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광과 이성경, 사랑을 말하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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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광과 이성경, 사랑을 말하다

더없이 낯선 얼굴의 두 사람. <사랑이라 말해요>의 김영광과 이성경이 서로를 품고 피워낸 사랑의 기쁨과 슬픔.

이마루 BY 이마루 2023.03.02
 이성경이 입은 톱은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김영광이 입은 셔츠는 Lemaire.

이성경이 입은 톱은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김영광이 입은 셔츠는 Lemaire.

그야말로 ‘화보 장인’들의 만남입니다
성경 신기하게도 화보로 만난 적은 처음이에요. ‘영광’입니다, 선배님.
영광 네, ‘영광’입니다(웃음).
 
지난 〈엘르〉 인터뷰에서 이성경은 〈사랑이라 말해요〉에 관해 “우리의 새로운 얼굴 을 볼 수 있다”는 힌트를 줬어요. ‘제’ 얼굴이 아닌 ‘우리’ 얼굴이라고 말한 점이 기대감을 높였죠. 두 사람의 평소 캐릭터와 상반되는 동진과 우주의 어떤 면에 끌렸나요
영광 그랬어요(웃음)? 동진은 무거운 추를 달고 살아요. 감정 표현에 급급한 사람들 틈에서 표현할 줄 모르는, 자기를 드러내는 일에 욕심이 없는 사람이라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속에는 감정이 쌓이고 쌓여 너무 무거워진 나머지 차마 꺼내 보지도 못하 면서요.
성경 동진에게 복수를 꿈꾸는 우주는 대본으로 봤을 땐 거침없고 솔직한 대사들에 끌렸는데요. 막상 열어보니 ‘복수 유전자’가 전혀 없는, 어설프고 서툰 여자였어요. 촬영 전에 상상했던 이미지와 촬영할 때 이미지가 전혀 달랐고, 통쾌하다고 느꼈던 신도 막상 찍으면 마냥 통쾌하지는 않더라고요. 그런 변화가 흥미로웠죠.
 
평소 장난치고 투닥거리는 사이죠? 서로 밝은 모습만 보다가 촬영하면서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나요
성경 새삼 힘없고 축 처진, 작은 김영광을 봤습니다. 매일 ‘어깨 가 왜 이렇게 처졌어!’ ‘왜 키가 작아진 거야’라고 놀릴 만큼 동진 그대로였거든요. 예전에 ‘짱구’ 캐릭터 같은 말투를 써서 짱구라고 놀리다 번호도 짱구로 저장해 뒀는데, 전혀 그렇게 부를 수 없는 사람으로 현장에 서 있더라고요. 내심 서운했어요. 내가 아는 김짱구 어디 갔지(웃음)?
영광 촬영 초반에는 성경이를 피해 다녔어요.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장난치면 저도 즐겁죠. 현장 분위기도 밝아지고, 스태프 들도 배우끼리 친하게 지내면 마음이 놓이고. 하지만 이번엔 농담하고 장난치다가 도 사람 없는 곳에 가서 숨을 고르고 동진의 호흡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성경이 는 좀 서운했을 수 있겠네요.
 
이성경이 입은 셔츠와 재킷, 팬츠, 슈즈는 모두 Alexander McQueen. 김영광이 입은 재킷은 Hed Mayner by G. Street 494. 팬츠는 Recto. 레이스업 슈즈는 Balenciaga. 이너 슬리브리스 셔츠는 개인 소장품.

이성경이 입은 셔츠와 재킷, 팬츠, 슈즈는 모두 Alexander McQueen. 김영광이 입은 재킷은 Hed Mayner by G. Street 494. 팬츠는 Recto. 레이스업 슈즈는 Balenciaga. 이너 슬리브리스 셔츠는 개인 소장품.

서로 상대역이라고 들었을 때 즉각적으로 나온 반응은
영광 성경이가 “심우주는 어쩌면 나 같아”라고 얘기한 적 있는데, 진짜거든요. 제가 느끼기에 실제로는 ‘쫄보’면서 주변을 위해 애써가며 큰소리 내는 그런 면이 있어 요. 우주와 동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성경 오빠에게 느껴지는 쓸쓸한 무드가 있어요. 실제로 쓸쓸한 사람은 아닌데 상상 속 동진과 무드가 비슷했죠. 현장에서는 더 ‘리얼’한 동진이 돼 있더군요. 대본의 실존 인물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어요. 영광 쑥스럽네요. 이른 아침부터 일정을 함께했는 데, 성경이가 졸려서 저렇게 말하는 거예요(웃음).
 
