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기 전에 가열차게 놀아보고자 영국으로 떠난 스타일리스트 김윤미는 가족과 24시간을 함께하며 일상을 즐기고 있다. 그녀의 말대로 이 징글징글(?)한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테니까. “엄마, 나 모델 되고 싶어!” 〈엘르〉 출신 스타일리스트 엄마의 손맛 살린 티셔츠를 입고 런던의 상징인 빨간 버스 앞에선 딸 시우는 어느새 보고 배운 ‘끼’를 펼치며 모델을 꿈꾸는 소녀가 됐다.
생동감 넘치는 화보를 촬영해 온 사진가 레스에게 대답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그만큼 생각지 못한 답과 뻔하지 않은 결과물이 돌아온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친구들과 헛소리로 채우는 끝없는 밤을 보내고 싶어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다양한 사람과 보내는 스튜디오에서 그는 티셔츠를 복면처럼 연출한 사진을 찍어 보냈다.
패션 화보 속에서 긴 머리를 허리까지 늘어뜨린 모델을 기억한다면 모델 윤보미의 이름을 금방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뉴욕에 가기 전 숙소를 정할 때 제 첫 번째 체크리스트는 센트럴 파크를 걸어서 갈 수 있는지예요.” 코로나19 속에서도 러브 콜을 받아 뉴욕에 머물고 있는 그녀는 틈날 때마다 센트럴 파크를 걸으며 다람쥐와 시간을 보낸다고.
상암동은 모델 박서희가 스무 살에 고향을 떠나 이곳저곳을 거쳐 마음을 붙인 지 3년 되는 동네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려운 시기인 것 같아요.” 관계를 맺기가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에 그녀는 마포에서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을 준비하며, 아직은 텅 비어 있는 공간에서 마음껏 촬영했다. 언젠가 이 공간을 추억할 날을 떠올리면서.
“이방인인 우리에겐 가족이 전부예요.” 그저 여름 도시에 살아보고 싶은 마음으로 서울을 떠나 LA로 향한 〈엘르〉 전 패션 에디터 김주연, 사진가 곽기곤 그리고 그들의 반려견 밤이.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 누워 밤이와 노는 저녁 시간은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그곳이 LA든, 서울이든 안전하게 하루를 보내고 서로의 곁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에.
올해 아들 서진이를 출산한 모델 김원경은 요즘 따듯한 볕이 가득 드는 옥상 테라스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제는 셋이 된 가족이 함께하는 ‘우리 집’에서 따듯했던 기억만 남길 바라면서. 이미 모델의 몸매로 돌아온 그녀는 말한다. “승모근이 턱 밑까지 올라왔지만 너와 함께라서 행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