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발칙한 변신술! 내 백은 달라~

이 시대의 백은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넣어 다니기 위한 도구 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 시대 패션의 가장 핵심적인 아이템이자 한 브랜드를 상징하는 아이콘인 백. 메이저 패션 하우스들이 남긴 이 위대한 유산들이 2011년 새롭게 부활했다.

프로필 by ELLE 2011.09.28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샤넬 2.55

1955년 2월에 태어나 2.55라는 이름이 붙여진 샤넬 백. 다이아몬드 모양의 퀼팅 디테일과 메탈 체인이 아이코닉한 2.55 백은 당시 손으로 들고 다녀야 했던 거추장스러운 여성용 가방에 군용 가방에 사용하던 끈을 달아 어깨에 멜 수 있게 함으로써 여성에게 두 손의 자유를 선사했다. 현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마저 바꿔버린 이 직사각형의 백은 시간이 갈수록 모든 여성들의 드림 백으로 등극했다. 그 뒤에는 가브리엘 샤넬의 아카이브를 고스란히 간직해온 칼 라거펠트가 존재한다. 전략적인 것인지 혹은 결과적인 것인지, 초기 모델의 형태를 그대로 이어오면서 그 가치가 나날이 높아진 샤넬의 2.55 백. 매 시즌 컨셉트에 따라 소재와 컬러의 변화는 있을지언정 그 모습은 반 세기 전 샤넬 여사의 디자인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나이와 신분을 떠나 모든 여성들이 자유롭게 패션을 즐길 수 있기를 바랐던 샤넬 여사의 희망처럼 2.55 백은 캐주얼 룩에서 이브닝 룩까지 어느 스타일에도 두루 어울리는 매력을 지녔다. 시대는 변했지만 그 의미와 가치는 변하지 않은 2.55 백. 샤넬 여사가 전 세계 여성들에게 남기고 간 최고의 유산이 아닐까.



대나무 숲에서 태어난 백
구찌 뱀부 백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구찌. 세계 2차대전 기간 동안 물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가죽의 사용량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 대나무를 가방 손잡이에 활용한 구찌의 창립자 구찌오 구찌. 그가 남긴 구찌 최고의 아카이브인 뱀부 백은 지금까지도 구찌 하우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1947년 출시 이후 그리스의 페데리카 왕비,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엘리자베스 테일러, 데보라 커 등 시대를 대표하는 셀레브리티들을 비롯해 많은 여성들에게 사랑받아온 뱀부 백. 말안장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뱀부 백은 브랜드가 개발한 독특한 열처리 공정을 통해 휜 대나무를 4개의 메탈 루프로 연결해 핸드백의 손잡이로 사용했다. 첫 출시 이후 다양한 형태와 소재 그리고 프린트의 변화를 통해 시대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출시되었던 뱀부 컬렉션은 2011년, 프리다 지아니니에 의해 뱀부 백 본연의 모습에 더욱 충실한 형태로 다시 태어났다. 초기 모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번 시즌 뱀부 컬렉션은 악어가죽과 소가죽에 컬러를 입혀 다양한 컬러 팔레트를 선보였으며 1970년대 히피 스타일에서 영향을 받은 컬렉션의 컨셉트에 따라 태슬 장식을 더하고 체인과 레더 크로스 스트랩을 장착해 실용성도 잊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간 뱀부 백. 이제 과거의 화려한 영광을 되찾을 일만 남았다.



신고전주의의 상징
펜디 페퀸 백

브랜드의 얼굴이 될 로고 개발과 하우스를 대표할 수 있는 백을 만드는 데 주력한 펜디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 그는 펜디의 ‘F’를 역대칭시킨 모양의 로고를 선보이며 펜디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앞장섰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할 수 있는 또 다른 패턴의 개발에 노력을 기울인 그는 1987년 화가 호프만의 붓질에서 영감을 받아 페퀸 패턴을 완성했다. 브랜드의 아이코닉한 더블 F 로고의 짙은 브라운 컬러로 이루어진 스트라이프 패턴이 모던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을 선사하는 페퀸은 백뿐만 아니라 패션, 액세서리, 퍼니처, 패브릭 등 다양한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2011년 브랜드의 철학인 ‘신고전주의적 접근’을 통해 과거의 우아함과 현대의 세련미를 담아낸 펜디의 페퀸 라인. 트래블 러기지와 새로운 스타일의 호보백, 뷰티 파우치 등 다양한 여행용 제품과 함께 밍크 소재의 백으로 출시해 모던함 위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했다. 요란하지 않은 진정한 럭셔리를 표방하는 펜디의 정신이 페퀸 컬렉션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익숙하지만 낯선 매력
루이비통 락킷 백

길거리에서 10초에 하나씩 보게 된다는 루이 비통 백. 그래서 이젠 질릴 만도 하련만 루이 비통의 2011 F/W 컬렉션을 보고 있노라면 익숙하지만 왠지 낯선 백을 발견하게 된다. 모델들이 들고 있는 백은 크기와 모양, 소재, 컬러 모든 것이 다르지만 그 원형은 바로 락킷 백이다. 1958년, 작고 가벼운 트래블 러기지 라인의 하나로 치네 캔버스로 제작한 락킷 백. 자물쇠와 가죽 패치를 사용해 잠금 기능을 강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인 백은 이름 또한 ‘락 잇(Lock it)’에서 따왔다. 마크 제이콥스가 이번 시즌 백으로 락킷을 선택한 것도 이 잠금의 의미가 페티시를 주제로 한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의 컨셉트와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기 때문일 터(실제로 컬렉션 전반에 잠금 기능이 있는 수갑을 변형한 액세서리를 대거 선보였다). 그는 어느 때보다 광범위한 락킷 백 컬렉션을 완성했다. 모노그램 캔버스에 반짝이는 특수 처리를 한 모노그램 샤이니, 나일론 소재 위에 모노그램이 자카드된 나일론 자카드, 양가죽 위에 에나멜을 입히고 양털 모노그램 디테일을 더한 베르니 부클레트, 고무 느낌으로 특수 처리된 소가죽을 소재로 사용한 오파코, 양털 소재의 포레네, 메탈과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커프스가 달린 클러치까지. 하우스의 오랜 전통 위에 마크 제이콥스의 자유로운 상상이 더해져 완성된 락킷 컬렉션. 이제 새로운 루이 비통을 만날 시간이다.


*자세한 내용은 에비뉴엘 본지 9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EDITOR 황기애 PHOTO 구찌
  • 루이 비통
  • 샤넬
  • 펜디 ELLE 웹디자인 김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