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완벽주의자가 아니거든요. ‘적당히’를 추구하는 타입이에요. 어릴 때부터 스스로 개미보단 베짱이 과라고 여겼어요. 너무 많이 마음 쓰지 말고, 너무 많이 욕심내지 말고, 너무 많이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너무 많이 후회도 하지 말고. 그렇게 20년 동안 멘탈을 다치지 않으면서 일할 수 있었어요. ‘Let it be’, 다 괜찮을 거라는 생각 덕분에 어쩌면 더 쉽게 작품을 정하고 자유로운 행보를 걷지 않았나 싶어요. 팬들이 올려주는 이런저런 기록과 영상을 보는데, 창피하거나 ‘이건 아니었어’ 하는 건 없더라고요.”
2020. 1 “섹시하다는 건, 일대일로 마주하지 않으면 절대 불가능한 경험이에요. 섹시미는 1차원적인 것이고요. 제가 생각하는 섹시미는 훨씬 주관적이고, 내밀하고, 정형화되지 않은 거예요. 드레스를 입을 때는 아무 의도가 없어요. 그냥 제 기분이나 취향인 거예요. 배우란 모든 것을 총동원해 자신만의 고유성을 창출해야 하는 사람인데, 시상식 날 드레스 하나 자신의 스타일대로 못 입는다는 건 너무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가 개인의 취향이나 개성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있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에요.”
2019. 1 “취업 준비를 오래 했어요. 첫 학기에는 자소서만 50개를 썼을 정도예요. 많이 의기소침해졌고, 특히 기준이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임원 면접에 연달아 떨어질 때는 내가 쇼트커트이기 때문인가, 사회가 제시하는 여성성에 나를 맞춰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어요. 내가 지금 하는 일을 하게 될 줄 전혀 몰랐죠. 후배들에게 그러니까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는, 같은 고민을 했던 여성으로서 위로를 전하고 싶어요.”
2019. 6 “여성이 처음으로 발을 내딛는 직업이었던 터라 주위 눈총이 따가웠어요. 일거수일투족이 관찰 대상이었고, 소문에 노출돼 있거든요. 가장 힘들었던 건 여자로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어느 날, 부기장이 된 직후인 13년 전에 저와 동료들의 얘기를 실은 신문 기사를 발견했어요. ‘풋’ 하고 웃음이 났어요. 그리고 여성 최초의 민항기 기장이 탄생했다는, 저에 대한 기사의 댓글에서 ‘비상 걸렸을 때 징징거리지나 마시길’이라는 문구를 발견했어요. ‘아직은 여성 기장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구나’라고 생각했죠. 처음 부기장이 됐을 때처럼요. 과거의 기사를 보고 웃음을 터트린 것처럼 언젠가 자랑스럽게 이 기사를 보고 있을 날이 올 거라 믿어요. 시간이 지나면 인정해 주겠죠?”
2008. 12 “나팔바지와 통굽 구두가 탐나긴 해요. 그리고 요즘 많이 나오는 개성이 강한 옷도 입고 싶고요. 하지만 스스로 너무 어색하고 그런 옷과 제 행동이 어울리지 않아요. 이미지 변신을 할 마음이 전혀 없진 않지만, 재킷과 팬츠 스타일에서 벗어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재킷과 팬츠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입니다. 데이트하는 남자가 스커트를 입으라 해도 바지를 입을 겁니다. 꼭 스커트를 입어야 할 이유는 없잖아요. 그 사람이 싫어해도 할 수 없죠.”
1993. 7 “제가 일하는 환경, 음악 비즈니스 쪽엔 남자들이 많잖아요. 일하는 여자로서 다른 여자들에게 힘을 주고 싶어요. 일하는 여자라는 거, 참 힘든 거잖아요. 여자라는 동물은 모성애도 있고 내면적으로는 강한데. 그게 비즈니스와는 정반대 요소이기도 해서 밸런스가 필요해요. 너무 여장부처럼 나대면 신경질적으로 보이거나 싸움꾼 같아요. 강하되 딱 멋있는 선까지만 강한, 그런 밸런스를 찾는 게 참 어려워요. 전 ‘쎈’ 것보다 강한 게 좋아요. 분명 차이가 커요.”
2016. 9 “말이 빠르고 톤이 고음이어서 드라마 연기에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연극을 하면서 많이 고쳐졌어요. 연극을 통해 연기를 많이 알게 됐고, 집중하는 방법도 배웠어요. ‘스타’라든가 소위 ‘잘나간다’는 말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진실된 연기가 지니는 순수함도 알게 됐죠. 저는 하고 싶은 욕심 이상으로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요.”
