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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밀이, 정말 피부에 해로울까?_선배's 어드바이스 #50

때 밀고 싶을 때 꼭 알아야 할 것들

BY송예인2021.02.01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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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맘때면 들리는 소식이 있다. “때 밀고 나서 피부가 뒤집어졌다”는 비보. 설이 다가오면 한 번쯤 푹 곤 삼계탕이 되기 직전까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후 말끔하게 때를 벗겨내야겠다는 사람이 많은 탓이다.
 
 
한국 때밀이 문화는 관광상품으로까지 대우받고, 세신사란 직업은 ‘사자士字 직업’으로 여겨질 만큼 그 전통과 영역이 굳건하다. 미국 유명 토크쇼 호스트 코난 오브라이언과 한국계 배우 스티브 연이 한국식 목욕탕에서 비명을 지르며 때밀이 ‘당하는’ 영상은 현재까지 조회 수 근 2천만 회를 기록 중이다. 중요 부위까지 밀어준다는 밈은 동성의 나신을 보는 걸 극도로 꺼리는 헤테로 미국인들에겐 고갈되지 않을 웃음의 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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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쯤 들어봤겠지만, 피부과 의사들은 입을 모아 때밀이를 극구 반대한다. 때라고 믿는 것이 사실은 피부를 마지막으로 감싸고 있는 각질층이며 그걸 몽땅 밀어버리는 건 피부염까지 초래하는 피부에 최악의 행위라는 것이다. 하지만 때밀이 추종자들은 피부과 전문의와 댓글로 싸움까지 불사하며 그 시원한 맛을 못 잃는다. 심지어 피부과 의산데도 환자들한텐 때 밀지 말라면서 본인은 못 끊겠다는 사람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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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다시 정리를 해보자. 목욕하는 건 더러움, 즉 때-세균과 바이러스, 먼지와 산화된 땀, 피지, 묵은 각질 조각, 그 외 묻은 오염물질 등-을 없애기 위해서다. 깨끗해진 피부는 다시 새로운 피지와 땀을 뿜어내 스스로 촉촉하게 하면서 보호 장벽을 튼튼히 해 세균과 각종 유해물질의 침입을 막는다. 그런데 오래 묵지도 않은 각질층 자체를 때로 인식하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검정 옷을 입으면 안쪽에 가루가 돼 묻어나는, 피부를 물에 불려 문지르면 밀리는 하얀 것이 바로 각질인데 때밀이는 자칫 각질층 전체와 그 아래 표피 일부까지 없애버릴 수 있을 만큼 막강 파워를 자랑한다. 그러면 당장은 비늘을 벗긴 생선처럼 매끈해지지만, 곧 빠르게 피부 속 수분이 증발하고 수많은 미세한 상처로 세균이나 유해물질이 들어가기 쉬운 상태가 된다. 마침내 염증이 생기면 붉어지고, 따갑고, 가려운 것이다. 한 번 피부염으로까지 진행되면 가라앉히고 다시 표피, 각질층이 정상화 될 때까지 피부과에서 처방받은 약, 보습제 등을 바르며 갖은 고초를 겪어야 한다. 심한 경우엔 피부가 아주 예민해져 전 같은 상태로 돌아가기 어려워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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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가 이끄는 피부 과학 실험실 의대생들이 살신성인 정신으로 밝혀낸 때밀이의 비밀이 있다. 네 명이 한 달 동안 매주 대중탕에 가 오른쪽 팔다리만 때를 밀고 1, 3, 6, 24시간, 3일, 7일 후 피부의 변화를 관찰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때를 민 쪽만 피부 탄력도는 20%, 수분 함량은 10% 떨어졌고 산도가 알칼리성으로 변했다. 다들 알다시피 건강한 피부는 약산성을 띤다. 염증 물질인 ‘사이토킨’이 분비됐고 항균 물질이 없어지면서 유해 세균 수가 늘었다. 한 달 만에 이렇게 됐는데 평생 민 피부는 어떨지 아찔해진다. 정 교수는 찾아오는 환자의 10~15%가 때밀이와 관련된 질환 때문이라는 경험에서 우러난 증언도 덧붙였다.
 