데뷔 이후 가장 버석한 얼굴의 이 성경과 공허하고 ‘짠’한 눈빛의 김영광은 어떨지 기대됩니다
영광 아이러니하게 외적으로 많이 신경 썼어요. 닳고 닳은 구두 하나, 정장은 다섯 벌 정도만. 그것도 회색 일색인 사람. 그렇다고 초췌하거나 힘들어 보이기보다 그저 삶에서 외면이 중요하 지 않은 사람을 만들어나가려 했어요.
성경 다섯 벌로 사계절을 나더라고요(웃음). 저는 전작 〈별똥별〉과 촬영 간격이 짧았고, 한별이는 굉장히 밝고 우주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 초반에 톤을 잡아가는 데 집중력이 필요했어요. 현장에서 그렇게 웃음기가 없었던 적은 처음이에요. 물론 적응 후에는 바로 돌아오긴 했지만.
 
배우로서 서로 칭찬해 볼까요
성경 잘하면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감독님과 얘기해요. 오빠라면 쉽게 찍을 것 같은 장면도요. 저도 나름 치열하게 준비했지만 고민을 더 해야 하는 건지, 대충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좋은 자극이 있었어요. 칭찬할 것밖에 없네(웃음).
영광 내가 현장에서 그랬나요(웃음)? 어릴 때부 터 성경이를 봤는데 지금은 더 멋지고 성숙한 사람이 됐어요. 욕심을 절제할 줄 아는게 놀라워요. 의욕이 넘칠 땐 과하지 않게 스스로를 놓아버리더군요. 뭔가 아니라고 느끼면 금세 미련을 버리고 마음을 다잡으며 스위치를 전환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급박한 현장에서도 선택과 집중을 유연하게 하는 게 대단했어요.
 
데님 세트업은 Nouvmaree. 이너 슬리브리스와 블랙 부츠는 모두 Bottega Veneta. 벨트는 Our Legacy.

데님 세트업은 Nouvmaree. 이너 슬리브리스와 블랙 부츠는 모두 Bottega Veneta. 벨트는 Our Legacy.

훈훈 합니다. 하지만 극중 두 사람은 ‘만나지 말아야 할 사이’로 소개돼요. 만나지 말아야 할 관계가 있을까요
성경 누군가 상처받거나 피해를 준다면 고민이 생기겠죠. 짐을 짊어지는 사랑은 현실적으로 감당하기 힘들고, 어느 한쪽이 지칠 수도 있고요. 하지만 너무 사랑한다면 그래도 한 번쯤 해봐야 하지 않을까.
영광 설령 그렇게 정해진 사이더라도 두 사람은 끝끝내 몰랐으면 좋겠어요.
 
복수와 사랑의 경계를 넘나들기도 합니다. 살면서 사소하게 복수를 다짐했던 적 있다면
성경 복수와는 거리가 좀 있는데…(웃음). 굳이 그 사람의 인생을 계속 들여다보면서 스트레스받는 건 시간이 아깝죠.
영광 맞아. 내가 더 잘 살면 되는 거지. 굳이?
 
서로 멜로 연기의 강점을 꼽자면
성경 일단 외모. 활짝 웃으면 그냥 ‘끝’나죠(웃음).
영광 성경이의 멜로 연기는 꼭 강아지 같아요. 되게 귀엽잖아요. 화날 땐 마구 짖다가도 왜 짖냐고 하면 금세 풀이 죽는데, 그 간극을 잘 넘나들어요. 성경이를 보며 ‘픽’ 하고 웃는 장면을 후시 녹음한 적 있는데, 얼굴을 봐도 ‘픽’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성경 칭찬이지
영광 굉장한 칭찬이야.
 
셔츠와 팬츠, 슈즈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셔츠와 팬츠, 슈즈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오늘 〈엘르〉 유튜브 콘텐츠로 〈연애 상담소〉를 촬영해요. 자신 있나요
성경 전혀 없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다 결혼해서 연애 상담을 안 한 지 오래됐어요.
영광 제게는 누구도 그런 걸 물어보지 않아요.
 
김영광은 전작 〈썸바디〉에서는 ‘어떻게 무서워 보일까 고민하게 만들었던’ 사이코패스였고, 이번에는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인물을 연기했어요. 그 간극은 쉽게 메워졌나요
영광 스위치를 빠르게 바꿔서 두 인물을 넘나들어야겠다는 강박 같은 건 없었어요. 멈춰서 재정비하거나 신발 끈을 고쳐 신는 시간을 갖기보다 처음부터 비슷한 무게로 쭉 달리고 있달까요. 동진이가 정말 힘든 친구거든요. 그 무게감도 전작 못지않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아요.
 
