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부터) Nummer twee(still image)_2003, Nummer acht(still image)_2007, Nummer dertien Effugio a_2010
청담동에서 꼭 가야 할 한 곳의 전시 공간을 꼽으라면 단연 송은 아트스페이스. 송은문화재단이 1989년 설립한 이곳은 30여 년 간 레안드로 에를리치, 채프만 형제 등 아직 국내에 심도 있게 다뤄지지 않은 해외 작가와 주목해야 할 젊은 한국 미술가들을 꾸준히 소개해왔다. 현재 국내 최초로 네덜란드 작가 휘도 판 데어 베르베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롱 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된 베르베의 대표적인 영상 작품 8편에서 작가는 발밑에서 끊임없이 깨지는 얼음 틈새를 보며 묵묵히 쇄빙선 앞을 걷거나 24시간 동안 북극에 가만히 서 있는 도전을 벌인다. 신체를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이러한 퍼포먼스와 이를 기록한 영상까지가 베르베의 작품 세계. 이 작품들에는 직접 레퀴엠을 작곡할 정도로 클래식 음악에 조예가 깊은 작가의 자작곡 혹은 대가의 음악이 함께하며 삶의 무의미함과 이중성에 대한 은유로서의 유머가 공통된 특징이다. 7월 11일까지.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75길 6 www.songeunartspace.org

송은 아트스페이스 1층에 자리한 캐주얼한 이탈리안 식당. 브런치부터 피자와 파스타, 커피와 와인까지 올데이 다이닝에 가까운 다종다양한 메뉴를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햇빛 맛집. 반려견을 데려올 수 있어 널찍한 테라스석은 견주들의 애프터눈 티 타임 장소로도 사랑받는다.

기획단체 디스위켄드룸에서는 밀레니얼 세대인 최지원 작가의 시작을 알리는 개인전 〈Cold Flame〉을 열고 있다. 쉽고 가볍게 소비된 후 신속하게 폐기되는 ‘요즘의’ 감정들을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는 매끈한 도자기 인형을 연상케 하는 이미지로 주변인들을 가공한 뒤 가상의 풍경에 오브제처럼 배치한 그림을 그린다.




4만 권의 책을 소장한 유료 도서관 소전서림은 소장 컬렉션과 커미션 작품을 갖춘 미술 감상 공간이기도 하다. 팀 아이텔, 윌리엄 켄트리지 등의 작품이 걸려있고 개인 독서 공간에는 디자이너 체어가 놓여 있으며 로와정, 심아빈 등 국내 미술가들과의 커미션 워크가 공간의 용도를 소개하는 사이니지 역할을 한다. 소전서림 1층에 있는 카페 겸 바 2X2 또한 놓치지 말 것. 삼면으로 둘린 벽에 헤르난 바스의 대형 회화와 리암 길릭의 수식으로 된 작품이 설치된 이곳에서는 커피와 디저트, 와인과 요리를 즐길 수 있다. 부르고뉴 와인의 정수인 ‘끌로드 부조’를 비롯해 프랑스 빈티지 와인은 물론 200여 종의 다양한 지역 와인들의 컬렉션 또한 탁월하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138길 23 인스타그램 @sojeonseolim@2X2_twobytwo

*맛집과 카페가 수 놓인 서울 곳곳의 갤러리 워크, 예술 산책자를 설레게 하는 미술과 미식의 이야기는 격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