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트렌드면 다 좋은 줄 알았다고요?

빠르게 돌아가는 트렌드를 쫓느라 오늘도 바쁘신 여성 여러분. 잠깐 멈춰서 우리 남자들의 말에 귀 좀 기울여 주시겠어요? 스타일도 좋고 유행도 좋지만, 우리 남자들의 취향도 신경써달라고요! 우린 패션 전문가는 아니지만 옷 좀 입는 남자들이니까요.

프로필 by ELLE 2011.03.07

김선일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편이라 애시드 컬러 스타일링에 대해 굳이 반대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건 하나의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주었을 때 얘기. 질샌더 컬렉션처럼 여러가지 색을 한꺼번에 입는다면 글쎄, 과하면 화가 된다는 말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같이 다니기 부담스러울뿐더러 보기에도 별로.

박지호
평소 이 정도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다면 그 누구 앞에서도 패션 피플로 인정받을 수 있을 듯. 올 시즌 키 룩 중에서 가장 패셔너블한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때부터 많은 색감과 과감한 레이어드를 경험해 본 여성만이 소화할 수 있는 진정한 스타일리시 패션!

유지성 ‘애시드’한 컬러는 ‘비비드’하지만 어쩐지 봄 같진 않다. 검정색 재킷과 구두로 색감을 죽여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준다면 괜찮겠지만, 별다른 외투 없이 애시드한 컬러의 옷만 한두벌 걸쳤다간 햇빛 쨍쨍한 날 내 여자친구가 지글지글 타올라 어느새 펑 하고 터져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 위태롭다. 간단한 포인트 정도가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

조영준 내 여자가 이렇게 입고 다닌다면 정말 싫을 것 같다. 뭐, 내 여자가 아니라면 그냥 눈길은 가겠지만. 여자친구가 이 룩대로 나온다면 난 마네킹처럼 굳어버릴 지도 모르겠다. 과한 면도 있고 문제는 같이 다니기엔 내가 너무 묻혀 버리니까. 이런 옷에 내가 조화로울 수 있다면 나 또한 이런 강한 컬러로 ‘오바’해야겠지.


김선일 남녀의 선호도가 가장 극명하게 나는 것이 레이스 아닐까? 여자들은 여성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남자들도 레이스를 좋아할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진 않다. 개인적으로 레이스 원피스는 무척 부담스럽다. 차라리 레이스가 끝 단에 부분적으로 달린 슬립 또는 스타킹이면 몰라도. 물론 그런 아이템은 여자친구에게 적극 권유하고 있다.

박지호 남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샤방샤방’ 여성스러운 스타일이긴 한데, 유감스럽게도 리얼웨이, 서울의 길거리에서 이런 차림으로 같이 다니면 무수한 눈총을 받을 듯. 그래도 하루종일 함께 드라이빙을 하며 나홀로 이 스타일을 감상할 수 있다면 오케이!

유지성 평소 “공주 앨러지가 있어요”라고 말하곤 했다. 레이스에 대한 편견이랄까? 어깨나 손목에 주렁주렁 달린 레이스만 봐도 그 옷의 주인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이런 레이스 원피스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충분히 여성적이고 도회적인 레이스 원피스니까. 시원한 웨지힐이나 오픈토 슈즈와 함께라면 더욱 좋겠다.

조영준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 남자인가 보다. 지나가는 여자가 이렇게 입었다면야 눈길이 한번 가겠지만 내 여자가 이렇게 입고 같이 다닌다면 그 많은 시선들이 그리 기분 좋게 느껴질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옷 자체는 너무 예쁘기 때문에 단둘이 함께일 때 입는다면야 나쁘진 않다.


김선일 레오퍼드는 섹시하고 꽃무늬는 사랑스럽다. 이건 그냥 객관적인 생각일 뿐. 사실 런웨이에 걸어나오는 모델들이 걸친 옷을 볼 때면 스타일리시하고 멋있기는 한데 같이 밥을 먹다가, 차를 마시다가 맞은 편에 앉은 내 여자가 이런 화려한 패턴을 입고 앉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조금 아찔하다. 난 화려한 게 좋은데, 왜 내 여자가 화려한 건 썩 맘에 들지 않을까?

