나 무에타이 배운다. 반복적인 헬스가 지겨워서 동적인 운동을 찾게 됐다. 참, 나 한때 몸무게 100kg이 넘었다. 다 헬스로 뺐다. 남자 강하늘의 로망 세 가지 남자라면 60대에도 혼자 바이크 여행 가서 담배 한 대 필 수 있길, 진짜 계산 없이 사랑할 수 있길 그리고 남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노력할 수 있는 일 하나쯤 가질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