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 흑백 영화의 감성을 만끽하고 싶은 당신에게! 〈맹크〉
」 만연한 가을에는 어쩐지 의미 있는 책과 영화를 찾게 된다. 〈맹크〉는 날카로운 비평가이자 위태로운 알코올 중독자인 시나리오 작가 허먼 J. 맨키비츠의 눈으로 1930년대 할리우드를 바라본다. 영화는 마치 오래된 고전 소설을 찾아 읽는 것처럼 눈부시게 아름다운 과거의 단면과 시대의 고민을 담아냈다.
떡밥 1 영화 교과서에 나올 법한 작품
영화사를 다룬 책에서 빠지지 않고 꼭 들어가 있는 작품이 있다. 바로 오슨 웰스 감독의 〈시민 케인〉(1941)이다. 〈시민 케인〉은 그림자, 거울, 창문 등을 활용한 이미지로 영화의 영역을 확장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많은 평론가가 ‘20세기 최고의 걸작’으로 꼽는 영화다. 〈맹크〉는 〈시민 케인〉의 시나리오 작가는 허먼 J. 맨키비츠의 일대기를 다룬 전기 영화다.
떡밥 2 아버지와 아들의 콜래보레이션
〈세븐〉, 〈파이트 클럽〉, 〈벤자민 버튼은 거꾸로 간다〉 등을 연출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이 〈맹크〉를 연출했다. ‘감독들이 닮고 싶은 감독’으로 자주 언급되는 데이비드 핀처와 〈LIFE〉 매거진 기자이자 감독의 아버지 잭 핀처는 30년대 할리우드 이야기를 꼭 영화로 만들고 싶어 했다. 영화 〈맹크〉의 각본을 가장 먼저 쓴 건 잭 핀처다. 데이비드 핀처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그가 처음 썼던 각본을 영화로 만들었다.
떡밥 3 진짜 덕후가 만든 레트로 감성
데이비드 핀처는 1997년 그가 연출한 영화 〈더 게임〉 후속작으로 〈맹크〉를 생각했지만, 제작사와의 조율 실패로 영화 제작이 잠정적으로 미뤄졌다. 당시 흑백 촬영을 고집했던 감독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프로젝트가 무산되고 만다. 영화는 2020년에 기필코 흑백 영화로 개봉하게 된다. 〈맹크〉는 꽤 섬세하게 1930년대 할리우드를 묘사하는데, 영화를 보다 보면 감독이 컬러 영상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부드러운 흑과 백으로 그린 시대의 낭만과 고뇌를 영화를 통해 만끽할 수 있다.
오픈 2020년 11월 18일 / 극장 개봉
「 TO. 생생한 활기가 필요한 당신에게!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
」 찌뿌둥한 오후 허리를 곧게 펴고, 아름다운 사랑을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가 있다. 오직 아름다운 몸의 표현과 움직임에 집중한 청춘들의 이야기는 잠시 미뤄두었던 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깨워준다.
떡밥 1 혐오를 반대하는 영화
2019년 11월 조지아에서 영화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큰 시위가 있었다. 수천 명의 시위자는 ‘영화 속 동성애가 전통적인 가치관을 해친다’라는 이유로 극장 앞으로 모였다. 시위자들은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가로막으며, 극장으로 진입하는 걸 막았다. 험악한 상황은 경찰이 오고 나서야 진정될 수 있었다. 영화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는 2013년 프라이드 퍼레이드에서 처음으로 목격한 혐오 시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떡밥 2 원 맨 프로젝트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하고, 편집까지 도맡았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영화는 조지아의 전통춤을 추는 무용단에서 열정을 가진 두 청년이 선의의 경쟁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들은 함께 연습하면서 서로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감독은 영화의 핵심에 대해 말한다. “사랑을 축복하고 싶었기 때문에, 영화가 따뜻한 포옹처럼 느껴지는 게 중요했다, 누구든 원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
떡밥 3 2019년 칸 명불허전 화제작
〈그리고 우린 춤을 추었다〉는 2019년 칸 영화제에서 큰 이슈 몰이를 했던 영화다. 전통을 고수하고,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는 예술계의 허를 찔렀기 때문이다. 영화는 칸에서 상영 직후 15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았다.
2020년 11월 25일 / 극장 개봉
* 볼까 말까 망설여지는 신작을 영화 전공자 에디터 ‘초’가 ‘초’이스해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