 
제대로 된 목욕이란 각질층은 놔두면서 진짜 더러움과 자연히 떨어져 나갈 일부 묵은 각질만 없애는 것이다. 그런 각질의 양이란 아주 적어서 피부가 건강한 사람은 눈치조차 못 채며 때밀이 수건으로 밀릴 정도는 결코 아니다. 일단 때를 아예 안 미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안 밀고는 사는 것 같지도 않은 심각한 중독자라면 마치 금연 껌, 패치처럼 보조 도구를 써 보자. 
 
첫째, 때밀이 타월 대신 천연 해면 같은 아주 부드러운 스펀지나 타월을 쓴다. ‘시원하다’는 사실상 통감이 거의 안 느껴져야 한다. 손에 힘을 과거 대비 반 이상 빼고 한 번씩 쓸고 지나간다는 느낌으로 살짝만 문질러 준다. 
 
둘째, 팔다리는 빼고 등과 가슴 가운데 위주로 닦는다. 이 부위만큼은 지성인 사람이 많아서 꼼꼼하게 씻는 게 도움이 된다. 팔다리는 상대적으로 건조해 아직 일해야 할 각질층이 들떠 있어 더욱 밀고 싶어진다. 과감히 눈을 감자. 
 
셋째, 한동안 물 또는 순한 클렌저로만 샤워해 때를 모은다. 한 번의 축제를 위해 최소 2주일은 단군신화 속 곰처럼 참고 견디는 것, 달리 말하면 각질층이 충분히 재생될 기간을 두는 것이다. 
 
넷째, 입자가 고운 스크럽이되 크림이나 오일 베이스 제품을 쓴다. 스펀지나 타월까지는 포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스크럽 소량을 손에 묻혀 살살 문지른다. 유분이 충분한 크림이나 오일 안에 스크럽이 포함된 제품이면 동시에 보습도 된다. 단, 지성 피부는 피한다. 
 
다섯째, 때밀이나 스크럽을 끝낸 후엔 피부가 마를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순한 보습제를 발라준다. 피부에 상처가 난 상태니 향료나 각질 용해 성분 등 자극적인 성분이 포함된 건 금물이다. 오직 코팅해준다는 느낌으로 정성껏 펴 바른다. 
룰라러브 천연 해면 스펀지 레귤러 - 플라스틱 아닌 바다 생물 해면을 말린 부드러운 스펀지. 1만3천원.해피바스 스킨유 샤워젤 건성피부용 - 스킨케어 성분 24.2%가 들어 피부 자극을 줄여 주며 보습력이 좋다. 600mL, 1만8천9백원.사봉 바디스크럽 파츌리라벤더바닐라 - 4가지 식물성 오일 속에 소금이 잠겨 있는 형태. 오일이 피부에 남아 보습 효과를 준다. 320g, 4만3천원.피지오겔 레드 수딩 AI 바디로션 - 진정 성분 PEA가 들어 아주 건조해서 자극까지 생긴 피부를 보습하며 가라앉힌다. 400mL, 3만6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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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고체 비누와 때밀이 타월의 ‘콤보’만은 피한다. 웬만해선 피부 자극을 느껴본 적이 없는 타고나길 튼튼한 피부에 피지 분비도 충분하면 때밀이 타월로 살살 밀어도 어느 정도까진 견딜 수 있다. 또는 때밀이는 안 하고 비누로만 씻어도 된다. 하지만 알칼리성인 비누로 씻고 때밀이까지 하면 피지와 각질층을 몽땅 없애는, 제발 건조해지고 염증도 생기라고 고사 지내는 수준의 큰 자극이 된다. 특히 얼굴에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계속하면 피부 노화까지 확연히 빨라질 수 있다.
 
다가오는 설은 때 안 민 몸으로 맞으면 이 어찌 피부에 좋지 아니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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