1994. 2 “계속 회의를 하고 의견을 들어요. 소설은 혼자 열심히 써도 되지만 대본은 그럴 수 없어요. 100명 가까운 스태프가 대본 하나에 매달려 있거든요. 많은 사람의 의견에 귀를 열어놓아야 해요. 제가 40대 후반의 아줌마인데, 아무리 뉴스 기사를 많이 찾아본다고 해도 딱 저만큼만 보일 수밖에 없어요. 안 되는 걸 혼자서 끌어안고 있어봤자 정답은 안 나와요. ‘왜 이렇게 생각이 안 나지? 은퇴해야 하나?’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다가도 겨우 하나 건져요. 하지만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갈증은 계속 있죠. 한 작품이 끝나면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치매가 오기 전까지 대본을 쓸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요. 그때까지 최대한 남의 이야기를 듣는 작가로 살고 싶어요.”
2019. 1 “나를 보통 무용수와는 다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이도 있고. 그런데, 나이가 내게 좋은 쪽으로 변화를 준다. 아침에 극장 나가기 전에 두 시간 정도 개인 연습으로 아침을 시작하는데 그 시간이 정말 소중하다. 연습을 하면서 오히려 에너지를 얻는다. 나는 모든 것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사람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2009. 6 “가끔 ‘내 몸이 내 것인데 다들 왜 그러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죠. 한번은 ‘나 머리 자를 거야’라고 했더니 다들 말리는 거예요. 아무래도 매체를 통해 대중이 원하는 전지현의 모습이 있으니까. 처음엔 화도 났지만 이젠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아요. ‘나는 이래야만 해’라는 것도 싫고. 긴 머리를 고수하는 건 이 스타일이 편하기 때문이에요. 드라이하지 않아도 되고, 고무줄로 묶기만 하면 되니까. 좋은 캐릭터가 있다면 물론 자를 수 있어요. 그걸 놓칠 순 없잖아요.”
2006. 1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어느 기점으로 확 시니컬해지거나 터프해지는 시기가 오는 것 같아요. 내가 그토록 얻기 위해 애썼던 남들의 호의와 관심이라는 게 사실 내 인생에서 크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순간이죠. (저보다 어린 여자아이들이) 창피해지는 걸 너무 겁내지 말았으면 해요. 저는 그래서 꽤 많은 재미를 놓쳤던 것 같거든요.”
2021. 11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는 몸매도 얼굴도 완벽하진 않지만, 스타일링으로 부족한 걸 커버하고 당당해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리 좀 짧다고 움츠러들지 않으니 동질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고. 그래서 여자에게 더 지지를 받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는 행동이 남자에게 잘 보이려는 강박과는 거리가 머니까. 난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늘 그런 걸 행동으로 보여줬으니까.”
2010. 5 “저는 촌스러운 사람이에요. 곡선보다 직선에 가깝고, 덜 정돈돼 있죠. 제 그런 면이 ‘정의’ ‘용기’ 같은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것 같아요. 그게 제 무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나다움을 유지하면서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배역 안에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 그 속에 담가졌다가 나오고요. 솔직함이 제가 가진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202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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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분명히 안다면 카멀라 해리스
“낙관주의야말로 저를 싸울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에요. 상황이 나아질 수 있거나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동기를 부여합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존 루이스 의원을 떠올려보세요. 마틴 루서 킹과 함께 워싱턴 대행진을 이끌었던 그는 자신의 신념에 한평생을 바쳤죠. 왜냐하면 꿈은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으니까요. 때로 주장과 요구가 과격한 반대처럼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우리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지 분명히 알고 있다면 그 힘을 바탕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2021. 1 “막상 신에 있는 사람들이 저를 (여성이라고) 분리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잘하면 피처링을 부탁하고 아니면 안 부르겠죠. 제 성별을 속성이자 개성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남자들이 상대적으로 주류니까 나는 저기에 속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남자가 많긴 많다. 그런데 나는 여자다’ 이 정도?”
2019. 6 “내 안에 너무 다양한 자아가 들어 있어 그중 하나씩이라도 꺼내 보이지 않으면 안 됐어요. 10년간 그냥 그곳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웃기고 재미있는 내 모습을 충분히 보여줬으니 이제 다른 모습을 꺼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내게 열 가지 모습이 있어도 방송은 오로지 한두 가지 모습만 원했죠. 갑자기 이미지를 바꾸면 거부감이 느껴질까 봐 공백기를 갖기로 한 거예요. 그때가 2003년, 아주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방송을 그만뒀어요. 그러곤 결심했죠. 더 이상 방송을 통해 돈을 벌려고 하지 말자.”
