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한식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지난 11일과 12일,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35명 내외의 정상급 인사들, 이들과 함께하는 외빈들이 1만 5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행사였다. ::깔끔한,정갈한,격조있는,특급호텔,레스토랑,스페셜장소,파티,행사,모임,기념일,G20,꽃의 전설,한식디너쇼,퓨전한식,한식세계화,정상회의,엘라서울,엘르,엣진,elle.co.kr:: | ::깔끔한,정갈한,격조있는,특급호텔,레스토랑

지난 11일과 12일,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35명 내외의 정상급 인사들, 이들과 함께하는 외빈들이 1만 500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행사였다. 덕분에 서울의 특급 호텔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한편으론 각국 외빈들을 모시기에 비상이 걸렸다. 이른바 ‘G20’ 특수를 톡톡히 보기 위해서다. 객실을 비롯한 호텔 내외부 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보안과 경비에 만전을 기하고, 없던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그리고 호텔 내에 있는 레스토랑에 대대적인 수정작업이 들어갔다. 정부 주도의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에 발맞춰 이보다 더한 홍보 효과는 없을 테니까.롯데호텔은 지하 1층에 있던 한식당 무궁화를 38층으로 옮기고 막대한 자본을 들여 리노베이션을 했다. 쉐라톤 워커힐은 비빔밥과 너비아니, 갈비 등을 먹으며 쇼를 볼 수 있는 한식 디너쇼 로 주목을 받았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뷔페의 불고기 메뉴를 호주산에서 한우로 바꾸고, 소주 칵테일과 막걸리 푸딩 등을 선보였다. 리츠 칼튼 호텔은 일찌감치 친환경 식재료의 건강 요리 한식 마크로비오틱을 프로모션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객실의 웰컴 디시를 초콜릿 대신 한과로 놓거나 일시적인 한식 프로모션을 벌이는 등 한식 레스토랑이 없는 호텔들도 G20 정상회의 특수에 맞춰 한식과 관련한 ‘상품’들을 줄줄이 쏟아냈다. 이와 같은 특급 호텔의 남다른 한식 사랑에 박수를 보낼 만하다.그러나 아쉬움이 더 많다. 아마 G20 정상 관계자들이 투숙하는 호텔 근처에 한국인들이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위기 속에서 먼 산 불구경 하듯 한식의 세계화 이벤트를 관망해야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G20 정상회의 특수를 맞아 호텔에서 내놓은 한식 메뉴들을 보면 그저 그런 반짝 이벤트로 끝날 것처럼 보인다. 우리에게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것들 위주로 꾸며져 있으니 정상회의가 끝난 후에는 대중성을 고려해 호텔에서 따로 선보일 것 같진 않다. 막걸리 푸딩, 마 스테이크, 감와인 등의 퓨전 한식, 한국식 마크로비오틱, 한식 디너쇼 등은 우리의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려는 의도만 보일 뿐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식탁의 것들과는 동떨어져 있다.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로 한식 세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꽉 막힌 주장을 하자는 게 아니다. 우리가 좋아하고 감동받은 것들이 외국인들에게도 통할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다. 대개 일식이나 중식, 이탤리언식 등의 세계화가 자국민들에게 익숙한 밥상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우리에게 감동이 없는 것들로 과연 외국인들의 동감을 얻을 수 있을까.이참에 호텔의 한식 바람이 반짝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발전형으로 나아가고 아울러 우리나라의 특급 호텔이 한식 세계화의 적극적인 실험장이 되었으면 한다. 서울 시내 20여 개의 특급 호텔 중 한식을 제대로 하는 레스토랑을 가진 곳이 과연 몇 개나 될까? 단언하건대 한 두 곳 꼽을 정도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외국인들이 한식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호텔만한 데가 없다. 외국인 친구에게 ‘이것이 한식이다’라며 자신 있게 요리를 대접할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에서 적어도 호텔 안에는 없다. 굵직한 국제 행사가 열릴 때마다 급하게 한식 메뉴 짜기에 고심할 게 아니라 호텔에 그럴 듯한 한식 레스토랑을 갖춰둔다면 그곳을 드나드는 외국인들을 통해 그들의 입맛에 맞는 한식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한식 세계화는 반짝 이벤트와 그럴 듯한 홍보, 의지만 충분해서 될 게 아니라 우리 것과 세계적인 것의 교집합을 서서히 찾고 늘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엘라서울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