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불편한 넷플릭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CULTURE

여자들의 불편한 넷플릭스

박나래는 넷플릭스에 공개된 <농염주의보>에서 이렇게 말했죠. "이래도 되나?" 그만큼 적나라하고 과감한 썰이 난무하는 스트리밍 시리즈.

ELLE BY ELLE 2019.10.16
 <박나래의 농염주의보>  
‘미세먼지보다 치명적인 여자’ 박나래가 첫 경험을 넷플릭스에서 시원하게 공개했습니다. 박나래의 첫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이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국에 업데이트된 거죠.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박나래의 농염 하기 그지없는 사적인 썰이 이어집니다. 진짜 첫 경험(불발)의 추억, 연애 고수의 비법 등등 어찌나 비방용 개그들이 이어지는지, 보다 보면 친한 친구들과 만취해서 마음껏 19금 수다를 떤 느낌이 들 정도예요.  
 
박나래 인스타그램 @wooju1025

박나래 인스타그램 @wooju1025

 
사실 우리나라에서 스탠드업 코미디가 대중적인 장르가 아닌 건 사실이에요. “이렇게 깊이 들어갈 줄 몰랐죠?”라는 소개 문구처럼 생각보다 수위도 세고 표현도 아주 옹골지고요. 게다가 여자 연예인이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한다는 게 불편한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음. 답은 간단하죠. 그럼 그냥 다른 걸 보면 됩니다. 세상엔 착하고 예쁘고 그래서 지루한 이야기들도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WORDS "그래서 이제 보통 (개그우먼들은) 평범한 연애를 잘 못 하는데, 하지만, 저는 이런 무서운 직업병을 극복하고 아주 꾸준히, 쉼 없이 연애를 했습니다. 제가 그런 별명이 있어요. 연예계의 칭기즈칸이다. 제가 정복하지 못한 남자는 없어요." 
 
<앨리 웡 베이비 코브라>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앨리 웡 인스타그램 @ailwong

<앨리 웡 베이비 코브라>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앨리 웡 인스타그램 @ailwong

 
<앨리 웡 베이비 코브라>  
영화제작자, ABC 방송국의 작가, 배우, 코미디언, 동양계 미국인, 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한 남편을 둔 아내 그리고 엄마, 앨리 웡의 결혼과 임신, 출산 전에는 몰랐던 이야기. 정말 임신과 육아는 여성의 가장 아름다운 경험 중 하나일까요? 왜 자꾸 지나가는 열여덟 살 여자애에게 질투를 느끼게 되는 걸까요? 매끈한 피부와 군살 없는 몸매가 부러워서? 출산했는데도 왜 펑퍼짐한 엉덩이는 예전으로 돌아오지 않는 건가요?  
앨리 웡 인스타그램 @ailwong

앨리 웡 인스타그램 @ailwong

 
물론 스탠드업 코미디이다 보니 더없이 직설적이고 자극적인 표현들이 난무합니다. 보다 보면 약간 불편할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아시잖아요. 원래 현실은 아름답지 않은 거. 그녀의 수위 높은 농담에 수줍게 웃는 백인들을 보는 것도 깨알 재미 중 하나랍니다.  
 
ISSUE 앨리 웡은 공연 당시 “페미니즘은 여성에게 있어 최악의 사건이에요!”라는 말로 논란이 되었죠. 단순히 생각하면 여성인권 문제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마지막까지 그녀의 공연을 보다 보면 그게 단순히 페미니즘 전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유리천장을 부수는 일에만 집중하는 요즘의 페미니즘을 향한 비판이라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젠더 이슈는 ‘성공한 여성’ 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개념도, 쉬운 문제도 아니니까요. 일단 다 내려놓고 보세요! 그리고 마음에 들었다면 둘째를 임신하고 공연한 스탠드업 코미디 <성역은 없다>도 이어 스트리밍하시길.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unbelievable_netflix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unbelievable_netflix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제목 그대로예요. 도무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인 그리고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한 드라마죠. 더욱 경악스러운 건 이 드라마가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점이에요.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T 크리스천 밀러와 켄 암스트롱의 기사 <강간에 대한 믿을 수 없는 이야기>와 팟캐스트 ‘This American Life’를 기반으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워싱턴주와 콜로라도주에서 일어난 연쇄 성폭행 사건을 다루고 있어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unbelievable_netflix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unbelievable_netflix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지만 드라마틱하게 호들갑 떠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캐릭터를 과장하거나 희화화시키지도 않아요. 두 여성 형사의 공조 수사와 사건의 첫 희생자인 ‘마리’의 에피소드가 차분하고 침착하게 교차하죠. 위탁 가정에서 성장한 환경, 성폭행범의 키나 범행 시간 등을 완벽하게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들과 다른 반응 때문에 ‘마리’는 허위로 신고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사게 됩니다. 흠… 그런데 잠깐만요. ‘일반적인 성폭행 피해자의 반응’이라는 건 대체 뭐죠? ‘진짜 피해자’라는 모범 답안이라도 있는 건가요?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unbelievable_netflix