2008. 7 “특별히 차기작에 대해 계획을 세우지 않는다. ‘인생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다’가 내 생각이다. 지금 하는 것을 더 잘하고 싶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도전하기엔 조금 올드하지 않나. 그래도 내 나이에 하던 일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도 도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90세가 돼도 내가 좋아하는 이들과 화이트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여유는 가지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 건강은 꼭 지켜야 할 것 같다.”
201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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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할 때의 아름다움 장미란
“운동선수라면 운동할 때가 가장 예쁘고 아름다운 것 같아요. 주어진 것에 감사할 줄 알고 무궁히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제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정의예요. 내가 어떤 일을 열심히 했는데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 그건 괜찮아요. 내 능력 밖의 일이니까. 그렇지만 무너지지 말고 새로운 일에 다시 도전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나를 스스로 다듬어 나가는 것도 결국 내 몫이니까요.”
20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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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한 사람이 연약한 사람인 채 살 수 있도록 장혜영
“인간은 무지막지하게 연약한 존재로 태어나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수많은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데, 우리는 연약한 존재를 너무 쉽게 포기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죠. 한 사람이 스스로 생산 주체가 되지 못하면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자격이 없다는 분위기도 있고요. 연약한 사람이 연약한 사람인 채 함께 살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랐어요.”
2020. 8 “저는 늘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요. 스태프 동생들이 ‘언니, 그렇게 얘기한 지 20년 넘었다’는데, 정말 그래요. 한국에서 배우로, 특히 여자 배우로 살기란 녹록지 않기에 절벽에 선 심정으로, 항상 지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이런 역할을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내가 감출 게 뭐 있나. 멋지게 한 번 하고 끝내자.’ 이런 절박한 마음이 나를 담금질하고 밀어붙이면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물론 좋은 대본, 좋은 연출가, 좋은 상대역을 만난 덕도 크지요. 운이 좋았죠. 일을 원 없이 했어요. 기적이고 감사해요. 이렇게 일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아요. 후배들과 협업해 일하는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고, 그렇게 생각하면 절로 행복한 호르몬이 나와요.”
202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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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사랑 변영주
“누군가 나에게 페미니스트냐 혹은 좌파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말한다. 사실은 크게 의미 없지만 마이너리티적인 의미라면 가져갈게 하는 거지. 난 사실 100%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이를테면 최근 군 가산점제에 여성계가 나선 건 ‘병맛’이라 생각한다. 그게 왜 여성 문제일까.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청춘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 생각해야지 그걸 남자와 여자의 문제로 대치하는 건 바보짓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예전에 나를 가장 흥분시킨 게 ‘분노’였다면 지금은 ‘사랑’인 것 같다.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건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이지 미워하는 힘으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거든.”
20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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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한국 출신 여성 작가라는 자의식 양혜규
“오기 같은 게 없지 않아 작용했을 것이다. 전시 스케일이 커지면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자 작가라면 얕잡아보거든. 몇 마디에 기선을 잡지 않으면 일하기 힘들어진다. 더 많이 알려고 노력했고, 그렇게 20년을 하다 보니 잘 알게 되더라. 난 부족하다고, 꼴등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경험치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 바꾸어놓을 수 있구나!’ 하고 놀랐다. 여태까지 겪어오고 전시했던 모든 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90년대 한국 출신 여성 작가로서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가졌던 약한 자의식, 분명 다치기 쉬운 것이었지만, 그 때문에 다른 감성과 시각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값졌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2017. 11 “누굴 이기겠다는 욕심이 많지는 않아요. 그냥 그때그때 제 수준에 맞춰 욕심을 내는 거예요. 정말 나는 하고 싶은데 무언가가 안 따라줄 때, 예를 들어 부상이나 스케이트 구두가 잘 맞지 않고 그럴 땐 정말 관두고 싶었어요. 하지만 목표가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어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둔 때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몇 주가 지나면 다시 하고 싶어서 또다시 시작하고…. 그래서 여기까지 왔어요.”
2007. 3 “도전을 두려워하진 않는데, 신선하지 않은 일을 하는 건 싫어한다. 무언가에 집중하면 그것 외에 다른 데는 완전히 무심하다. 평가에도 담담한 편이다. 어릴 때부터 아주 예쁘지 않은데도 ‘괜찮아, 난 내가 좋아.’ 그런 면이 있었다. 이런 점들이 예상치 못한 길로 나를 흘러오게 한 것 아닌가 싶다.”
