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데다, 습도까지 높은 동남아 날씨 때문에 도저히 에어컨을 끌 수가 없어. 잠깐만 에어컨을 끄거나, 환기 시킨다고 창문을 좀 열어두면 금세 끈적끈적 해져서 에어컨 리모컨부터 찾는다니까! 에어컨이 없던 시절엔 여름에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이제는 에어컨 없는 여름은 상상하기도 싫은데, 하루 종일 에어컨 바람을 쐬고 있으니 목도 칼칼해지고 머리도 띵하고 몸이 으슬으슬 해지는 것이.... 이거 냉방병인가??
「 뜨거웠다, 차가웠다, 체온조절이 힘들어
」 ‘냉방병’이라는 정식 의학용어는 없지만, 냉방으로 인해 여기저기 아픈 증상들이 나타나면 흔히들 ‘냉방병’이라고 말해. 무더운 바깥 기온과 차가운 실내의 온도 차이가 심하게 벌어지면 우리 몸이 여기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하고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에 문제가 생기게 돼. 혈액 순환에 이상이 생기면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장운동이 원활하지 않아서 소화불량이나 설사, 복통 등이 생길 수 있어. 여자들은 호르몬에 이상이 생겨서 생리불순이 오거나 생리통이 심해질 수도 있지. 냉방병은 두통, 몸살 등의 감기 증상을 보이거나 콧물, 인후통, 기침 등 호흡기 질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 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이게 냉방병인지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구분하기 힘들다는 게 문제야.
에어컨을 틀었을 때 쉰 냄새가 난다면 에어컨 내부가 오염됐다는 거야. 땀에 전 옷을 빨리 세탁하지 않거나 바짝 말려주지 않으면 옷에서 쉰내가 나는 것과 같다고 이해하면 돼. 그런데 이게 냄새로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의 호흡기 건강까지 해친다는 게 문제야. 에어컨 냉각수에는 ‘레지오넬라균’이 잘 번식하는데, 이 균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폐렴을 일으키기 때문에 절대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거든. 에어컨은 가습기만큼이나 위생에 신경 쓰면서 사용해야 하는 가전이야. 사용 후에는 에어컨 내부에 곰팡이나 세균이 번식하지 않게 충분히 말려준 후 꺼야 하고, 아무리 잘 말리면서 썼어도 주기적으로 전문가에게 에어컨 내부 청소를 받아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
냉방병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해. 냉방을 해서 아픈 거니까 냉방을 안 하면 되는 거야. 냉방병 증상이 있을 때는 며칠 동안 에어컨 냉기만 쐬지 않아도 증상이 호전되거든.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실내외 온도차가 5~6℃를 넘지 않게 하고, 냉방을 오래 하면 실내 습도가 뚝 떨어져서 호흡기와 피부가 건조해지니까 중간중간 환기도 할 겸 창문을 잠깐씩 열어놓으면 습도 조절을 하는 데 도움이 돼. 찬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게 긴팔 옷을 입는 것도 큰 도움이 되니까, 스스로 온도를 조절할 수 없는 사무실이나 다중이용시설에 있을 때는 겉옷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야. 덥다고 너무 찬 음료수만 마시면 몸이 더 냉해지는데, 무더운 바깥에 있을 때 시원하게 마시는 건 불가피한 선택이니, 냉방이 되는 실내에 있을 때만이라도 미지근하거나 따뜻하게 마셔주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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