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희와의 인터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데뷔 10년차. 뚜렷한 기복없이 조용히 머물러온 그녀가 ‘열혈장사꾼’의 다해를 통해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한번의 비상보단 천천히 물들어가길 원하는 조윤희와의 인터뷰.::조윤희, 따뜻한, 포근한, 걸리시한, 큐트한, 집, 모임, 야외, 데이트, 휴식, 일상, 겨울, 버버리 프로섬, 니트, 앵클부츠, 원피스, 엘르, 엘르걸, 엣진, elle.co.kr:: | ::조윤희,따뜻한,포근한,걸리시한,큐트한

블라우스. 코스팀. 샤 스커트. 달. 옥스포드 슈즈. 리리카.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youn hee드라마 촬영이 바빠서 어렵게 시간냈죠. 피곤하진 않나요. 드라마 촬영보다 화보 촬영이 훨씬 편하고 재밌어요. 드라마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들이 많거든요. 이렇게 짬내서 화보 촬영하는거 좋아해요. 워낙 프로포션이 좋아서 사진촬영이 수월했어요. 본인도 자기 외모에 만족하죠?신민아씨나 임수정씨 같은 러블리한 얼굴을 좋아해요. 그런데 난 좀 아닌 거 같아요. 맨얼굴은 특히나 뚜렷한 개성없이 힘 없어보이죠. 덕분에 메이크업이나 의상에 따라 이미지가 많이 바뀌긴해요.올 여름 팜므파탈 컨셉트의 화보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죠. 의외의 모습이었어요. 그간 청순한 모습만 보다가 갑자기 성숙하게 나오니 놀란 거죠. 하긴 차분하고 청순한 이미지가 강하긴했죠. 본래 성격도 그런가요.친한 사람들과는 스스럼없는데, 낯선 사람에겐 먼저 다가서질 못해요. 드라마 ‘열혈 장사꾼’에서 다해는 털털하고 부산하잖아요. 본인 성격이랑 많이 다르네요.친한 친구와 있을 땐 다해처럼 활발해요. 그래도 다해처럼 티나는 짝사랑은 안해요. 남자주인공 하류한테 좋아하는 마음을 서투르게 티내잖아요. 자주 삐지고 서운해하면서. 전 끝까지 말 안하고 꽁꽁 숨기는 편이에요. 마음을 숨기면 진전이 안되잖아요.그럼 인연이 아닌거죠. 상대가 내게 대시해오면 그때 내 마음을 드러내는거죠. 먼저 다가간 적은 없어요?없어요. 속으로만 좋아해요. 부끄러워요, 그런거. 그간 출연한 작품 중에 애착이 가거나 본인과 가장 닮은 배역은 뭐에요?영화는 촬영이 제일 재밌었고, 배역은 지금 다해 역할이 잘 맞아요. 덕분에 대사하기도 편하고, 사람들도 배역이랑 어울린다고 말해주고. 본인 성격과 상반되는 역할을 맡으면 아무래도 힘들겠죠.그렇죠. ’스포트라이트’란 드라마에서 냉정한 정치부 기자로 나온 적 있어요. 후배로 나온 손예진 씨를 괴롭히기도하고, 본인의 미모를 이용할 줄 아는 역할이었는데, 저는 한번도 그런 적 없거든요. 연기하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나름 카리스마 있게 하려 했지만 안 되더라고요.그럼 이 역할 내가 하면 잘할 텐데 하는 것 있어요?처럼 슬픈 멜로를 해보고 싶어요. 평균 1년에 한 작품 정도 했네요. 나머진 단막극에 얼굴 비치는 정도고. 왜이렇게 활동이 뜸해요.마음은 많이 하고 싶죠. 하지만 나랑 맞는 캐릭터가 많지 않아요. ‘스포트라이트’를 끝낸 후에는 내 능력밖의 캐릭터에 도전할 마음이 안 생겨요. ‘스포트라이트’가 당신을 많이 힘들게 했군요.그런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긴 한데, 아직 내 안에 있는 것도 제대로 못 보여준걸요. 작품 활동 안할 때는 뭐하면서 지냈나요. 강아지 네 마리 키우면서 집에 있었죠. 친구를 만나더라도 술보다는 영화 보고 밥 먹는 정도고요. 그러고 보니 술은 생일파티처럼 즐거운 자리에서 가끔하긴 했네요. 남들은 우울할 때 마신다는데 전 별로예요. 그럼 우울할 땐 어떻게 극복해요?강아지가 많이 위로가 돼요. 아니면 슬픈 노래나 영화보면서 울어요. 눈물이 많은 편인가요.나이 들수록 점점 더 생기네요. 예전에는 자존심 상해서 남 앞에서 잘 안 울었는데. 지금은 종종 울어요.자신에게 관대해진 건가요. 일부러 노력한 것도 있어요. 평소에 감정 표현을 안하다보니 연기할 때 힘들더라고요. 혼자 연습할 땐 잘 되다가도 여러 스탭들 앞에선 감정이 안 잡혀요. 그때부터 감정을 드러내는 연습을 한 것 같아요. 