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식물 섬, 내추럴리 내추럴 || 엘르코리아 (ELLE KOREA)
CULTURE

도심 속 식물 섬, 내추럴리 내추럴

내추럴리 내추럴이 만들어나가는 자연스럽고 따뜻한 시선.

ELLE BY ELLE 2023.07.31
굽이굽이 우아하게 흘러가는 가지를 따라 소담스러운 꽃이 핀 황찔레.

굽이굽이 우아하게 흘러가는 가지를 따라 소담스러운 꽃이 핀 황찔레.

도심 속 자연의 섬, 내추럴리 내추럴

 
식물을 다루며 ‘자연스럽게’라는 말을 많이 언급하다가 어느덧 그 단어가 상호가 돼버린 가게가 있다. 식물이 가진 저마다의 선과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살리는 것을 추구하는 이곳은 성수동의 ‘내추럴리 내추럴(Naturally Natural)’. “이름 뒤에 어떤 명사를 붙일 때마다 또 다른 스토리가 만들어지는 연결성이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내추럴리 내추럴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박동제 · 임다연 대표는 제품 디자이너였다. 식물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식물의 깊은 매력을 포착했고, 그들이 가진 디자인 능력에 식물이 더해지면 좀 더 재미있고 반짝이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것.
 
기후와 환경에 맞는 식물끼리 모아놓은 섬을 매만지는 임다연 대표의 손길.

기후와 환경에 맞는 식물끼리 모아놓은 섬을 매만지는 임다연 대표의 손길.

 커다랗고 컬러플한 화분 받침대 ‘스프링 스프링(Spring Spring)’은 그렇게 탄생했다. “건드릴 때마다 스프링이 잔잔하게 흔들려 식물에게 활력을 줄 수 있는 제품이에요. 앞으로는 가드닝 제품, 식물을 수납하는 선반이나 가구도 조금씩 고안해 볼 생각입니다.” 내추럴리 내추럴의 쇼룸은 번화한 성수동의 건물 3층에 있다. 작은 간판을 제외하면 외부에서 이곳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고요히 숨어 있다. 안에 들어서면 창가 쪽에 서너 개의 반원 섹션이 보인다. 박동제 · 임다연 대표가 ‘섬’이라고 명명한 이 공간에는 비슷한 기후와 환경에 사는 식물을 모아놓고 그들이 잘 자랄 수 있는 습도와 온도, 햇살을 맞추고 있다. 이끼와 화산석이 덮인 섬에 자리 잡은 식물은 그 속에서 평화롭게 자란다.
 
식물을 식재하고 관리할 때마다 한가득 펼쳐놓는 도구들.

식물을 식재하고 관리할 때마다 한가득 펼쳐놓는 도구들.

두 대표는 실내에서 키우기 적당한 식물로 오히려 나무를 추천한다. 사계절의 변화가 뚜렷해 보는 재미가 남다르고, 키우기도 생각보다 수월하기 때문이다. 내추럴리 내추럴에서 선보이는 분재도 대부분 나무를 사용한다. 그들이 추천하는 수종은 작고 노란 꽃을 피우는 황찔레와 등나무 중에서 잎이 가장 작은 애기등나무. 그들에게는 분재의 선과 법을 가르쳐준 스승이 있다. 1970년대부터 일본에서 분재를 공부한 후 자연수형 분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석정녀 선생님. 처음에는 수업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오랜 시간을 간청해 결국 배움을 얻게 됐다. “지금도 꾸준히 선생님을 찾아가 연구하고 있어요. 아마도 평생 끝나지 않을 수업일 것 같습니다.” 화기 또한 스승에게 오랫동안 화기를 만들어준 임태경 작가의 작품을 사용한다. 형태는 클래식하지만 흔하지 않은 유약을 사용해 그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다. “앞으로도 우리들의 이름에 어울리는 일을 하고 싶어요. ‘자연스럽게’에 어울리는 작업이라면 굳이 영역을 나눌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내추럴리 내추럴의 시선은 그렇게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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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컨트리뷰팅 에디터 정윤주
    사진 맹민화
    디지털 정혜림
    디지털 디자인 오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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