<믿을 수 없는 이야기> 인스타그램 @unbelievable_netflix

 
이건 그냥 멋진 두 형사의 영웅담, 그렇고 그런 범죄 스릴러가 아니에요. (물론 ‘캐런 듀발’과 ‘그레이스 라스무센’ 형사의 섬세하고 배려 넘치며 집요한 수사는 절로 감탄을 자아냅니다. 일 잘하는 유능한 형사란 바로 이런 거죠) 성폭행 사건 수사의 어려움과 강간 사건의 피해자를 대하는 사회적인 시선, 특히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는 폭력적인 수사 관행을 여실히 보여주죠. 보다 보면 극도의 답답함에 분노가 치밀겠지만, 워낙 웰메이드라 결코 멈출 수 없을 거예요. 정말이지 믿을 수 없는, 그러나 필요한 이야기이니까요.  
 
 
LINE “아무도 강도 사건의 피해자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지는 않아요. 그런 일은 없어요.”  
 
 <빅 리틀 라이즈>는 왓챠플레이에서 시청 가능. 빅 리틀 라이즈 인스타그램 @biglittlelies

<빅 리틀 라이즈>는 왓챠플레이에서 시청 가능. 빅 리틀 라이즈 인스타그램 @biglittlelies

 
<빅 리틀 라이즈>  
일단 캐스팅 라인업부터 압권입니다. 리즈 위더스푼, 니콜 키드먼, 쉐일린 우들리, 알렌산더 스칸스가드, 로라 던, 조 크라비츠 그리고 시즌 2에 합류한 메릴 스트립까지! 거기에 제작사가 HBO예요. 즉 솔직 담대한 수위를 보장한다는 뜻이죠.  
빅 리틀 라이즈 인스타그램 @biglittlelies

빅 리틀 라이즈 인스타그램 @biglittlelies

 
 
탄탄하게 짜인 미스터리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여성들의 이면을 볼 수 있는 심리 물이기도 해요. 아이들과 관련된 학교나 동네일에 전투적으로 임하는 ‘극성맘’, 남부러울 것 없는 남편과 가정을 가진 ‘완벽맘’, 고단한 현실 속에서 강단 있게 살아가는 ‘싱글맘’, 탄탄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워킹맘’, 친환경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히피맘’.  
 
빅 리틀 라이즈 인스타그램 @biglittlelies

빅 리틀 라이즈 인스타그램 @biglittlelies

이들이 한데 모여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워킹맘과 전업주부, 내연녀와 본부인, 재혼 부인과 전처로, 복잡미묘한 관계로 얽히고설킨 여자들 사이의 그 긴장감을요! 척 보기엔 이게 왠 막장이냐, 이렇게 기 센 여자들이 잔뜩 나오니 한 명 정도는 악녀가 있겠거니 예상할 수 있겠지만, 이 드라마는 그런 시대착오적인 공식을 시원하게 전복시킨답니다. 이 드라마가 ‘누가 A를 죽였나?’라는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은 시기와 질투, 모략보다는 연대에 중점을 맞추고 있거든요. 각기 다른 모양의 가정을 이룬 여성들 각자의 사연과 고민, 치열하게 삶에 맞서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생생히 감상할 수 있을 거예요. 
 
 
BEHIND “우리 사회에 결핍된 것 중 하나가 공감이잖아요. 그게 우리가 이런 대화를 해야 하는 이유 같아요.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못 하는 거죠. 타인의 도덕관념이나 믿음에 동의하든 안 하든 말이에요. 이 여자들은 처음엔 서로를 이해 못 했어요. 하지만 시즌이 끝날 무렵엔 그 사건들로 인해 원래 서로를 이해 못 하던 다섯 명의 여자가 그들의 차이는 제쳐 두고 서로를 지지하고 옹호하게 되죠. 그게 정말 강렬한 것 같아요.” –쉐일린 우들리, <빅 리틀 라이즈> HBO 라운드 테이블 인터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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