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매개체가 돼주는 사람, 갤러리스트 최수연의 시간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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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매개체가 돼주는 사람, 갤러리스트 최수연의 시간

쾨닉 서울, P21의 갤러리스트 최수연에게 시간에 대해 물었다.

김지회 BY 김지회 2023.08.01
 견고한 블랙 세라믹 소재의 38mm 마드모아젤 J12 라 파우자 워치는 Chanel Watches. 18K 화이트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은 Chanel Fine Jewelry.

견고한 블랙 세라믹 소재의 38mm 마드모아젤 J12 라 파우자 워치는 Chanel Watches. 18K 화이트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은 Chanel Fine Jewelry.

 
갤러리스트는
 
좋은 작가를 발굴하고 작가가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사람이에요. 큐레이터가 전시를 기획하는 사람이라면 갤러리스트는 작가뿐 아니라 고객, 기자 등 다방면으로 소통하며 작가 관리와 기획, 홍보를 통해 고객과 만나는 지점을 마련하는 사람이죠.
갤러리는 프로젝트 단위로 시간을 보낼 것 같아요. 갤러리가 가장 바쁜 시기는
 
지난해 프리즈 서울이 생기면서 미술계에선 1년 중 9월이 가장 바쁜 시기가 됐어요. 뿐만 아니라 요즘은 한국미술시장이 해외에서도 주목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1년 내내 분주해요.
 
그럼에도 일을 떠나 자신의 시간을 보낼 때는 언제인가요
 
출퇴근하면서 운전할 때요. 잊고 있던 일도 생각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해요. 오롯이 혼자 있는 유일한 시간이죠.
 
블랙 세라믹 카보숑을 스틸 스크루-다운 크라운에 세팅한 38mm 마드모아젤 J12 라 파우자 워치는 Chanel Watches.

블랙 세라믹 카보숑을 스틸 스크루-다운 크라운에 세팅한 38mm 마드모아젤 J12 라 파우자 워치는 Chanel Watches.

 
 
아트 페어, 전시 오프닝, 작가 미팅 등 갤러리를 대표해 많은 사람을 만나기 때문에 옷차림에도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
 
요즘 아트 페어나 VIP 행사에서는 완벽하게 드레스업하거나 힘을 줘서 입는 추세는 아니에요. 평소 비비드한 컬러나 독특한 소재를 좋아하는데 그걸 활용해 실용적으로 입고, 구조적 형태의 신발로 격식을 갖추죠. 전시 오프닝이 있는 날엔 작가의 작업에서 보이는 컬러나 패턴에서 영감을 받아 입기도 하고요.
 
갤러리스트 최수연의 전신과도 같은 P21과 베를린 갤러리의 아이덴티티를 가져온 쾨닉 갤러리, 서로 다른 성향의 두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어요
 
자체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국제 규모의 갤러리를 운영하는 경우가 드물긴 해요. 처음 쾨닉과 인연이 닿았을 때도 저는 한국미술 신을 서포트하는 플랫폼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오너인 요한 쾨닉과 상의해 두 갤러리를 병행하게 됐죠. 오픈 마인드인 오너 덕분에 작가들의 영역을 넓힐 수 있었고, 대중에게도 더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화이트 래커 다이얼에 블랙 세라믹 인디케이터를 장착한 33mm J12 워치 칼리버 12.2는 Chanel Watches.

화이트 래커 다이얼에 블랙 세라믹 인디케이터를 장착한 33mm J12 워치 칼리버 12.2는 Chanel Watches.

 
두 갤러리의 전시를 기획할 때 작가나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두 갤러리는 서로 경력이 다르기 때문에 작가를 선정하는 차별점은 분명히 있어요. P21은 제 취향을 많이 반영하고, 쾨닉 서울은 베를린 갤러리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시스템이죠. 하지만 서울이라는 도시에 대한 이해가 있는 제 의견을 많이 존중해 주는 편이에요.
 
작가와 소통하고 전시를 완성하기까지 꽤 많은 과정이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 중 오랜 시간 공들여 이룬 프로젝트는
 
저희가 매니징하는 아티스트들이 해외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걸 여러 번 추진한 적 있는데, 최근엔 카타르에서 최정화 작가와 공공미술을 설치한 적 있어요. 그런데 팬데믹이 생기면서 운송 문제로 재료 수급이 어려워 시간이 많이 지연됐죠. 카타르 월드컵 전에 완성해야 했기 때문에 피가 마르는 시간이었어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어려운 과정을 헤치고 결국 데드라인에 맞춰 보람 있었어요.
 
