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지난 27일 시청률 1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습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주 3회 금토일 편성으로 방송 전부터 주목받았어요. 첫 회 6.1%로 출발, 3회만에 10%를 단숨에 돌파하며 화제성 또한 입증한 바 있죠. 또한 '회귀'라는 독특한 설정과 등장인물 간 남다른 케미를 토대로 극의 몰입감과 재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선 〈재벌집 막내아들〉 인기 요인에 대해 하나씩 살펴볼게요.
독특한 '회귀' 설정에 굵직한 근현대사 사건 반영
」"나를 죽인 가문의 핏줄로 다시 태어나다"라는 드라마 홍보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비서로 일하던 주인공 윤현우(송중기)가 누명을 쓰고 살해당한 뒤 그 가문의 막내 손자 진도준으로 회귀해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물입니다. 단연 돋보이는 점은 주인공이 기존 기억을 가진 채 과거로 회귀했다는 설정이에요. 진도준이 원래 자신이 알고 있었던 80~90년대 정치/사회/경제 분야 정보를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죠. 재벌가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이성민)의 환심을 산 뒤, 그 환심의 대가로 분당의 땅을 요구한 데 이어, 전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낼 주식을 매입하는 진도준의 모습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어요. 진도준은 이렇게 차곡차곡 쌓은 부를 토대로 자신을 내친 순양그룹을 향한 복수를 시작합니다.

재벌집 막내아들
'회귀'는 원작인 웹소설은 물론 드라마에서도 흔하게 사용되는 설정인데요. 〈재벌집 막내아들〉의 경우 다른 회귀물과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있어요. 바로 1980년대를 시작으로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드라마에 함께 녹여냈다는 점이죠. 대표적으로 과거 윤현우 부친의 서사를 들 수 있습니다. 윤현우의 아버지는 회사에서 강제 해직 위기에 놓였는데요. 이는 IMF 외환위기와 회사 경영악화로 인한 결과였어요. 그의 아버지는 파업 투쟁에 참여하며 격하게 항의했으나 노조 현장에서 몰매를 맞는 등 여러 수모를 겪었거든요. 그의 어머니는 이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세상을 떠났고요. 아버지가 가정을 등한시한다고 오해하면서 그를 원망하며 살았던 윤현우, 하지만 진도준으로 회귀한 뒤 이는 모두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가정을 건사하기 위해 힘든 현실을 하루하루 버텨나가고 있었던 것이죠. 해당 장면과 관련해선 경제 위기 시절 우리네 아버지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평도 받고 있어요.
드라마 제작진은 또, 시대 흐름에 따라 권력의 중심이 달라지는 모습도 지켜봐달라고 강조했습니다. 드라마 연출을 맡은 정대윤 감독은 "윤현우가 사는 현재는 기업의 힘이 국가의 힘보다 강한 요즘 시대를 반영했고, 80년대는 권력의 힘이 기업을 지배했던 모습을 담아 그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기대를 높였죠.
이성민의 독보적인 존재감, 송중기와의 남다른 케미도 주목할 점
」극 중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 역을 맡은 이성민의 존재감은 그야말로 상당합니다. 그는 기업 회장으로서 남다른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발휘하는가 하면, 숙적에게 허를 찔리고 분노할 땐 맹수와 같은 면모를 보여줍니다. 노사화합 등 정도 경영에 대해 말하는 손자 진도준에게 "내한텐 돈이 '정도'다"라고 말하는 등 완벽한 장사꾼의 면모를 보여주고, 독대한 대통령에겐 빅딜을 시도하는 등 대담한 모습도 보여줘요. 이에 따라, 서울 세종로에서 하차하는 첫 등장신을 시작으로 드라마에서 그가 보여주는 아우라와 포스, 화면장악력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성민은 "제가 연기하는 진양철 캐릭터가 우리 근현대사의 여러 인물이 연상되는 지점이 있길 기대하며 신경 써서 연기했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에서 거의 1인 2역에 가까운 연기를 하게 된 송중기는 이성민을 향한 무한 신뢰를 보이기도! 이와 관련해 그는 "이성민 형님이 진 회장 역을 맡아주신다고 들어서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답니다. 송중기와 이성민, 두 사람은 완벽한 연기 호흡과 남다른 케미로도 주목받고 있어요. 진도준은 진양철을 서서히 무너뜨리기 위해 그의 환심을 사고 뒤에서 천천히 복수를 준비한 바 있거든요. 최근 회차에선 그간 유지해왔던 착한 손자라는 가면을 벗어던지고 진양철과 팽팽하게 대치하는 모습을 보여줘 긴장감을 주기도 했죠. 회차가 거듭될수록 이들의 대치가 어떤 결말로 이어지게 될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