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 라치카X조권, 프라우드먼X캼의 선택! 드랙(Drag)이란?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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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 라치카X조권, 프라우드먼X캼의 선택! 드랙(Drag)이란?

전혀 다른 무대였지만 메시지는 하나.

라효진 BY 라효진 2021.10.15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의 세미 파이널 경연 중 하나인 '맨 오브 우먼' 미션에서 각 크루들은 방송 내내 부담이었을 대중의 시선을 잠시 내려 놓은 모습이었습니다. 이제 〈스우파〉도 막바지, 그 동안 어느 정도 억눌렀던 '내가 제일 잘 하는 것'을 후회없이 선보였다는 표현이 맞겠죠.
 
 
'맨 오브 우먼' 미션에서 '드랙(Drag)' 콘셉트를 쓴 건 라치카와 프라우드먼 두 크루였어요. 공교롭게도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비슷했고, 섭외한 댄서들의 활동 분야도 유사했죠. 그러나 재미있는 건 두 크루의 무대가 '극과 극' 수준으로 전혀 달랐다는 점이예요.
 
그럼 '드랙'은 뭘까요? 자신의 사회적 성별과 다르게 겉모습을 꾸미는 행위인 드랙의 역사는 매우 깁니다. 본래의 스스로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입어야 하는 연극과 오페라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어요. 대중에 익숙하지 않은 문화지만, 널리 알려진 건 '드랙 퀸(Drag Queen)'입니다. 〈헤드윅〉이나 〈킹키부츠〉 등의 작품들이 드랙 퀸을 소재로 만들어졌죠. 한국 콘텐트 가운데서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 이준기가 맡았던 공길 역이 드랙 퀸과 가깝습니다.
 
 
대중적인 문화는 아니다보니 지금도 드랙 킹과 드랙 퀸을 단순히 '남장여자', '여장남자'로 보는 시선들이 적지 않아요. 이를 두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해석들이 난무하고 있죠. 하지만 최근엔 남자 댄서는 '남자답게' 여자 댄서는 '여자 답게'라는 이분법적 공식을 파괴하는 예술의 한 분야로 점점 인정받고 있는 문화입니다. 드랙 킹, 드랙 퀸이라는 명칭 대신 이들을 '드랙 아티스트'라고 부르자는 움직임도 있는데요. 한국에도 나나영롱킴 등 유명한 드랙 아티스트들이 있습니다.
 
아찔한 힐을 신고 격렬하게 춤을 추는 '힐댄스'로 '하이힐 맛집'이란 별명까지 얻은 가수 조권은 라치카와 협업한 〈스우파〉 무대에서 드랙 메이크업을 선보였어요. 드랙 메이크업은 배워서 할 정도로 이 문화에 애정을 갖고 있는 그는 뮤지컬 〈제이미〉에서 드랙퀸이 되고 싶은 게이 소년을 연기하기도 했죠.
 
 
사실 이날 무대 이후 LGBTQ씬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디바 레이디 가가의 〈Born This Way〉와 드랙 아티스트의 조합이 신선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어요. 하지만 일반 대중을 타깃으로 하는 한국 TV 프로그램에서 프로 엔터테이너들이 LGBTQ 코드를 소재로 한 쇼를 만든 적이 있었나요? 아직은 드랙 문화가 안정적으로 자리잡지 못한 한국의 어떤 시청자들에게는 전혀 새로운 충격이었을 터입니다.
 
보깅과 왁킹을 하는 댄서이자 드랙 아티스트인 KYAM(캼)은 프라우드먼과 무대를 꾸렸어요. 그러나 무대에서 캼은 춤을 추지 않았습니다. 그저 존재했을 뿐이죠. 캼과 프라우드먼은 여성의 대상화를 내레이션 형식으로 비판한 노래 〈Womanifesto〉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드랙 킹 혹은 드랙 퀸의 모습으로 무대 위에 '있었습니다'. 같은 문화 코드를 두고도 이렇게 다른 작품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 드랙의 새로운 면을 보여줬던 듯하네요.
 
 

스우파 '맨 오브 우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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