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를 외쳐라! 1000억대 자산가의 조언_돈쓸신잡 #83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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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를 외쳐라! 1000억대 자산가의 조언_돈쓸신잡 #83

박지우 BY 박지우 2023.02.06
이 글은 현재 인터넷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아직 정식 출간되지 않았다. 3월에 출간 예정이다. 즉, 오직 예약 판매로만 다른 책을 제치고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이 책은 무려 700페이지가 넘는다. 그런데 정가는 겨우 7200원이다. 인터넷 서점은 10% 할인이 적용되니까 6480원에 살 수 있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두 잔 값보다 싸다. 가격이 이렇게 책정된 건 저자가 인세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종이책 출판과 함께 공개되는 전자책 버전은 아예 무료다. 출판계에선 매우 이례적인 케이스다. 즉, 저자는 돈 벌 생각으로 이 책을 낸 건 아니다. 이 책의 제목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다.
 

세이노는 누구인가

Pex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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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세이노'라는 필명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써왔다. 주로 돈, 부동산, 투자, 사업과 관련한 글을 썼다. 때론 인간관계, 처세술, 행복과 같은 주제도 다뤘다. 언론에 〈세이노의 부자아빠 만들기〉라는 꼭지로 칼럼을 기고하기도 했다.
그가 책을 내고도 인세를 받지 않기로 한 이유는 돈이라는 족쇄에서 해방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는 무일푼으로 시작해 천억 대 자산을 일군 사업가다. 그를 정신적인 스승으로 삼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었다. 그들은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카페를 만들어, 세이노가 쓴 글을 공유하고 때론 서로의 인사이트를 나눴다. 그가 쓴 글은 이미 PDF 버전으로 만들어졌다. 꽤 오래전부터 마치 마인드 세팅을 위한 필독서처럼 공유됐다. 이번에 나오는 책은 그가 20년 동안 썼던 글들을 공식적으로 한 데 묶은 것이다.
세이노(Say No)라는 필명은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에 기꺼이 No!를 외치라는 의미다. 평균 이상의 삶을 살고 싶다면, 당연히 평균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많은 통념들 앞에서 No를 외쳐야 한다.
 

No를 외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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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세이노의 글 일부다. "목돈이 만들어질 때까지는 내일 ‘피난’을 간다고 생각하고 살림살이를 줄여서 갖추라. 돈은 새끼를 치고 기회를 주지만 살림살이는 고물이 된다. 게다가 대다수 상품 값은 날이 갈수록 싸진다. 나는 20대에는 시간도 돈도 아까워 아예 TV를 사지도 않았고 보지도 않았다. 그렇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거냐고 말할지도 모른다. 졸부는 운이 좋으면 되지만 진짜 부자는 그래서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그의 말처럼 부자는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 소수다. 부자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제적으로 큰 불안감을 갖지 않을 정도의 포지션을 얻는 것 역시 만만치 않다. 경제적 자유를 얻는 과정은 꽃길이 아니라 가시밭길이기 때문이다. 많은 유혹 앞에서 No를 외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은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고통받고, 이 고통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지갑을 연다. 가까운 사람이 좋은 물건을 사면 나 역시 사고 싶어지는 법이고, 주변 사람들이 온통 해외여행을 떠나면 여행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도 '나 역시 한번 가봐야 되나'라고 생각한다. 그나마 과거엔 가까운 사람들만이 비교 대상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각종 SNS의 영향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일상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그만큼 비교 대상은 속절없이 늘었고, 지갑은 너무나 쉽게 열린다. 이런 본능에 No를 외치고 본인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부자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이처럼 〈세이노의 가르침〉에는 쓰디쓴 조언들이 많다.
 

책 보다 중요한 건 실행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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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직후 대한민국을 휩쓴 책이 있다.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다. 이 책은 〈세이노의 가르침〉처럼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효율적으로 생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많은 아빠 혹은 엄마들이 이 책을 읽으며 부자 부모가 되기를 꿈꿨을 것이다. 그 뒤로 20년 이상이 흘렀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는 아직까지도 경제경영 도서 부문 베스트셀러 10위권 성적을 지키고 있다. 이게 뭘 의미하는 것일까. 아빠도 이 책을 읽었고, 그 아빠의 자녀 역시 이 책을 읽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어쩌면 아빠의 자녀의 자녀 역시 이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물론, 좋은 책은 시효기간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흘러 다음 세대에게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줄 수는 있다.
〈세이노의 가르침〉은 어떨까. 세이노가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이제 20여 년이 흘렀다. 20년 전에 그의 글을 접한 후 그가 전하는 조언을 체득하며 실제로 경제적 토대를 만들어낸 사람들은 역설적으로 이제 더 이상 그의 글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다.
좋은 글을 읽는 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우리 삶을 바꾸는 건 글이 아니라 행동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은 이번 책 출간 덕분에 〈세이노의 가르침〉을 처음 접할 것이다. 중요한 건 가르침을 받은 후 고개만 끄덕이는 게 아니다. 글만 씹어 먹는다고 그 자체로 우리의 삶이 바뀌진 않는다. 중요한 건 글로 배운 것을 손과 발로 실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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