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프렌치 아이콘의 사진을 보며 ‘파리엔 정말 바람이 심하게 부나 보다’ 싶은 생각을 한 적 있다. 어쩜 하나같이 머리가 그토록 부스스 헝클어져 있는지! 하지만 이마저 프랑스 여자들의 고유한 스타일, 일명 ‘자유방임(Laissez-faire) 헤어’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캐롤린 드 메그레와 잔 다마. 잔 다마의 리얼 어드바이스를 들어보자. “컨디셔너를 안 쓰면 돼요! 샴푸는 알칼리성이라 큐티클을 들어올려주는 역할을 하죠. 컨디셔너는 다시 큐티클 조각을 차분히 가라앉혀 매끄러움을 더하는 역할이고요. 프렌치 여성들은 그저 이 과정(컨디셔너)을 건너뛸 뿐이라고요.” 이토록 뼛속부터 무심할 수 있다니, 그저 존경스러울 따름! 도저히 샴푸만으로 살 수 없다면? 거친 텍스처를 완성하는 스프레이를 뿌리고 드라이할 때 머리를 잡아 구기듯 말려줄 것. 머리를 감고 살짝 덜 마른 상태에서 틀어 올려 ‘똥머리’를 잠시 유지했다가 풀어 내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프랑스 여성에게 앞머리란 스트라이프 티셔츠와 리바이스 501 진을 매치한 것만큼이나 상징적인 룩 중 하나다. 제인 버킨이 헬멧을 쓴 채 앞머리를 내리고 있는 사진은 파리지엔에게도 너무나 상징적이라 ‘버킨 앞머리(Birkin Bangs)’가 고유명사처럼 받아들여진다고. 주 느 세 콰(Je ne sais quoi), 즉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매력을 완성하는 데 있어 마치 자신이 직접 가위를 들고 자른 듯한 복고풍의 앞머리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 “마른 모발 상태에서, 턱을 살짝 들어올린 채, 반드시 가위를 세로로 세워서 앞머리를 다듬어야 합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장해인 실장의 설명이다. 머리를 말리기 전 뿌리 쪽 중심으로 스프레이를 먼저 뿌려준 다음 롤로 말면서 드라이를 해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