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LIFE

별의 별 버섯

군침 도는 가을 별미.

BYELLE2020.09.25
 
1 참송이버섯. 2 동충하초. 3 꽃송이버섯. 4 노루궁뎅이버섯. 5 잎새버섯. 6 송미향 버섯.

1 참송이버섯. 2 동충하초. 3 꽃송이버섯. 4 노루궁뎅이버섯. 5 잎새버섯. 6 송미향 버섯.

버섯은 중용을 모른다. 가을이면 송이버섯 한 점 맛보는 게 자신의 처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가 하면, 트러플처럼 이국의 귀한 버섯은 레스토랑에서 큰 대가를 지불해야 겨우 맛볼 수 있다. 그 외 버섯들은 ‘국민 식재료’라 하여 시시하게 여긴다. 그런데 최근 이 양극화된 버섯 시장의 간극을 좁혀줄 이색 버섯들이 등장했다. 꽃송이, 잎새, 노루엉덩이를 닮은 버섯은 별난 생김새만큼 식감이 독특하다. 이들을 통해 식감이 맛을 결정하는 데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 새삼 깨닫는다. 트러플이니 포치니니 해도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귀한 버섯은 송이버섯이다. 인공 재배가 불가능한 송이버섯의 풍미를 어떻게든 흉내내기 위해 많은 농가들이 표고버섯을 개량한 신품종을 출시하고 있다. 향이 없다시피 한 새송이버섯 이야기가 아니다. 제법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송미향, 참송이, 송화 이야기다.
 
별난 생김새의 버섯들 
사각사각, 꽃송이 고운 주름의 꽃송이는 아삭하고 사각사각한 식감이 매력적이다. 그대로 향을 맡았을 때는 별다른 향이 감지되지 않지만, 입에 넣고 씹으면 마지막에 새침한 버섯 향이 입 안에 남는다. 살짝 데쳐 샐러드나 콜드파스타, 냉우동 등에 올려 먹으면 아삭한 식감과 섬세한 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기특한 건 데쳐도 색이나 모양이 변하지 않는 점. 하늘하늘, 잎새 향취가 느타리버섯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훨씬 더 강렬하며, 언뜻 진득한 꽃향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기름 없이 센 불에 달달 볶거나 기름에 튀겼을 때 특유의 하늘하늘한 식감이 잘 유지되는 동시에 군내가 수그러들고 구수한 향만 남는다. 강한 향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국을 끓일 때 마지막에 소량 넣는 것. 진한 향이 국물에 스며들면서 맛이 한결 근사해진다. 복슬복슬, 노루궁뎅이 복슬복슬한 생김새와 달리 실제로 맛보면 나무를 태울 때 맡을 법한 맵싸한 향이 나며, 식감은 몰랑하다. 수분이 많으니 볶거나 끓이면 으스러지거나 매력 없이 축 늘어진다. 오히려 기름장에 찍어 생식으로 즐기거나 반죽을 입혀 빠른 시간에 튀겨 수분과 향을 안에 가두는 조리법이 바람직하다. 버섯이 된 벌레, 동충하초 형광 주황의 강렬한 색과 수십 개의 촉수가 달린 말미잘 같은 외모는 애벌레에서 버섯으로 변한다는 독특한 습성을 알고 보면 더 낯설게 느껴진다. 반전은 그 맛이 구수하고 달큰하다는 사실. 색이 눈에 띄는 동시에 맛과 향은 튀지 않으니 가니시로 올리기 좋다. 특히 밥을 지을 때 올리면 밥이 노랗게 물드는 게 사프란을 올린 것 같다.
 
송이를 닮고 싶은 버섯들 
길쭉한 표고, 송미향 표고버섯 중 최상품으로 치는 백화고를 개량했다. 표고버섯의 쫄깃한 식감에 송이의 향긋한 풍미를 더했으나, 솔직히 송이버섯의 뉘앙스는 흐릿하다. 오히려 표고버섯 특유의 감칠맛이 탁월하며, 무엇보다 갓만 큰 표고버섯과는 달리 대가 길어 두 가지 식감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대 부분은 오래 조리해도 쉽게 물러지지 않아 씹었을 때 식감이 탱글할 뿐 아니라 그 속에 응축된 풍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3초 송이, 참송이 송이버섯을 지향해 개량한 표고버섯 중 송이버섯의 단맛과 그윽한 향미에 가장 가깝다. 특히 속살을 결대로 찢으면 가늘고 여린 섬유질이 무수히 일어나는 게 마치 닭 가슴살을 찢는 듯하다. 기름장에 찍어 생으로 먹거나 센 불에 빠르게 볶았을 때 가장 맛있다. 약 3초간 송이를 먹는 듯 기분 좋은 착각에 빠질지도 모른다. 신품종의 표고버섯들은 베이컨이나 관치알레와 함께 볶아 고소한 돼지기름을 흡수했을 때 그 맛이 일품이다.

Keyword

Credit

  • 글 이주연
  • 에디터 김아름
  • 사진 우창원
  • 디자인 이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