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의 이상한 여자들을 만든 수상한 여자 둘. 성초이 A(이하 A) 내가 보고 싶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글을 쓰는 작가 팀. 나이와 성별, 학력으로 소개되는 것은 지양한다. 팀명도 어감이 좋아 택했다.
〈구경이〉 캐릭터들은 강력하다. 여성 캐릭터를 표현할 때 어떤 걸 염두에 두나
성초이 B(이하 B) ‘사이다 전개’를 위해 한 사람을 흑백논리로 성급하게 결론짓지 않는 것.
A 사람은 누구나 입체적이라는 것에 입각해 단순해 보이는 인물의 의외의 구석을 찾아내 드러내려고 한다.
구경이 (이영애)- 산타(백성철), 나제희(곽선영)- 경수(조현철), 용국장(김해숙)- 김부장 (정석용), 케이(김혜준)- 건욱(이홍내) 등 여성 캐릭터들이 남성 등장인물의 상사이거나 지배적 입장이라는 것 또한 흥미롭다
A 극의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재미있을 법한 캐릭터를 배치했다. 다만 허구라도 모든 창작물은 당대의 거울이니 우리가 체감하는 변화가 반영됐을 수도 있다. 그 부분을 대중이 알아차리는 것 또한 변화의 일면일 것이다.
〈구경이〉의 장르는 하드보일드, 블랙 코미디 탐정극이다. ‘한드’에서 새로운 장르다
B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마니아인 가수 이소라 씨가 여자 대학생 살인마를 쫓으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발상에서 시작했다. 70년대 누아르 〈필립 말로〉 시리즈부터 〈셜록〉 〈배트맨〉 시리즈 등 다양한 고전에서 많은 걸 배웠기에 ‘한국에서 새롭다’는 평에 고무돼 장르를 개척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A 캐스팅 소식을 들을 때마다 기쁨의 괴성을 질렀다.
B 대본 리딩 때 필기하는 척했지만 사실 하트만 그리고 있었다. 아, 용국장의 문신은 김해숙 배우의 아이디어였다. 국장님, 나이스!
작품을 보는 사람들의 성별과 연령대는 의미가 있나
A 불쾌함 혹은 죄책감 없이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10·20·30 여성들이 〈구경이〉를 그런 작품으로 여기는 것 같다. 이런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는 것,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길 바란다.
B 성별과 생물학적 나이를 떠나 ‘스스로 젊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줬으면 한다.
한부모(대리양육인) 가정, 데이트 폭력과 동물 학대, 퀴어한 요소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요소가 슬쩍슬쩍 보인다
A 요즘은 소위 ‘정상 가족’이 드문 것 같다. 주변에 존재하지만 TV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잘 보여지지 않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자 한다.
B ‘우리가 어떻게 가족이 되는가’라는 틀로 작품을 본다면 또 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A 최고의 여성은 이영애. 그리고 소금, 이영지, 릴체리.
B 최고의 여성은 김혜준, 최고의 콘텐츠는 〈구경이〉.
파리오페라발레단 가장 높은 곳에서 반짝이는 수석 무용수, 에투알. 프랑스인 무용수가 95%를 차지하는 발레단에 352년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인 에투알이 호명됐다. 2011년 파리오페라발레단에 한국인 최초 발레리나로 입단했던
박세은은 10년 만에 새로운 벽을 하나 더 깨며 또 다른 길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