강아지를 10년간 키우면서 감수성이 풍부해진 점도 있고요. 어떤 변화가 왔나요. 20대 초반엔 모르겠던 것들이 점점 이해되더라고요. 예를 들면 제가 좋아하는 신경숙 작가의 을 처음 읽었을 땐, 여자가 남자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는 모습이 이해 안 갔어요. 여자가 자존심도 없다면서. 시간이 흐르고 다시 읽어보니, 그 여자 마음을 알겠어요. 아마 나이든 만큼 경험이 쌓여서 공감가는 거겠죠.그래요. 그간 닫아둔 마음을 열어둔 탓일 수도 있어요. ‘충분히 그럴 수 있지’하고 이해하려 해요. 공감해서 오히려 더 아프고 슬플 때도 있지만. 최근에 가장 슬픈건 뭐였어요?가족들이요. 엄마, 언니와는 거의 붙어 지냈는데, 이제 각자의 생활을 하느라 가족끼리 잘 못모여요. 언니나 나나 시집가면 더 멀어지겠지 생각하면 쓸쓸해요. 아버지가 무뚝뚝한 군인이라 가족 여행도 제대로 못가봤는데, 서둘러 그런 추억을 만들어야겠어요. 또 강아지들이 10살이나 돼서 앞으로 그들을 떠나보내야하는 것도 슬프고. 벌써 20대 후반이네요. 여배우로서 세월에 대한 두려움이 있죠.20대 초중반에는 너무 어려 보여서 배역을 따는데 제약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주변에서 생각보다 나이 많다고 놀라니 가끔 슬퍼요. 내가 나이만큼 성숙하지 않은 것도 같고. 그래도 데뷔 때와는 비교 안될 만큼 성장하지 않았나요.성격이 180도 변하긴 했어요. 예전엔 내 의견을 먼저 말해본 적 없어요. 괜히 미안하고 쑥쓰러워서. 못하는건 무조건 하기 싫고, 잡지 모델하기 전까진 강남에 나가본 적도 없어요. 대학 가서도 ‘나무를 몸으로 표현해보세요’하는 식의 수업 방식 때문에 애 먹기도하고. 그러면서 연예 활동은 어떻게 마음먹었어요. 첫 뷰티화보 촬영이 기억나네요. 다른 모델들은 웃으라는 주문에 소리내서 웃는 거예요. 속으로 ‘이상한 애들이다’ 싶었는데, 아까도 보셨지만 시키는대로 잘 웃잖아요. 연예인이 돼서 다행이에요. 이 일 덕분에 내가 많이 밝아졌어요. 아마 회사원이 됐다면, 사무실에서 없는 사람처럼 조용히 지냈을거예요. 하지만 연예계가 그만큼 힘들게 한 것도 많죠.그 덕분에 제가 변한 거겠죠. 발전 없는 연기를 보면서, 말도 안되는 표정으로 찍힌 사진을 보면서 ‘이러면 안 되겠구나’하고 스스로 반성하고 뒤돌아보면서 지냈어요. 연예인이 안 되었으면 난 내 고집대로 살았을 거예요. 자신을 자책하는 스타일인가봐요. 일단 남에게 피해주는 것이 싫어요. 아버지 영향도 큰 것 같아요. 아버진 늘 바르게 짜여진 삶을 사셨거든요. 예를 들면 약속시간은 꼭 지켜요. 주변 평판이 좋겠어요.차갑단 얘기도 많이 듣는걸요. 재미없다, 딱딱하다. 사람들에게 가장 망가진 모습 보여준 건 뭐에요?그건 기억이 안 나요. 술 먹으면 필름이 끊겨서(웃음).이번 드라마 연기에 대한 반응이 좋던데, 시청률이 부진하네요. 스트레스 받겠어요. 내가 시청률을 책임진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 드라마에 해 안되도록 노력할 뿐이죠. 아직까지 조윤희를 보려고 드라마를 보진 않잖아요. 그저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잘 봐주셨음 좋겠네요. 사실 내가 출연한 것 중에 시청률 높았던 작품이 거의 없긴 해요. 대박은 없었어도 꾸준히 걸어왔죠. 지난 10여년간의 연예계 생활은 만족스러운가요.전혀요. 후회의 연속이에요. 작품 선택을 잘못했다기보단 그 속의 내 모습에 대한 아쉬움이 남죠. 좀더 잘 할걸 하고. 앞으로 대중에게 새기고 싶은 이미지가 있나요?밝은 모습이요. 본래 성격이 조용하긴 하지만 너무 이런 모습만 비쳐진것 같아요. 이번 다해 캐릭터가 밝은 이미지를 줄 것 같아 다행이에요.아까는 처럼 슬픈 멜로 하고 싶다면서요. 그간의 청순한 이미지는 뮤직비디오에서 말 안하고 가만히 있는 수준이었잖아요. 드라마에서 청순한 ‘연기’를 잘했다고 칭찬받은 적은 없어요. 밝은 이미지로 각인된 후에 슬픈 역할로 변신하고 싶단 거죠.앞으로도 계속 배우 할거죠? 할머니가 돼서도. 할머니가 될때까지 찾아주면요. 은퇴할 때쯤 가지 말라고 잡아주면요. 화이트 시폰 원피스, 니트 스누드, 레이스업 앤클 부츠. 모두 버버리 프로섬. 반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2월호를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