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2023 S/S 패션쇼, 막스마라의 밀란 플래그십 스토어 등 에바 조스팽(Eva Jospin)이 창조한 ‘숲’은 전 세계를 여행한다.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 에바 조스팽의 작품은 자연, 특히 숲과 연결된 이미지로 이뤄져 있다.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지식과 모든 것의 원천이 되는 곳, 진정한 자아를 찾을 수 있는 숲. 그녀는 숲이 가진 신비로운 힘과 연약함, 강렬함을 동시에 탐구하고 있다. 파리 11구에 자리 잡은 에바 조스팽의 작업실은 커다란 금속 문이 과거 공장으로 사용됐던 이곳의 이력을 보여준다. 현재 파리 시에서 소유하고 있는 이 빌딩은 높은 층고를 가진 탁 트인 공간으로, 규모가 큰 작업을 하기에 손색없는 곳이다. 들어서자마자 고소한 종이 냄새가 난다 싶더니 고개를 들어보니 상자 더미가 작업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이 상자들은 과거 조각의 재료로 쓰인 돌처럼 잘려지고, 접착되고, 조립돼 신비로운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탄생한다. 에바에게 종이 상자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완벽한 재료다. 에콜 데 보자르에서 공부하던 시절 콜라주와 레진 조각품, 소규모 투시화 등의 작업을 해온 작가는 점점 규모를 키워 기념비적인 조각으로 작품세계를 발전시켰다. 처음 에바가 종이 상자를 이용해 작품을 만든 건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양을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엔 가게에서 내놓은 종이 상자를 재활용 트럭이 오기 전에 구해오면 한동안 재료 걱정 없이 작업할 수 있었어요.” 얼마든지 실험해 볼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시작하는 데 전혀 부담이 없다는 점에서 종이 상자는 매력적인 재료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파리 7구, ‘보 파사주(Beau Passage)’에 설치된 ‘La Traversée’(2018).

2020~2021년 프랑스 아를, 몽마주르 수도원에 전시된 묘비 ‘Cénotaphe’(2020). © Eva Jospin - ADAGP.

2016년 전시 이후 루부르박물관에서 판매되고 있는 판화의 원본 드로잉 ‘Grotto’.

루브르박물관에 숲의 파노라마를 구현한 ‘Panorama’(2016)는 9m가 넘는 압도적인 스케일이 인상적이다. ©David Coulon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Panorama’(2016) 시리즈. ©David Coulon

2019년 파리 수잔 트라시에브(Suzanne Trasieve) 갤러리에 전시한 님프 동굴 작품 ‘Nymphée’(2019)의 디테일 이미지. © Benoit Fougerol

이탈리아 북부 도시 레지오 에밀리아(Reggio Emilia)의 로몰로 발리 국립극장에 설치된 ‘Côté Cour Côté Jardin’(2021).

몽마주르 수도원에 전시된 ‘Cénotaphe’(2020)와 드로잉 작업. ©Eva Jospin - ADAGP

몽마주르 수도원에 전시된 ‘Cénotaphe’(2020)와 드로잉 작업. ©Eva Jospin - ADAGP

종이 상자를 자르고 겹겹이 쌓은 후 기구를 이용해 긁거나 갉아 형태를 만든 에바 조스팽의 작업 디테일.

종이 상자를 자르고 겹겹이 쌓은 후 기구를 이용해 긁거나 갉아 형태를 만든 에바 조스팽의 작업 디테일.

에바 조스팽 포트레이트.

작업실에서 진행 중인 나무와 궁전, 동굴 작업.

작업실에서 진행 중인 나무와 궁전, 동굴 작업.

파리 11구에 위치한 작업실 전경.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완성된 작품 이미지와 새로운 작품을 위한 스케치, 완성돼 가는 작업이 공존하는 작업실 풍경.

완성된 작품 이미지와 새로운 작품을 위한 스케치, 완성돼 가는 작업이 공존하는 작업실 풍경.

디올의 2023 S/S 패션 쇼장을 가득 채운 신비로운 동굴의 모습. © Adrien Dirand

밀란 막스마라 플래그십 스토어에 설치된 ‘Microclima’(2022). © Masiar Pasquali

9m가 넘는 ‘Panorama’(2016) 작품 디테일. © David Coulon

모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서 드로잉 전시를 열 정도로 정원과 자연을 스케치하는 데 진심인 에바 조스팽의 ‘Grotto’(2017).

© Benoit Fougeirol

쇼몽 성(Domaine de Chaumont sur Loire)에 영구 전시된 ‘Folie’(2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