 
오늘은 전시 〈Men Catching birds〉 오프닝을 앞두고 촬영 중인데, 작가 호세 다빌라는 어떻게 접하게 됐나요
 
호세 다빌라는 멕시코 작가로, 쾨닉 갤러리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왔어요. 전 그의 작업을 여러 나라에서 접했는데, 지난해 리옹 비엔날레에서 그를 만났죠.
 
멕시코 작가의 개인 전시라니, 서울이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납니다
 
항상 새로운 시장을 찾는 건 당연한 흐름이니까요. 미술계가 다른 분야에 비해 보수적인 건 사실이에요. 한국시장에 대해 막연히 환상을 갖는 이들도 있고 추상적으로 이해하는 작가들도 있는데, 그들에게 제가 매개체가 돼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계기를 마련하고 있어요.
 
블랙 래커 다이얼에 마드모아젤 샤넬 조각으로 장식한 38mm 마드모아젤 J12 라 파우자 워치는 Chanel Watches. 퀼팅 디테일의 옐로골드 코코 크러쉬 미니 링과 레이어드한 베이지골드 코코 크러쉬 미니 링, 화이트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과 화이트골드 코코 크러쉬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Fine Jewelry.

블랙 래커 다이얼에 마드모아젤 샤넬 조각으로 장식한 38mm 마드모아젤 J12 라 파우자 워치는 Chanel Watches. 퀼팅 디테일의 옐로골드 코코 크러쉬 미니 링과 레이어드한 베이지골드 코코 크러쉬 미니 링, 화이트골드 코코 크러쉬 스몰 링과 화이트골드 코코 크러쉬 네크리스는 모두 Chanel Fine Jewelry.

 
이번 전시는 어떤 면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을까요
 
갤러리에 전시된 페인팅과 조각 작품은 시각적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같은 맥락이 있어요. 기하학적 패턴이나 그가 차용한 여러 미술사를 참고해 힌트를 따라가보면 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좋아하는 것도 일이 되다 보면 감흥을 잃기도 하죠. 최근 일을 떠나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전시가 있나요
 
전시를 수없이 보다 보면 피로도 쌓이고, 전시에서 감명받지 못하면 감정적으로도 채워지지 않죠. 최근 리서처로 참가한 바젤에선 편한 마음으로 전시를 감상했던 것 같아요. 특히 도리스 살세도라는 작가의 전시는 굉장히 조용하면서도 파워플해서 강한 인상을 받았어요.
 
요즘은 좋아하는 작품을 수집하고 공간을 꾸미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갤러리스트의 사적인 공간엔 어떤 작품이 걸려 있나요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 어느 하나를 꼬집어서 말하기 어려워요. 제 방에 놓을 걸 고려하면 작더라도 감동 있는 작품을 고르는 편이에요. 아직 공간 자체가 원하는 작품을 다양하게 걸 수 있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먼저 그런 공간을 가지는 게 목표예요.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33mm J12 워치 칼리버 12.2는 Chanel Watches.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탑재한 33mm J12 워치 칼리버 12.2는 Chanel Watches.

 
갤러리 사무실에 걸린 세라믹 작품도 그런 이유로 선택한 건가요
 
최근 전시했던 다비드 징크라는 페루 작가의 작품이에요. 현대미술은 시각적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것을 뒷받침하는 개념이나 작가의 태도도 중요한 것 같아요. 다비드 징크는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사람이라 저에게 특별한 영감을 주죠.
 
P21은 최근 전시를 끝냈어요. 앞으로 계획한 프로젝트는
 
P21에서 처음으로 그룹전을 준비하고 있어요. 조금 설레기도 하고, 준비를 잘해서 좋은 전시를 보여줘야겠다고 다짐하는 중이에요.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초심이요.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하는지, 처음에 이루려던 이상향은 무엇인지 생각해요. 작가를 발굴해서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가 다른 일에 지쳐 퇴색되면 안 되죠. 주목받을 수 있는데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작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소개하면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작가들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마련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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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김지회
    사진가 김민주
    헤어 스타일리스트 임안나
    메이크업 아티스트 유혜수
    어시스턴트 김민숙
    디지털 디자이너 장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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