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잘 알려져 있듯 빨간 머리에 백인의 외형을 하고 있던 원작 애니메이션 속 인어공주, 에리얼은 흑인 팝 가수 할리 베일리가 연기합니다. 원작 팬 중엔 이런 모습의 에리얼을 원치 않는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보였죠. 반면 오래 전 제작된 원작 애니메이션을 접하지 못했을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흑인도 인어공주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고무적 영화라는 칭찬도 많이 나왔고요.

초반에는 후자 측 의견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어쨌든 백인의 모습으로 고착된 인어공주 이미지를 깬 건 디즈니의 도전으로 여겨졌으니까요. 비슷한 시기 최초 라틴계 백설공주로 레이첼 지글러가 낙점되며, 이 같은 실사 영화 제작은 보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콘텐츠를 생산하겠다는 디즈니의 의지로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러한 선택이 오히려 디즈니의 안일함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왔어요. 새로운 흑인 공주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기 캐릭터의 피부 색깔만 억지로 바꿔 놓고 전 세계 각 인종들 사이 싸움만 붙이는 꼴이라는 거예요.
이처럼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는 가운데, 예고편과 포스터들이 차례로 공개되고 있는데요. 문제는 의외의 부분에서 발생했습니다. 일단 공개된 콘텐츠의 색감이 너무 어둡다는 점이 지적의 대상입니다. 오색찬란했던 원작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는 차치하고라도, 동화 같은 느낌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메인 예고편에는 에리얼과 함께 있는 에릭 왕자(조나 하워킹)도 등장하는데요. 색감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지만, 현지 시각으로 4월11일 발매 예정인 〈인어공주〉 실사 영화 픽처북 표지에서 밝은 곳의 에릭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르슐라에게 목소리를 주고 다리를 얻은 에리얼 옆의 왕자가 과도하게 피곤해 보인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에요. 배우들의 외모 평가가 아니라, 사진 및 영상이 최선의 선택이 아니었다는 점이 비판받는 중입니다. 다만 가수인 할리 베일리의 〈인어공주〉 OST 'Part of Your World'만은 살아 남았다는 게 중론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