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첫사랑만큼 애틋했다, '내 생애 첫 향수'

운명처럼 다가온 향수가 있다. 그리고 지금 운명이 된 향수가 있다. 사라져버린 시간을 향기로 담아낸 뷰티 인사이더들의 ‘내 생애 첫 향수와 인생의 소울 메이트와도 같은 마지막 향수’에 관한 러브레터.

프로필 by ELLE 2011.03.25


프레쉬 PR 임태경

FIRST
미국 여행 중 우연히 발견한 필로소피의 ‘그레이스’ 향수는 군더더기 없이 ‘grace’라고만 적힌 지극히 심플한 보틀에 가장 먼저 끌렸다. 백합, 라벤더 등이 어우러진 플로럴 향도 은근히 여성성을 드러내면서 나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마음에 들었고. 그때 그 시간 속의 나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향이라고 해야 할까?
퓨어 그레이스 오 드 퍼퓸  워터 릴리, 라벤더 등을 조합한 순수하고 맑은 향취, 60ml. 6만원대, 필로소피.

NOW 톡 쏘는 향이 마치 사회 초년생 시절의 설레던 내 모습을 잊지 않게 해주는 것 같아 매일 뿌리는 향수다. 몸담고 있는 브랜드이다 보니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 향수, 나에게는 좀 특별하다. 손목에만 뿌리던 향수를 이제는 다른 향수와 레이어링할 수 있을 정도로 나를 성장시켜준 향수이기도 하니까.
씨트론 드 빈 오드 퍼퓸 샌들 우드 베이스에 레몬그라스를 블렌딩한 샴페인 향, 30ml. 5만9천원, 프레쉬.




<엘르> 뷰티 에디터 양보람

FIRST 나의 첫 향수는 지방시의 ‘쁘띠 상봉’. 또래 아이들보다 사춘기를 일찍 맞은 딸을 위해 아버지가 출장길에 사다주신 선물인데 베이비 블루 컬러 보틀에 과일과 꽃이 섞인 보드라운 향은 초등학생의 입맛에 딱 맞았다. 좋아하는 오빠에게 편지를 쓰고 나서 편지지에 살짝 뿌려 봉투에 담았을 정도로 애착이 간 향수. 
쁘띠 상봉 오드 뚜왈렛 오크모스 베이스에 릴리를 블렌딩한 파우더리한 향, 50ml. US $31,
지방시.

NOW 예전엔 어리고 풋풋한 향이 좋았지만 지금 꽂힌 향수는 샤넬의 ‘베이지’. 향이 어떨까 궁금하다면 당장 맡아볼 것. 여성스럽고 담백하지만 밋밋하지 않은 것이 바로 베쥬다. 미니어처를 선물받아 쓰고 있는데 다음 생일 선물로 뭘 갖고 싶냐고 남자 친구가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대답하겠다. “샤넬 베이지 향수 사줘!”
레엑스클루시브-베이지 백합과 일랑일랑, 재스민이 혼합된 플라워 부케 향, 200ml. 34만원, 샤넬.




뷰티 엑스퍼트 박나영

FIRST 대학 시절 소개팅으로 만난 남학생이 건네준 샤넬 ‘알뤼르’. 은은하고 여성스러운 향기와 ‘샤넬’이란 브랜드에 대한 로망, 깔끔한 패키지까지 쏘옥 맘에 들었다. ‘공돌이’였던 그 남학생이 이 예쁜 향수를 찾아낸 건 A4 50매 분량의 인터넷 서치! “조사해본 결과 너랑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았어.” 그 정성이 갸륵해 더욱 애용한 향이다.
알뤼르 오드 뚜왈렛 상큼한 과일 향에 메이로즈와 재스민, 우디를 조합한 차분한 오리엔탈 향, 50ml. 9만1천원,
샤넬.

NOW D&G의 ‘18 라 륀’.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과 초가을 저녁에 불어오는 바람 같은 싱그러움, 트레이닝복 마니아도 ‘천상 여자’로 만들어줄 법한 여성스러운 향기가 내 마음을 확실히 사로잡았다. “너의 향기가 좋아”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은 걸 보면 나와 궁합이 잘 맞는 향수인 듯. 택시기사님한테도 “무슨 향수인지 몰라도 사람이 아니라 꽃이 차에 탄 것 같네”라는 극찬을 들은 향이다!
18 라 륀 백합과 튜브로즈, 화이트 레더를 블렌딩한 리치 화이트 플로럴 향, 50ml. 6만3천원, 돌체 앤 가바나.




<엘르걸> 뷰티 디렉터 장수영

FIRST
지인에게 성년의 날 선물로 받은 다비도프 ‘쿨 워터’. 푸른색 보틀에 담긴 블랙 커런트와 메이로즈, 재스민 등의 플로럴 부케 향이 체취와 섞이면 잔향이 하루종일 지속돼서 지금도 그 향이 선명하게 기억난다. 그래서인지 다비도프 쿨 워터만 생각하면 에너지 넘치고 발랄했던 20대 초반의 추억들이 몽글몽글 떠오르곤 한다.
쿨 워터 우먼 오드 뚜왈렛 시크러스와 조화된 워터 릴리 톱 노트, 달콤하게 마무리되는 아쿠아틱 우디 향, 50m. 5만7천원,
다비도프.

NOW 2년 전부터 줄곧 사용하는 캘빈 클라인 ‘CK 원’. 특별하진 않지만 질리지 않고, 은은하면서 중성적인 향취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내 이미지와 잘 어울리고 계절과 장소, 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매일 입는 속옷에 비유하자면 화려하진 않지만 편하고 친근한 순면의 무지 속옷이랄까?
CK 원 그린티 베이스에 베르가모트, 오렌지 플라워를 더한 가볍고 상쾌한 향, 50ml. 4만9천원, 캘빈클라인.




루이 비통 PR 김지현 과장

FIRST 언니가 대학 2학년 때 남자 친구한테 성년의 날 선물로 받은 불가리의 ‘뿌르 팜므 오드 퍼퓸’. 향도 향이지만 남자 친구한테 받은 선물에 대한 부러움에 당시 고3이었던 나는 몰래몰래 언니 향수를 뿌리곤 했다. 그때는 굉장히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에 뿌듯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를 정도로 철없던 나의 옛날 옛적 추억이 담긴 향수. 
뿌르 팜므 오드 퍼퓸 블랙 티와 그린 티를 조합한 삼박 재스민 티 베이스의 순수하고 깨끗한 향, 50ml. 11만3천원,
불가리.

NOW
프라다에서 근무할 때 밀라노에서 구입한 프라다 ‘인퓨전 드 아이리스’. 아이리스 꽃향이 좋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까르띠에의  ‘까르띠에 드 륀’은 시원한 향 속에 따뜻함이 녹아 있는 묘한 향에 매료되어 요즘 많이 사용하는 향수다. 
밀라노 인퓨젼 드 아이리스 시더우드에 아이리스꽃 향을 더한 미니멀하고 싱그러운 향, 50ml. 가격 미정,
프라다.
드 륀 주니퍼 베리와 은방울꽃 향으로 달빛의 부드러움을 표현한 우디 머스크 향, 50ml. 가격 미정,
까르띠에.


*자세한 내용은 에비뉴엘 본지 3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EDITOR 이민경
  • PHOTO 김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