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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 어디 갔다 이제 오시나요?

어느 날 그분의 한마디가 힘이 되었다. 내 인생에는 어떤 유형의 멘토가 필요할까? 독특한 3인의 멘토를 소개한다. 명품 배우, 명품 멘토로부터 배우는 삶의 처세술! 당신은 누구와 인생을 논하시겠습니까?

프로필 by ELLE 2011.10.24



동주의 취향, 참 이상하다 아직도 이런 선생이 있을까? 이게 '무조건 한 놈만 골라서 때린다'는 전설의 '무대포'식 싸움도 아니고 동주는 왜 완득이(유아인)한테만 관심이 있는 걸까? 심지어 화장실에서까지 나타나 시도 때도 없이 "완득아!"를 외친다. 그러니 마음 편하게 살고 싶은 완득이가 교회에 가서, "제발 똥주 좀 죽여 주세요!"라고 기도를 하지.

당신 멘토야? 스토커야? 똥주는 전지전능하나? 컨셉트가 '동해 번쩍 서해 번쩍'이다. 학교에서는 완득이의 담임, 집에 서는 햇반을 강요하는 완득이의 옆집 옥탑방 아저씨, 심지어 교회에서는 전도사로 깜짝 등장한다. 청춘 반항아 완득이를 완벽하게 철벽 수비로 꽁꽁 묶는다. 이 정도면 빈틈 없는 대인 마크다. 아무리 봐도 애증 관계 맞다!

선생 같지 않은 선생 제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사랑의 매(!)을 찍던 말던 신경 쓰지 않는다. 자율학습은 진정한 자율에 맡기고 잠을 자는 선생. 아무 것도 가르치지 않아야 제자들이 더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진리(?)를 파악하고 있다. 심지어 '너희들이 갈 대학은 이미 다 정해져 있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인생이 곧 학교나 다름 없기 때문이란다.

이 남자의 처세술, 희희낙락 오지랖 하나는 '국가대표'급이다. 완득이의 어머니까지 애써 찾아준다. "내가 완벽하게 불쌍하니까 재밌죠?"라고 욕을 먹어도 완득이를 위해 끊임없이 달린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뛰는 이유는 단 하나다. 언제나 지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우체부처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변함없이 달리는 것처럼 효과적인 전략은 없다. 남의 일에 무조건 껴들어라! 그럼 복 받을지어다.




니네가 판수를 아냐? 멘토하면 역시 백 선생님이시다. 최근 <뿌리깊은 나무>에서 방원으로 등장하셔 아들 이도에게 "해내거라. 해내! 그래야 니 놈을 왕으로 세운 것이 나의 제일 큰 업적이 될 것이니"라고 말하며, 아들의 앞길을 열어줬다. 오래 전 판수 역시 대명 독서실 특실에 기거하면서 주옥 같은 말씀을 남기셨다. "너, 피똥 쌀래?"

그 남자, 잔인하다 "콰르르 쾅쾅쾅" 무협지를 기괴하게 웃으면서 읽는 판수. 알고 보면 상당한 능력자다. 사우나에서 마음껏 방구를 방출하던 판수는 조폭과 맞붙는다. "너 나한테 손 대면 피똥 싼다"고 외치면서 풋내기를 제압한다. 맨 손으로 식칼도 척척 받아내는 그는 예의 없는 후배를 제압한 후 "가슴 피고 살아!"라는 메시지만 툭 남긴다.

마스터 같지 않은 마스터 "안 맞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라고 부탁하는 부실 고딩 병태(재희). 그의 소원은 판수를 사부로 모시는 것이다. 판수는 싸움을 배우고 싶으면 칼로 찌르라고 명령한다. "죽이던지 죽던지, 둘 중에 하나다." 그의 가르침에는 연습이 없다. 모든 게 실전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자본의 논리부터 가르친다. 고로 밥값은 제자의 몫이다.

이 남자의 처세술, 허허실실 싸움엔 룰이 없다는 걸 병태에게 알려주는 판수. 빨래짜기부터 병깨기까지 싸움의 테크닉을 차례로 전수한다. '싸움 잘하는 사람은 안 싸운다. 그게 최선이다'라는 교과서적 강의를 하지만, 사실 병태가 눈썰미를 가졌다는 걸 가르쳐 준다. 즉 그가 모르는 자신의 힘을 일깨워 준다. "네 자신을 의심하지 마라", "두려움을 깨부셔라!"는 가르침은 생기 잃은 청춘에게 최고의 처방전이다.




잠깐, 설교는 사절이다 아내도 죽고 자동차 공장에서 은퇴한 채 무료한 일상을 보내는 월트(클린트 이스트우드). 한국전 참전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남편의 참회를 바라던 아내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신부 앞에서 참회할 것이 없다며 버틴다. 곧 죽어도 이 터프 가이에게는 자신만의 길이 있다. 죽음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지만 흔들리지 않는다.

이 남자 의외로 정의롭다 어느 날, 이웃집 소년 타오가 갱단의 협박으로 월트의 72년산 그랜 토리노를 훔치려 든다. 타오의 처지를 이해하기에 죄의 대가를 묻지 않는다. 타오의 식구(몽족)는 낯설고 먼 이웃이지만, 각자의 영역을 인정해준다. 하지만 폭력을 일삼는 흑인 갱들에게, "어쩌다 마주치게 되면 절대로 건드려선 안 되는 사람이 있단 얘기 못 들어 봤나? 그게 바로 나야!"라고 윽박을 지른다.

백인 같지 않은 백인 그에게 3주마다 한 번씩 찾는 이발소가 즐거움의 전부다. 이 이발소에서 이탈리아 출신의 주인장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즐긴다. 심지어 타오에게 엄청난 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 보면 터프한 척하는 이들만의 농담이다. 그들만의 문화(?)를 공유하는 월트는 타오를 진짜 남자로 성장시킨다.

이 남자의 처세술, 견위수명 그는 현인처럼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을 한다. "난 이미 손에 피를 묻혔으니까, 이미 더럽혀 졌으니까... 그래서 혼자 가야 한다." 갱들을 사지에 몰아넣을 수 있는 방법은 전쟁과 폭력이 아니라 희생이다. 최후의 순간에 의미 있는 죽음을 선택한다. 공자가 말하던 성인이 따로 없다. 이로움을 보면 대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면 목숨을 바친다. 그의 희생은 가슴에 영원히 남으리라.


Credit

  • WORDS 전종혁
  • PHOTO 퍼스트룩
  • ELLE 웹디자인 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