201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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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자국만 나서면 예상치 못한 것이 기다려요 제니
“세상에는 제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고 신비로운 곳이 많더라고요. 두려워하지 않고 한 발자국만 나서면 예상치 못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자신을 조금 더 찾아가는 시간이 됐죠.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Love Yourself(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말이 종종 떠올라요.”
201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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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의 이야기도 낯설지 않기를 문소리
“〈세자매〉를 보고도 불편하다는 평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가만히 생각해 봤죠. 뭐가 불편했을까, 왜 불편했을까. 불편이라는 단어가 ‘불편을 끼쳐 죄송합니다’처럼 쓰이곤 하잖아요. 우리가 어떤 걸 편안해 하고 불편해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한국에는 더 불편한 영화가 많아요. 그런 걸 엄청 접해온 관객이 〈세자매〉에 불편함을 느꼈다니 놀랐어요. 〈세자매〉가 아니고 〈삼형제〉였다면 허벅지 좀 긁고, 술 먹고 소리 지르는 정도로 영화가 안 끝났을 텐데 말이죠. 중년 여성들에게 다양한 캐릭터를 부여하는 영화가 많지 않으니까 조금 낯설 수는 있어요. 그렇지만 ‘이게 왜 불편하지’ 생각하면서 보다 보면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분명 올 거예요.”
2021. 3 “여자라면 누구나 늙어가는 것에 대한 공포를 갖고 있다. 나이 드는 일에 대해. 불가항력에 저항하고 싶지 않다. 그건 어리석은 짓이고, 시간의 흐름이 가져다주는 것들을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싶다. 영화 〈푸른소금〉 시사회를 다녀왔는데, 영화를 본 후 가슴속에 남은 대사 한 마디가 있었다. 인간에게 꼭 필요한 세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황금, 또 하나는 소금, 그리고 마지막 하나는 지금이라는 대사였다. 대부분 ‘지금’을 잊고 사는 것 같다. 여자들이 ‘지금’을 즐긴다면 미래가 정말 멋질 텐데!”
2011. 10 “사람들은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해요. ‘어떻게 그렇게 솔직하세요?’ ‘어쩌면 그렇게 친화력이 좋으세요?’ 그건 아마도 내가 나를 좋아하는 데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간의 험한 역경이나 상처, 실수까지도요. 덕분에 내가 그 누구와도 다른 나 자신이 된 거니까요. 함께 일하는 직원이나 젊은이, 친구를 대할 때도 마음을 활짝 터놓는 편이에요. 좋든 싫든 버락과 나는 우리가 ‘롤모델’이란 걸 알고 있어요. 저는 대중의 시야에 노출된 사람들, 심지어 대중의 시선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한 발 물러서서 ‘뭐, 나는 롤모델이 아닙니다. 그런 책임은 지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하는 게 싫어요. 너무 늦었어요. 아이들과 청년들이 보고 있으니까요. 이미 롤모델이 돼버렸거든요. 나를 보고 젊은이들이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 여자는 험한 일을 겪어본 적 없잖아. 걱정하거나 두려울 일도 없고, 뭘 알겠어.”
2018.12 “여자라서 못 하는 것이 있잖아요. 남자들도 여자가 아니라서 못하는 게 있는 것처럼. 특히 여자는 얌전해야 한다, 조신해야 한다는 그런 시선들이 불편해요. 저는 다리도 딱 붙이고 잘 못 있거든요. 행동하는 것도 선머슴 같고, 실제로 남자들이랑 얘기도 잘 통하고요.”
2016. 9 “20대에도 ‘소녀’처럼 행동해야 하는 건 싫었어요. 말할 때 애써 친절하게 얘기한다거나, 문자 하나를 보낼 때도 이모티콘을 써야 한다거나…. 지금 생각해 보면 저 역시 프레임에 갇혀 있었던 거죠. 결혼이나 아이를 낳는 일이 상상이 안 돼요. 나한테 음악보다 더 소중하고 사수해야 하는 것이 생긴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요. 사실 미래에 대한 생각은 안 하려는 편이에요. 뭔가 계획하면 항상 정반대로 되는 것 같아서. 저는 살면서 점점 더 인생에 끌려가는 걸 즐기고 있어요. 단지 하나 바라는 게 있다면 계속 피아노를 치는 거? 그냥 치는 거 말고 ‘잘’ 치는 거요.”
2018.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