이성경은 〈역도요정 김복주〉 〈걸캅스〉 〈별똥별〉 등에서 주로 명랑 하고, 자기표현이 확실하고, 잘 웃는 여성을 연기했죠. 이번 우주를 표현하며 느낀 건
성경 웃음기 없고, 낮은 목소리 톤으로 연기하며 아이러니하게 자유로움을 느꼈어요. 뭔가 애써 더하거나 표출하지 않고 느껴지는 감정 그대로면 충분했거든요. 캐릭터의 성격이 정적이라도 시청자에게 닿으려면 약간 과장해서 드러내야 할 때가 있어요. 일부러 더 어두운 척, 웃음기 없는 척, 센 척할 필요가 없었죠. 우주의 상황은 굉장히 현실적이었고, 그런 마음에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쓰여 있었어요. 미세 한 호흡이나 저도 모르는 작은 표정 변화를 카메라에 잘 담아주셨고요. 신경 쓴 건 성격이 어둡다고 모든 신을 단일한 느낌으로 표현하지 말아야겠다는 것? 그 점 을 많이 생각했어요.
 
셔츠는 Lemaire. 블랙 팬츠는 Courrèges.

셔츠는 Lemaire. 블랙 팬츠는 Courrèges.

두 사람 모두 다양한 영역에 도전해 왔고, 매번 꾸준히 변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나를 지탱하고 위로하는 것은
성경 침대에 고양이들이 와서 함께 자고, 일어나면 쳐다보고 있어요. 일상은 물론 주변에 사랑하는 모든 것이 건강하게 존재하는 것 자체가 감사하죠. 최대한 더 많이 감사함을 느끼고 싶어요.
영광 일하다 보면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이 생기기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일종의 위로나 동력을 얻어요. 나도 더 발전할 수 있다, 더 해볼 수 있다, 도전해 보고 싶다는 의지까지도요.
 
드라마가 방영될 쯤엔 봄이 왔겠네요. 어떤 봄을 꿈꾸나요
성경 저는 건강한 봄이요. 건강해야 성격도 좋아지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데다 타인도 챙길 수 있어요. 영광 저도 건강(웃음). 성경 오빠도 건강을 잘 관리하더라고요. 오빠가 준 영양제도 아주 도움이 됐습니다.
영광 영양제를 공유하는 사이입니다. 비타민 C를 받았고, 저는 프로폴리스를….
 
두 사람이 생각하는 사랑은
영광 상대를 계속 바라보는 것.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고, 눈을 떼지 못하고, 늘 함께하고 싶은 마음.
성경 사랑하는 대상이 힘들거나 아픈 순간에도 존재하는 힘이요. 좋을 때 함께 기뻐하고 웃는 건 누구와도 할 수 있잖아요. 그 대상이 힘들어하거나 사라질 때 가슴이 아프면 진짜 사랑한 거겠죠.
 
재킷과 스커트, 슈즈는 모두 Dior.

재킷과 스커트, 슈즈는 모두 Dior.

이성경이 입은 재킷은 Dior. 김영광이 입은 재킷은 51Percent.

이성경이 입은 재킷은 Dior. 김영광이 입은 재킷은 51Percent.

슬리브리스 셔츠는 개인 소장품. 팬츠는 Essentials by MUE. 앵클부츠는 Prada.

슬리브리스 셔츠는 개인 소장품. 팬츠는 Essentials by MUE. 앵클부츠는 Prada.

이성경이 입은 톱과 스커트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arello.

이성경이 입은 톱과 스커트는 모두 Saint Laurent by Anthony Vacarello.

김영광이 입은 재킷은 Hed Mayner by G. Street 494. 팬츠는 Recto. 이성경이 입은 셔츠와 재킷, 팬츠와 슈즈는 모두 Alexander McQueen.

김영광이 입은 재킷은 Hed Mayner by G. Street 494. 팬츠는 Recto. 이성경이 입은 셔츠와 재킷, 팬츠와 슈즈는 모두 Alexander Mc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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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마루/전혜진
    사진 김영준
    스타일리스트 이윤경/임혜림
    헤어스타일리스트 이혜영/김우준
    메이크업 아티스트 강예원/이봄
    아트 디자인 김민정
    디자인 장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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