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uya Hashizume, Eyewater Animal, ver.Common Kingfisher, Acrylic Paint on Canvas, 162x130.3cm, 2023
도라에몽의 작가 그린 ‘후치코 F. 후지오’가 그림체의 모티프가 됐다. 그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줬을까
후치코 F. 후지오 선생님과 직접 교류한 적은 없지만 그가 준 영감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선생님의 작품 중에서도 도라에몽을 좋아해 어릴 적부터 즐겨봤고, 내가 그림을 그리기로 결심한 것이 선생님이기 때문에 작품에서도 그 영향을 자연스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그림 속 인물은 각기 다른 성별과 스타일을 하고 있고, 각자의 손에 다양한 생물과 물건이 놓여 있다. 인물에 대한 영감은 어디에서 오나
나는 3남매 중 둘째 아들이다. 일본에서 둘째로 태어나면, 부모님의 눈치를 살피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인관계도 마찬가지고. 이런 성향 때문인지 사람을 자주 관찰하는 습관이 생겼다. 무엇보다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런 점이 작품 속 인물상에 반영된 것 같다.
초기에 디지털 아트를 선보이다 본격적으로 아날로그로 넘어오면서 작품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에 경각심을 느껴 ‘재활용 도료’를 사용한다고 들었다
초기에는 디지털 기기로 그림을 그려 프린트해서 판매했다. 점차 아날로그 제작 방식을 이용하다 보니, 그림 재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엄청나더라. 특히 버려지는 페인트가 신경 쓰였다. 처음에는 그 도료들을 폐기했는데 ‘이걸 다른 곳에 쓸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배경이나 의상, 밑바탕을 칠하는 데 사용하기 위해 남겨둔다. 환경에 도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웃음).
도쿄를 거점으로 아시아와 유럽에서 활동 중인 네오팝 아티스트 유야 하시즈메.
한국에서 선보일 대형 전시는 평창동 가나포럼스페이스와 프린트베이커리 더현대서울점에서 진행될 예정인데, 각기 다른 전시명으로 개최된다
그렇다. 평창동 가나포럼스페이스에선 〈Eyewater-Common Jade〉라는 이름으로 13여 점의 페인팅 작품을 선보이고, 프린트베이커리 더현대서울점에서는 〈Eyewater-Common Kingfisher〉라는 이름으로 원화 7점과 아트 토이, 세라믹, 프린트, 커다란 에어 벌룬도 설치할 예정이다.
비색이다. 2023년 2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미술관에서 본 고려청자에서 크게 영감받았다. 요즘 ‘색’이라는 테마로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를 개최해 왔는데, 비색에 주목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일적으로든 거리에서든 내가 만났던 모든 한국인이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런 경험이 비색과 더불어 한국문화를 주제로 잡는 데 영향을 줬다. 내가 그랬듯, 외국인들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이해와 예술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화두도 이와 비슷하다. 방한 당시 한국 거리 풍경과 엔터테인먼트에 충격을 받았고, 그 감상을 가지고 일본에 돌아와서 인도영화를 보고 비슷한 감정과 함께 왠지 모를 힘을 얻었다. 일본에서 생활하다 보면 해외, 외부의 것들을 접할 기회가 적은데 바다 건너 사람들과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경험이었다.
마지막으로 그림에 종종 등장하는 당신의 반려묘를 소개한다면
작품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내가 기르고 있는 회색 성묘 ‘옥수수(모로코시)’와 검정 아기묘 ‘콘’이다. ‘옥수수’를 뜻하는 이름이다. 그 외 작품 속 고양이들은 자료를 찾아보거나 상상해서 그린다. 고양이와 함께 생활한 지 1년 정도 지났는데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랑스럽다. 그래서 자주 그리게 되나 보다(웃음).
전시 기간 가나포럼스페이스 2023년 3월 17일(금)~4월 13일(목), 프린트베이커리 더현대서울점 2023년 3월 17일(금)~4월 5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