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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 추억을 소생시키는 마법의 목소리

BTS와 블랙핑크가 세계를 뒤흔들기 전, K팝 역사 속에서 너무 짧게 타올랐다가 사라져버린 나만의 아이돌 소환! 두 번째, 이수영.

BYELLE2020.04.23
 

추억을 소생시키는 마법의 목소리,  이수영

중학생 시절 빼놓지 않고 듣던 라디오 채널이 있다. 〈박경림의 심심타파〉다. ‘절친’ 이수영에 대한 그의 말 한 마디가 여전히 기억 속에 남아 있다. “수영이는 마이크에 대고 한숨만 쉬어도 한이 서려 있어요.”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라디오 공개 방송에서 이수영의 라이브 무대를 보게 됐다. ‘휠릴리’의 웅장한 전주가 흘러나오고 그가 노래를 시작한 순간 깨달았다. ‘한의 여왕’ ‘호소력 짙은 목소리’란 수식어는 부족해도 한참 부족하다는 걸. 진성과 가성을 오가며 3분 동안 굴곡진 기승전결을 만들어내는 그의 퍼포먼스에서 마치 50부작 사극 드라마 한 시즌을 다 보고 난 듯한 울림이 느껴졌다. 이후 찾아 들은 그의 곡은 셀 수 없을 정도다. 데뷔곡 ‘I believe’부터 ‘라라라’ ‘덩그러니’ ‘여전히 입술을 깨물죠’ 등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명곡도 많다. 하지만 나는 유독 ‘빚’이라는 노래에 이끌렸었다. 두 가지 버전 중 가슴에 날아와서 꽂히는 듯한 날카로움이 느껴지는 오리지널 버전을 더 좋아했다. ‘한없이 너에게 받았던 그 사랑 나는 주지도 못했잖아. 그때에 너에게 진 빚을 제발 나 갚게 해줘.’ 물론 그의 노래가 청승맞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요즘 같은 세상에선 맨정신으로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솔직함이다. 하지만 그래서 그립다. 진심을 목놓아 부를 수 있는 그 용기가. 
이은재(SBS PD & 〈문명특급〉 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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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류가영
  • 디자인 온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