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Not a Bag, it's a Baguette!" 낮에는 펜디 바게트를 가볍게 둘러멘 채 매그놀리아 베이커리의 컵케이크를 베어 물며 맨해튼 거리를 거닐다, 밤에는 영롱한 마놀로 블라닉 구두를 꺼내 신고 바에서 코스모폴리탄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하는 뉴요커의 나날들. 〈섹스 앤 더 시티〉 속 캐리 브래드쇼의 아이코닉한 패션을 탐독했던 여성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봤을 법한 삶일 테죠. 물론 발칙하고 도발적인 사만다 존스의 캐릭터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유능한 커리어 우먼 미란다와 현모양처 지망생 샬롯의 개성 넘치는 라이프 스타일은 또 어떻고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사만다 존스 역을 맡은 킴 캐트럴
이렇듯 뭇 도시 여성들의 바이블처럼 자리 잡은 〈섹스 앤 더 시티〉 속 사만다가 돌아옵니다. 무려 캐리와 화해하는 장면으로 말이죠. 과거 그는 사라 제시카 파커를 비롯한 다른 출연진들과의 불화설과 왕따설을 폭로하며 “다시는 사만다 역을 맡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 때문에 〈섹스 앤 더 시티 3〉 제작이 아쉽게 무산됐고요. 이후 리부트 시리즈인 HBO MAX의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에는 사총사 가운데 사만다를 제외한 세 명의 원년 멤버만이 출연해, 팬들에게 허전함을 안겨줬습니다. 사만다만의 유쾌한 입담과 개방적인 캐릭터에 카타르시스와 애정을 느꼈던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섹스 앤 더 시티〉 캐리 브래드쇼와 사만다 존스
이처럼 복잡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었던 만큼, 사만다의 복귀 소식은 팬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사만다는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 시즌 2의 마지막 회에 카메오로 등장할 예정이에요. 바로 런던으로 이사를 온 사만다가 캐리와 전화 통화를 하며 화해하는 신으로 말이죠. 하지만 아쉽게도 실제 촬영장에서 사라 제시카 파커나 다른 출연진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고.
왠지 모르게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지만,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죠. 1998년부터 2004년에 이르기까지, 똘똘 뭉쳐 뉴욕 거리를 누비던 사총사는 그 누구보다도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였을 겁니다. 이들의 달콤살벌한 우정과 사랑으로부터 위안을 얻던 우리의 지난날도 여전히 그대로죠. 사만다와 캐리의 극적인 화해를 담은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 시즌 2는 오는 22일 공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