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유예림이 보고, 듣고, 상상한 모든 것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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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유예림이 보고, 듣고, 상상한 모든 것들

"돌 혹은 건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전시 <조상의 지혜>로 주목받은 작가 유예림과의 인터뷰.

이경진 BY 이경진 2023.01.25
 
‘조상의 지혜(Ancestral Wisdom)’, 2022.

‘조상의 지혜(Ancestral Wisdom)’, 2022.

세 번째 개인전 〈조상의 지혜〉 곳곳에서도 친숙한 듯 낯선 거구들이 등장합니다. 유예림의 작품 속 사람들은 누구인가요? 어떠한 작가적 관심이 이들에게 스며들었는지
“찰흙이나 똥으로 만든 사람들이 역할극을 수행하는 것 같다”는 지인의 코멘트가 기억납니다. 웃기지만 적절한 반응이라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한두 명의 배우에게 그때그때 다른 역할과 이름을 부여한다고 상상하면서 그리기 때문이죠.
 
구글링으로 얻은 스톡 이미지를 레퍼런스로 활용해 그린 인물이라죠? 문득 구글링 키워드가 궁금해요
Typical Residential Area, Person Wearing A Leather Jacket Back View, Egg Advertisement…. 이런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오는 이미지 중 가장 ‘전형적’이라고 느껴지는 것을 선택합니다.
 
‘보는 사람(A Watcher)’, 2022.

‘보는 사람(A Watcher)’, 2022.

이번 신작에는 경험하거나 가보지 못한 장소, 대상, 축적된 시간에 대한 허구적 그리움을 재현한 정교함과 모호성이 공존합니다. 과거를 상상하고 소환한 이유는
본질적으로 유동적이고 연속적인 시간,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축적된 시간성을 정지 이미지인 회화를 통해 감각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애초에 가능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웃음).
 
서사를 상상하게 되는 그림입니다. 작업하는 동안 내면의 이야기를 직조하고 완성하면서 유념하는 게 있다면
완전한 한 판으로 보이도록, 모든 면이 고르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립니다. 돌 혹은 건물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요즘도 여전히 마음속으로 내러티브를 떠올리며 작업하는데, 예전에는 구체적 줄거리가 있는 내러티브를 미리 상정하고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지금은 내러티브와 이미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제3의 결과물이 도출될 때가 많아요.
 
‘당신의 빛나는 뼈(Your Glowing Bones)’, 2022.

‘당신의 빛나는 뼈(Your Glowing Bones)’, 2022.

“건물 외벽과 그것을 세운 인부들의 노동… (중략) …그곳을 지나거나 드나드는 수많은 이의 서두름과 무관심, 각질과 먼지가 축적돼 있는 표면.” 작가 노트의 한 구절입니다
박물관에 갔을 때 오래된 유물을 보면 그것을 만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소소하게는 바닥을 굴러다니는 돌멩이도 마찬가지죠.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람의 손을 타고 내가 감각해 보지 못한 날씨에 수없이 노출돼 왔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오싹하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슬퍼지기도 합니다.

지난해 말 프리즈 서울과 샤넬 코리아가 후원한 프로젝트 ‘나우 & 넥스트’, 국립현대미술관문화재단의 ‘다시보기 프로젝트’에 선정되거나 참여한 데 이어 내년 하반기에는 페레스 프로젝트 밀란에서 개인전을 가질 예정이라죠
하비에르 페레스 대표가 어느 컬렉터의 집에 걸린 내 그림을 보고 연락했어요. 그것이 인연이 돼 전시로 이어졌죠. 올해 중반 페레스 프로젝트 중 하나인 베를린 레지던스에서 개인전 준비를 할 계획이에요. 어떤 전시를 준비할지는 차차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마무시한 사랑(Visceral Love)’, 2022.

‘어마무시한 사랑(Visceral Love)’, 2022.

오래도록 영감이 돼온 것은
원래 그림 보는 일보다 영화 보기를 더 좋아했어요. 작업이 잘 안 풀릴 때 진짜 좋은 영화 한 편 보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영화는 시각적이기도 하지만 청각적으로도 좋은 자극을 줘요. 요즘은 작업할 때 틀어놓는 여러 가지 팟캐스트가 새로운 자양분입니다. 다른 작가의 인터뷰도 영감에 도움이 돼요.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말로 표현하는지 아는 것이 흥미로워요.
 
‘좋은 사람(Nice Person)’, 2022. 모두 갤러리 기체에서 전시 중인 유예림의 신작이다.

‘좋은 사람(Nice Person)’, 2022. 모두 갤러리 기체에서 전시 중인 유예림의 신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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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이경진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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