박지호 휴양지에서 화려한 금발을 휘날리는 외국 여성이 아니고서야 서울 시내에서 한국 여성이 화려한 프린트의 원피스가 어울리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유지성 열대 과일주스 광고판처럼 보이느냐, 시원하고 당당한 여자처럼 보이느냐는 어떤 핏으로 입느냐에 달린 문제가 아닐까? 알맞은 스커트의 길이와 시원한 배색은 좋다만, 팔 부분 또한 치마처럼 타이트하게 들어왔다면 더 예뻤을 텐데. 차라리 슬리브리스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조영준 플라워 프린트의 원피스를 입은 여자친구를 보면 분명 사랑스럽다고 느낄 것이다. 간단히 커피 마시고 영화보려 했던 뻔한 데이트 코스가 동물원이나 한강처럼 뭔가 더 활동적인 데이트 코스로 바뀔 것 같다. 하지만 레오퍼드 프린트라면 모든 데이트 코스를 사양하고 집으로 향하겠다.


김선일 팬츠 입은 여자를 선호한다. 시크하고 보이시한 매력을 선호하는 편. 신발을 집어삼킬 듯한 플레어 팬츠를 가슴까지 끌어당겨 입는다면 도도하고 세련되어 보이기 까지 한다. 커리어 우먼을 한번쯤 사모해본 남자라면 플레어 팬츠 입은 여자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박지호 프리젠테이션, 또는 중요한 발표자리에서 플레어 팬츠를 입은 여성을 보면 왠지 모를 자신감과 신뢰감이 쌓이는 것을 종종 느낀다. 그래도, 평소 이런 차림의 여성과 함께 거리를 걸어야한다면 글쎄 생각좀...

유지성 하늘하늘한 소재, 좀 길다 싶은 바짓단, 약간 높은 위치의 허리라인. 몸을 꼿꼿이 세우고 목에 비슷한 톤의 스카프라도 두른다면, 그런 사랑스러움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셀린의 컬렉션처럼 상의마저 헐렁하게 입는다면 매니시함만 남을 뿐. 난 우아한 여자와 데이트를 하고 싶다. 몸의 형태마저 남녀 구분이 가지 않아선 곤란하다.

조영준 솔직히 플레어 팬츠는 입는 사람에 따라 너무 다른 느낌이 나는 룩이다. 마르고 하얀 피부에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라면 사랑스럽게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플레어 팬츠가 잘 어울리는 한국여성은 거의 못 본 것 같다. 옷 자체는 너무 예쁘지만, 내 여자가 입었을 때 좋다고만 말하기는 힘들다.


김선일 남자들은 미디길이 스커트의 유행을 썩 반기지는 않을 것. 하지만 미디길이 스커트 넘어 은근히 드러나는 종아리와 발목은 나에게 묘한 섹시함을 느끼게 한다. 물론, 종아리가 두껍고 발목이 없는 여자는 예외겠지만(이런 여자가 입는다면 스커트를 무릎 위로 잘라주고 하이힐을 신겨야겠지).

박지호 의외로 소화하기 힘든 스타일이다. 자칫하면 60년대, 아니 일제시대 신여성 느낌으로 회귀한듯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유지성 스커트’만’ 이래야 한다. 상의도 펄럭펄럭, 재킷도 펄럭펄럭, 그래서 바람이라도 불었을 때, 목도리 도마뱀처럼 온몸이 펼쳐지는 여자친구를 보고 싶진 않다. 끌로에 컬렉션처럼 원색 계열의 플랫슈즈와 몸에 딱 붙는 상의, 에나멜 클러치 정도라면 언제 어디서나 환영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조영준 정말 대환영이다. 사진 속 끌로에의 니트를 같이 입는다면 사양하겠지만. 좀 더 활동적인 느낌이 나고 당당하고 귀엽기까지 한 미디 스커트를 입고 나온다면 그날만큼은 지나가는 다른 여자의 다리를 훔쳐보지 않아도 될 만큼 내 여자친구가 너무 사랑스러울 것 같다.

Credit

  • ELLE 웹 에디터 홍국화
  • PHOTO IMAXTR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