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인생도 ‘몰빵’하면 큰일 나요_주린이를 위한 경제 가이드 #8

‘어, 주가가 왜 떨어지지?’ 생각할 땐 이미 늦었다.

BY김초혜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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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Don’t put all your eggs in one basket”(당신의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이 학자의 경고를 새겨듣지 않고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았다고 가정해보자. 만약 실수로 바구니를 떨어뜨리기라도 하면 소중한 계란 전부가 깨질 수 있다. 속수무책으로 모든 계란을 잃는 것이다. 반대로, 여러 개 바구니에 계란을 나눠 담은 경우에는 그런 위험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바구니 하나를 떨구더라도 다른 바구니 안에는 싱싱한 계란이 온전히 들어있다.
 
제임스 토빈 교수는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계란과 바구니 비유를 들었다. 쉽게 말해서 ‘몰빵 투자’를 하다가는 눈물 흘릴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사실 분산투자 중요성은 주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알고 있다. 꼭 주식이 아니더라도 어떤 한 가지에 집착하면 좋지 않은 결과를 얻는 법이다. 예컨대, 오직 머리에 회사 일로만 가득한 사람은 여유가 생겼을 때 회사 바깥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투자와 인생은 닮은 점이 많다. 분산과 조율이 중요하다.  
 
 
어, 주가가 왜 떨어지지?  
잠시 거시적인 경제 이야기를 꺼내 보겠다. 올해 들어서 전 세계 증시가 요동쳤다. 작년에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사람들은 당황스럽다. 분명히 지난해까지는 어떤 주식을 사도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애플, 테슬라, 아마존과 같은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면 꽤 큰 수익을 거뒀을 것이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 이 수익의 상당 부분이 증발 중이다. 딱히 기업 자체에 어떤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다.  
 
증시가 하락하는 이유는 금리 인상 우려 때문이다.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금리다. 미국은 코로나 기간에 막대한 돈을 풀었다. 경제가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을 피하고자 돈을 푼 것이다. 지원금을 퍼주고, 금리를 낮췄다. 시장에는 돈이 흘러넘쳤고, 이 돈들은 주식시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래서 지난해 미국 실물경제는 최악이었지만, 주식시장은 초호황이었다. 하지만 영원히 돈을 풀 수는 없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경제도 어둠의 터널을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자 내릴 대로 내린 금리도 다시 오를 조짐이 보인다. 금리가 오른다는 건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을 다시 회수하겠다는 뜻이다. 당연히 주식시장에 흘러 들어갔던 돈 역시 무사할 수는 없다. 그래서 지난해에 급격히 올랐던 주식들이 올해 들어 뒷걸음질 치고 있다.
 

분산투자에 대한 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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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 순위를 보자. 1위 테슬라, 2위 애플, 3위 아마존, 4위 엔비디아, 5위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태어난 기술기업들이다. 만약 이런 기업에만 집중 투자 했다면 올해 들어서 꽤 가슴이 쓰릴 수밖에 없다. 금리 인상은 기술기업 주가에 치명적이다.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 모두 훌륭한 기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을 제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일수록 주가도 비싼 법이다. 주식의 수는 정해져 있는데, 사려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기 있는 기업의 주가는 현재 이 기업이 실제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훨씬 높게 책정돼 있다. 그래서 금리 인상과 같은 거시적인 금융정책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올해 들어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을 때 “이젠 내 차례야”라고 외치며 기지개를 켜는 기업도 있다. 디즈니가 대표적이다. 디즈니는 코로나 기간에 막대한 피해를 봤다. 전 세계 테마파크가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영화 사업 부문에서도 고전했다. 그러나 서서히 경제활동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면서 디즈니는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디즈니 주가가 빠르게 오른 이유에는 이런 분위기가 반영됐다. 디즈니뿐만이 아니다. 항공, 호텔처럼 코로나 기간에 짓눌렸던 산업들 역시 꿈틀대고 있다.
 
아마존, 애플, 페이스북, 구글과 같은 기업에만 분산투자를 하는 건 엄밀히 따지면 분산투자가 아니다. 크게 봤을 땐 같은 산업군에 속한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개별적으로 보면 제각각 다른 매력과 청사진을 가진 기업이긴 하지만, 시장은 이 기업들을 한 바구니에 속한 계란들로 인식한다. 만약 기술주 몰빵이 아니라 디즈니, 나이키처럼 다른 산업군까지 골고루 투자를 했다면 최근 하락장에서도 크게 타격을 입지 않았을 것이다. 계란을 다른 바구니에 담은 투자자들은 증시가 하락할 때 빛을 발휘한다.
 

어떻게 분산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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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적인 분산투자란 무엇인가? 정답은 없다. 투자자의 목표나 나이에 따라서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아무리 운동이 중요해도 80대 노인에게 마라톤을 추천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젊은 사람이라면 조금 과격한 운동에 뛰어들어도 된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최소 30년 이상은 투자를 계속할 계획인 나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주식 자산을 배분했다. 40% 우량 성장주, 40% 배당주, 20% 혁신주. 물론 성장주, 배당주, 혁신주를 딱 잘라서 구분하기는 어렵다. 어떤 기업은 성장주이면서도 배당주이기도 하다.
 
일단 우량 성장주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처럼 이미 돈을 잘 벌고 있는데도, 여전히 무섭게 성장하는 기업들이다. 국내에서 미국 주식을 사는 사람들 대부분이 우량 성장주에 투자한다. 아쉬운 건 성장주는 배당금을 적게 준다. 이런 기업들은 여전히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에 주주에게 배당금을 주기보다는 기업을 키우는 데 집중한다.  
 
배당주는 말 그대로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이다. 코카콜라, AT&T 같은 곳들이 대표적인 배당 기업이다. 우량 성장주처럼 주가가 드라마틱하게 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냥 주식을 보유하고만 있어도 은행 이자보다 훨씬 높은 배당금을 주주에게 지급한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도 당신을 위해 일을 하고 수익을 나눠주는 고마운 기업들이다.  
 
혁신주는 우량 성장주, 배당주와 비교하면 다소 위험한 투자다.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신생 기업들은 지금 당장의 실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종목들이다. 그럼에도 이런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10% 정도 담은 이유는 있다. 이 안에서 괴물 같은 기업이 탄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이나 애플도 처음에는 모두 미래가 불확실한 혁신주였다. 하지만 결국 어떻게 됐나. 아마존 주가는 상장 이후 2000배 이상 올랐다.  
 
위에서 예시를 든 분산투자 비율은 나만의 방법일 뿐이다. 투자자마다 제각각 목표를 세우고, 자신만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워야 한다. 계란을 다른 바구니에 담아야만 오래 투자할 수 있다. 오래 투자하는 사람만이 승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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