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갤러리 워크_그림의 동선 #2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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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갤러리 워크_그림의 동선 #2

보물찾기하듯 빌딩들 속에 숨은 갤러리를 찾는 재미. 옛것과 요즘 것의 화학작용으로 다층적인 매력을 자아내는 ‘힙지로’ 갤러리 워크.

권민지 BY 권민지 2020.05.22
n/a  
금속가공 공장들 사이에 있는 n/a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는 갤러리 카페다. 군데군데 페인트가 벗겨진 벽, 상량문이 노출된 천장 목재 등 화이트 큐브에서는 보기 힘든 요소를 전시마다 기막힌 공간미로 드러낸다. 현재 진행 중인 전시에서 가구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정그림 작가는 말랑한 질감의 건축자재인 실리콘 튜브를 이용해 물성과 형태를 마음껏 실험한다. 드로잉 하듯 공간을 가르는 네오 민트 컬러의 유기적인 곡선은 감각을 깨우고 빛에 따라 다채로운 컬러로 변화하는 변종의 오브제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카메라에 담지 않고는 못 배길 장면들! 6월 6일까지. 서울 중구 창경궁로5길 27 인스타그램 @nslasha.kr
 
59계단
n/a 맞은편, 허름한 건물 꼭대기에서 희미하게 빛을 발하는 은밀한 네온사인에 이끌려 들어간 59계단. 젊은 사장은 불교 대학이 있던 자리에 태피스트리, 성모상, 자개 농 문짝, 샹들리에 등이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한 공간을 만들었다. 한때 융성했으나 지금은 폐가가 된 수도원 혹은 고성이 컨셉. 리믹스 된 소울 넘버와 금속 용접 소리가 혼합된 사운드 속에서 커다란 들창 너머로 을지로 일대를 조망하며 가볍게 한잔. 서울 중구 창경궁로5길 32 5층  인스타그램 @euljiro_59stairs


에이스포클럽  
1959년 개업한 이화다방을 ‘계승’한 ‘낮카밤바(낮엔 카페 밤엔 바)’. 입구에 그대로 남아 있는 이화다방이라는 상호와 60년간 을지로를 지킨 노후한 흔적이 현재의 모습과 수수하게 맞닿아있다. 고풍스러운 조명에서 새어 나오는 아늑한 불빛 아래서 맥주부터 하이볼, 와인, 칵테일까지 다양한 주류를 순회하며 친밀한 대화를 나누기 그만인 아지트. 같은 건물 바로 앞집에는 이곳에서 운영하는 앤티크 숍이 자리하고 있어 잠시 구경하며 취기를 달래기에도 좋다. 밤 열 시까지 문을 열어두는 이곳에서는 미켈란젤로 조각 작품집, 브론즈로 제작된 미륵상 마스크 등 계통 없이 아름다운 물건들로 눈을 반짝이게 한다. 서울 중구 을지로 105 2층인스타그램 @acefourclub@acefourhouse

 
쉬프트+공간형
에이스포클럽이 있는 이화 빌딩 3층에 이웃한 전시 공간 두 곳. 쉬프트에서는 주형준 작가의 개인전 〈완성 연상〉이 열리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꿈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한다. 분할하여 생겨난 인위적인 여백에서 감상자의 적극적인 해석을 끌어내는 먹빛 그림들은 회화를 대하는 작가의 태도를 담고있다.
 
공간형에서는 최가영 작가의 개인전 〈세르비아의 산, 채석장, 벤차스〉가 열리고 있다. 세르비아인 친구에 부탁한 ‘세르비아의 멋진 자연풍경을 찍은’ jpg 파일들에서 발견한 산이 사실은 채석장이라는 걸 발견하면서 산수화는 어디에도 없는 곳에 대한 사생이 된다. 전시장 바닥에 깔아 놓은 자갈을 밟으며 실제와 경험, 이상과 인식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본다. 모두 5월 26일까지.
 
그 밖에 ‘가삼로지을(@gasamrojieul)’, ‘빈칸(@_bincan_)’, 리:플랫(@re.plat)’, ‘을지로OF(@55ooofff)’, ‘중간지점(@jungganjijeom)’ 등 을지로 곳곳에 자리한 전시 공간을 찾아볼 것. 을지로 갤러리 워크에서는 미로 같은 낡은 건물 사이를 헤치며 은밀한 사인(네온사인일 수도 있고 종이에 수기로 쓴 간판일 수도 있다)을 찾아내는 행위 자체가 놓칠 수 없는 묘미! 서울 중구 을지로 105 301호, 302호 인스타그램 @shift_artspace@artspace_hyeong
 
청계 상가와 대림 상가를 잇는 보행통로
1970년대 남진, 윤복희 등 유명 연예인과 정·재계 인물들이 살았던 최고급 주거 시설이자 전기 전자업종의 메카였던 세운상가. 박정희 시대 조국 근대화의 상징적 랜드마크였던 세운상가는 8개의 상가가 종로-청계천-을지로-퇴계로를 따라 열차처럼 이어져 있는 상가 군이다. 세월 속에 쇠락해가던 세운상가는 몇 년 전부터 재생 프로젝트가 한창. 특히 당시 김수근 건축가의 실험 정신으로 도입된, 청계 상가와 대림 상가를 잇는 3층 공중 보행통로는 ‘을지로 루프탑’으로 초인기,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식당, 카페, 바가 즐비하다. 김치 굽는 냄새로 발길을 잡아끄는 삼겹살집 다전식당, 바스크 치즈 케이크로 유명한 해피 클럽, 까눌레 맛집 구움양과, 종묘 뷰의 챔프 커피 등 발길 닿는 대로 어디든!
 


*맛집과 카페가 수 놓인 서울 곳곳의 갤러리 워크, 예술 산책자를 설레게 하는 미술과 미식의 이야기는 격주 목요일에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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