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에 몸이 움츠러드는 것처럼 두피 역시 겨울이 되면 모낭이 수축되고 건조해져 모발 성장이 느려진다. 이는 곧 노화로 진행되기에 겨울철 헤어 케어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주기적인 각질 제거. 두피의 신체 리듬이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엔진의 시동 페달을 밟아주는 것과 같은 각질 제거는 모낭이 숨 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행위다. 특히 겨울철 건조해진 두피는 비듬이 생기기 쉬워 규칙적인 관리가 필수. 자극이 가지 않는 세럼 타입의 스케일링 제품 혹은 머드 타입의 스크럽 샴푸를 선택해 두피를 마사지하듯 딥 클렌징하자. 이때 5분 내로 짧게 끝내야 두피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필링 후 두피를 촉촉하고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줄 전용 에센스를 통해 지속적인 수분 공급을 병행하는 것 또한 명심할 것.
겨울철 유독 심해지는 정전기의 원인은 공기 중에 있는 수증기의 양과 관련 있다. 수소와 산소로 이뤄진 수증기는 주변 입자를 전류가 흐르는 상태로 만드는데, 습도가 낮은 겨울철이면 건조해진 입자가 서로 마찰하면서 전압이 발생하는 것. 즉 건조할수록 정전기는 심해진다. “안팎의 온도차가 심해지는 만큼 주변 공기의 습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가습기를 틀어놓거나 충분한 양의 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머리를 감을 때 피부 온도에 가까운 33℃의 미지근한 물로 헹궈주고 단백질과 케라틴, 세라마이드를 함유한 트리트먼트 사용(주 3회)을 생활화해 보세요. 린스가 모발 코팅에 집중한다면 트리트먼트는 보습에 충실하기 때문이죠. 드라이어 사용 전 모발이 젖은 상태에서 열 보호 전용 제품을 바르면 모발 손상을 줄일 수 있어요. 머리카락을 빗을 때 플라스틱 빗은 전도율이 높아 정전기가 발생하기 쉬우니 절연체 역할을 해주는 나무 빗을 사용하세요. 브러시는 한 번만 빗어도 두피의 피지선을 자극해 건조한 모발에 유분을 공급하는 면적이 넓은 제품을 추천합니다.” 해그리드처럼 부스스한 머리를 잠재우고 싶다면 르네 휘테르 교육팀 정성희 부장의 조언을 참고하자.
여름철 강렬한 자외선이 모발을 손상시키듯 매서운 겨울의 외부 환경도 모발을 손상시키는 주범. 특히 젖은 머리로 외출할 경우 수분 입자가 결정화되고 팽창해 큐티클이 열리면서 모발이 끊기고 두피에 세균이 번식할 수 있다. 때문에 밤에 샴푸할 것을 권장하고 아침에는 ‘꾸안꾸’ 헤어 액세서리와 제품을 적극 활용할 것. 기름지기 쉬운 앞머리와 정수리 모근 쪽에 드라이 샴푸를 뿌리면 뿌리 볼륨을 살려주는 동시에 파우더 입자가 유분을 잡아 샴푸한 듯 감쪽같다. 패턴 혹은 컬러가 돋보이는 헤어밴드를 착용해 시선을 분산해 보는 건 어떨까. 지성 두피라면 포마드 왁스로 살짝 덜 말린 듯한 웨트(Wet) 헤어로 기름진 모발을 숨길 수 있다. 두꺼워진 아우터웨어에 머리를 풀면 지저분해 보이거나 목이 짧아 보일 수 있으니 터틀넥 안에 머리카락을 집어넣는 턱인(Tucked-in) 헤어가 안성맞춤. 겨울철 흔히 착용하는 양털 모자와 니트 모자는 부드러운 촉감과 함께 두피를 보호할 것 같지만 오히려 정전기를 유발하고, 쓰고 벗을 때 반복적인 마찰을 일으켜 큐티클을 손상시키니 가급적 잦은 착용은 줄이자. 무엇보다 두피와 모발에 자극을 주는 스타일링 기기 사용을 줄이고 모낭에 무리를 주는 타이트한 포니테일과는 잠시만 작별할 것. 에탄올, 프로판올, 이소프로판올, 벤질알코올 같이 모발의 수분을 제거하는 제품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